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앤드류스 (Julie Andrews,1935~ )
영국 출신인 '줄리 앤드류스' 는 '헐리우드' 영화 진출 이전에 '브로드 웨이' 劇
<My Fair Lady> 의 주연배우 '엘라이제' 역으로 활발한 뮤지컬 활동을 하고
있었다. 유년시절 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을 지니고 있었던 그녀의
재능은 '별들의 전쟁터' 라는 '브로드 웨이'에서도 여전히 유효했던 것이다.
연일 흥행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던 <My Fair Lady> 는 결국
영화로 까지 만들어지기 이른다. <My Fair Lady> 의 여 주인공으로는 단연
'줄리 앤드류스' 가 1순위로 꼽힐 줄 알았지만 제작사 쪽의 생각은 달랐다.
아무리 '줄리 앤드류스' 가 뮤지컬로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해도, 헐리우드가 알아
주는 스타파워를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제작사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오드리 헵번'과 '줄리 앤드류스'를 놓고
저울질 하기에 이른다. 줄리 앤드류스' 는 자신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를 모두
물리칠 정도로 <My Fair Lady>에 목숨을 걸었으나, 폭발적인 스타성을 지닌
'오드리 헵번' 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물론, '오드리 헵번' 은 <마이 페어 레이디> 를 성공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줄리 앤드류스' 와는 또 다른 캐릭터를 창조시키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다만 '오드리 헵번' 은 가창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뮤지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는 모두 대역(代役)을 쓸 수 밖엔 없었다고...)
<My Fair Lady> 의 주연자리를 놓친 줄리 앤드류스' 는 2순위로 밀어두고 있던
<Mary Poppins>로 헐리우드 행을 결정한다. 줄리 앤드류스' 는 <My Fair Lady> 의
실패를 또 다시 재현하고 싶지는 않았다. 줄리 앤드류스' 는 <Mary Poppins> 를
성공시키기 위해 악착 같이 연기했다. 이미 줄리 앤드류스' 의 꿈은 '브로드웨이'를
넘어 세계 영화의 중심지 '헐리우드' 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줄리 앤드류스' 의 피 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까. <Mary Poppins> 는 헵번의
<My Fair Lady> 못지 않은 엄청난 흥행성적을 거뒀고 작품성까지도 커다란 호평을
받았다. 물론 여주인공을 맡았던 '줄리 앤드류스' 의 이름이 언론을 떠들썩 하게
한 것도 이 때부터다. 언론은 연일 대단한 여배우를 집중 조명했고, 줄리 앤드류스'는
이렇게 헐리우드 데뷔를 성공적 으로 이끌어낸다.
<Mary Poppins> 는 오스카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고 음악상을 비롯해 5개의
상을 수상한다. 그 중 줄리 앤드류스 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상은 아마 '여우주연상'
이었을 것이다. 헐리우드에 갓 데뷔한 배우가 단박에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줄리 앤드류스 는 이 외에도 골든 글러브,
영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까지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줄리 앤드류스' 의 이런 수상실적에 비해 <My Fair Lady> 의 '오드리 헵번' 은
대 히트에도 불구하고 오스카에 노미네이트 되지도 못했는데, 이유는 뮤지컬 영화
에서 목소리 더빙을 했기 때문이었다고. 이 사실을 안 '줄리 앤드류스' 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오드리 헵번은 정말 엄청난 배우다. 그녀는 비록 더빙을 했지만
나 보다 더 잘했고 나 보다 더 위대했다. 그녀가 오스카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대단한 유감이다."
<Mary Poppins>를 성공으로 이끈 1년 뒤, '줄리 앤드류스' 의 배우 인생에 가장 큰
영광을 가져다 줄 영화가 탄생한다. 바로 뮤지컬 영화 <Sound Of Music> 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명절 때만 되면 재방에 재방을 거듭할 정도로 유명한
이 영화는 '줄리 앤드류스' 가 지니고 있는 최상의 가치를 마음껏 뽑아내 준 작품이었다.
사실 1965년 당시 극중 '마리아'의 나이가 20살이었던 것에 반해 '줄리 앤드류스' 의
나이는 30세였다. 젊고 생기발랄한 마리아를 표현해 내기 위해서는 '줄리 앤드류스'
의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상황이던 것이다. "너무 나이 든 것 아니냐" 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줄리 앤드류스' 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영화 전반을
휘어잡았고, 영화의 이미지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199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올리는 영화' 50위권 안에 꾸준히
그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대 히트를 친 <Sound Of Music> 은 아카데미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5개 상을 수상하는 위엄을 떨쳤으나, 정작 주인공인 '줄리 앤드류스'
는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이유는 1년 전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라고
하니 때론 그 유명한 '오스카'의 공평성도 답답한 때가 있는 모양이다.
<Sound Of Music>의 엄청난 대성공 이 후, '줄리 앤드류스'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뤄야 했다. '마리아'의 이미지가 너무나도 강했던 탓일까.
'줄리 앤드류스' 는 '마리아'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역할
에도 도전해 봤지만, 크게 실패했고 배우로서 길고 긴 슬럼프를 맞게 된다.
그러나, '줄리 앤드류스' 는 포기하지 않았다. 남다른 재능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무엇이든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오히려 '마리아' 의 밝고
상큼한 이미지를 역 이용하며 착한 캐릭터로 다시 돌아왔다.
그 성공작이 바로 1982년 <빅터/빅토리아> 였다. 남장 여자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빅터/빅토리아> 는 '줄리 앤드류스' 에게 화려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줬고, 다시
한번 오스카의 레드 카펫을 밟는 영광까지 돌려준다.
이 후, <사랑 도박>, <듀 엣 포 원> 등의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며 활발한 활동을 지속한
'줄리 앤드류스' 는 1995년, 60세의 나이로 본 고장인 '브로드 웨이'로 돌아온다.
뮤지컬 <빅터/빅토리아> 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엄청난 가창력과 무대매너를 뽐내는
'줄리 앤드류스'에게 관객들은 열화와 같은 찬사를 보냈고 평단의 극찬도 연일 높아져만
간다.
'줄리 앤드류스' 는 대단한 배우다. 그녀는 '브로드 웨이'와 '헐리우드'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진 배우였고, 영국과 미국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 중 한명이기도 하다.
7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한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대한 일이다.
젊은 시절 그녀는 착하고 귀여웠으며 지금의 그녀는 우아하고 근엄하다. 항상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변함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끊임없는 도전을 하고 있는 '줄리 앤드류스'
에게 존경의 인사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