"오늘 점심은 물메기탕으로"라는 말을 듣는 순간, '드디어 겨울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뜨끈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물메기탕은 우선 족보부터 따져봐야 한다. 메기를 닮았다고 해서 물메기로 이름 지어졌지만, 겨울철 우리가 먹는 물메기탕의 재료는 남해에서는 주로 꼼치이며 동해에서는 미거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생선 비린내 없고 국물 시원
물메기탕으로 입맛 사로잡아
실제 물메기는 동해에 서식하며 크기가 다소 작고 등, 뒤, 꼬리 지느러미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 꼼치는 수심 50~80m의 니질 성분이 강한 해역에 서식하고 겨울철에 남해 진해만 등에 몰려와 산란하는 종으로 등 지느러미와 꼬리 지느러미가 분리되어 있으며 꼬리 지느러미 기부에 너비가 좁은 흰색 가로줄이 있다. 미거지는 최대 91㎝에 이르는 대형 종으로 동해에서만 살고 산란기는 10~12월이며 수심 100~500m에 주로 서식한다.
비늘이 없고 흐물흐물한 살집과 둔한 생김새를 가진 꼼치류에 속하는 이들 종은 서로 혼용되어 많이 불리고 있으며, 물곰 또는 물텀벙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어업 통계상 꼼치류로 집계되고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4000~5000t 정도 어획되며 뚜렷한 증감 경향은 없다. 최근 5년간 어획된 주요 업종은 연안자망이 35%로 가장 많았고 연안통발 26%, 근해안강망이 14%로 전체 어업의 75%를 차지한다. 주어기는 12~1월로 연간 생산량의 약 60%가 몰린다. 지역별로는 경남지역 어획량이 38%로 가장 많다. 이어 충남 19%, 전남 11%로 남서해안이 전체 어획량의 68%를 차지한다. 강원도 지역은 어획량의 10%를 차지한다.
꼼치는 원래 아귀와 마찬가지로 못생기고 기괴한 모습 탓에 생선으로 취급받지 못해, 20년 전만 해도 꼼치가 그물에 걸리면 바다에 다시 버렸다. 그러나 경남 통영 식당에서 처음으로 요리되기 시작해 여수까지 전문 식당이 생기기 시작했다. 생선이지만, 비린내가 없으며 살이 연하고 국물이 시원해 그 맛을 찾는 사람들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꼼치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 어린이의 성장을 도우며, 성인의 골다공증과 빈혈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 B1과 B2가 함유돼 피로 해소와 세포 재생에 도움을 준다. 궁합이 잘 맞는 음식 재료인 무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주고 미나리를 첨가하면 부족한 비타민과 식이섬유소를 보충할 수 있다.
비록 과거에는 천대받았던 바닷물고기였지만, 시원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겨울철 최고의 해장국이 된 물메기탕, 추워지는 날씨에 추천해본다.
차병열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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