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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에스라의 나무 강단이 제공하는 성경의 어휘 연구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성경의 어휘를 연구하는 목적은 단어의 성경적 의미 파악을 통해 본문을 올바로 이해하고 건전한 신학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하였습니다. 오늘 171번째 강의의 제목은 '제비'입니다. 제비를 뽑는다고 할 때의 그 제비(lot)입니다.
먼저 제비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겠습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제비는 두 가지가 나옵니다.
첫째는 미리 정해 놓은 글자나 기호를 종이나 나무쪽 따위에 적어 놓고, 그 가운데 어느 하나를 골라잡게 하여 승부, 차례, 또는 경품 탈 사람 등을 가리는 방법입니다. 한자어로는 추첨(抽籤)이라고 합니다. 성경 구약의 히브리어로는 '고랄(Goral)'이라 하고, 신약의 헬라어로는 '클레로스(Kleros)'라고 합니다.
둘째는 제비과의 철새입니다. 3~4월경 남쪽 나라에서 날아와 해충을 잡아먹으며 인가의 처마 끝에 집을 짓고 살다가 9월경에 다시 날아가는 새입니다. 등은 윤기 나는 검은빛이고 배는 흰색이며 날개와 꽁지가 깁니다. 시속 약 90~240km 정도로 날 수 있는 순발력을 지녔는데, 여러 사전을 대조하여 그 중간쯤인 시속 약 150km로 잡았습니다. 슉 하고 빠르게 날아가는 새입니다. 오늘 강의는 주로 1번 추첨하는 제비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
성경에서 이 두 단어의 출현 빈도를 선구 사전을 통해 정밀하게 고증해 보았습니다.
추첨하는 '제비'는 구약성경에 71회, 신약성경에 7회로 총 78회 등장합니다. 그리고 새를 뜻하는 '제비'는 구약성경에만 4회 나타납니다. 이를 모두 합치면 성경 전체에서 총 75개 절에 걸쳐 82회 사용되었습니다. 어떤 구절에는 한 절에 두 번 이상 중복되어 기록되었기 때문에 절수와 횟수에 차이가 납니다.
성경에서 제비를 뽑은 실제 사례들을 쭉 나열해 보겠습니다.
첫째, 대속죄일에 두 염소를 두고 제비를 뽑았습니다. 레위기 16장에 나오는데, 두 제비가 들어 있는 통인 '칼피(Kalpi)'에 대제사장과 부제사장이 손을 넣어 제비를 뽑았습니다. 하나는 '여호와를 위하여', 다른 하나는 '아사셀을 위하여'라고 적힌 제비였습니다. 여호와를 위한 제비가 뽑힌 염소는 목에 띠를 두르고 백성을 위한 속죄제물로 피를 흘려 죽였고, 마귀를 상징하는 아사셀을 위한 제비가 뽑힌 염소는 뿔에 붉은 천을 매어 둔 채 광야 낭떠러지로 멀리 내보내어 떼굴떼굴 떨어져 죽게 했습니다.
둘째, 이스라엘 12 지파에게 가나안 땅을 분배할 때 제비를 뽑았습니다. 민수기 26장에 먼저 지시가 나오고, 여호수아서 18장, 19장, 21장에 온통 제비를 뽑아 공평하게 땅을 나누었다는 기록이 반복됩니다.
셋째, 레위 자손들인 게르손, 고핫(거핫), 므라리 가족은 원래 상속 토지가 없었으나, 각 지파의 성읍들로 흩어져 살 도성을 할당받을 때 역대기상 6장에 보면 제비를 뽑아 결정했습니다.
넷째,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성소에서 맡을 직무의 순번과 당번을 정할 때 제비를 뽑았습니다. 선호하는 직무를 두고 시기하거나 내분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다섯째, 성전 제단에 사용할 나무를 해 올 당번 가문을 정할 때도 제비를 뽑았습니다. 느헤미야서에 나옵니다.
여섯째, 포로 귀환 후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고 나서 성안에 거주할 자를 정할 때 제비를 뽑았습니다. 10분의 1은 예루살렘 성내에, 나머지 10분의 9는 주변 성읍에 거하게 하였습니다.
일곱째, 에스더서에 보면 악한 하만이 유다인들을 전멸시키기 위해 거사 날짜를 정할 때 제비를 뽑았습니다. 에스더 3장 7절과 9장 24절에 나오는데, 제비를 뜻하는 페르시아어가 바로 '부르(Pur)'입니다. 여기서 유다인들의 구원을 기념하는 '부림절(Purim)'이라는 명칭이 유래했습니다. 제비로 뽑힌 날이 아달월 14일이었습니다.
여덟째, 에스겔서에 예언된 장차 올 제3성전 시대의 땅 분배 명세에서도 제비를 뽑아 나누었다고 에스겔 45장, 47장, 48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홉째, 요나서 1장 7절에 선원들이 무서운 폭풍을 만나 재앙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찾기 위해 제비를 뽑았을 때,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다시스로 도망치던 요나가 당첨되었습니다.
열째,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 군병들이 예수님의 옷을 나눠 가질 사람을 정하기 위해 제비를 뽑았습니다. 마태, 마가, 누가, 요한 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죄인을 매달아 놓고 아래에서 옷을 차지하려 제비를 던지는 한심하고 비극적인 장면입니다.
열한째, 제사장 사가랴(침례 요한의 아버지)가 성전에 들어가 분향하는 직무 당번을 맡을 때도 누가복음 1장 9절에 제비를 뽑아 성전에 들어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열두째, 가룟 유다가 배반하여 죽은 후 12 사도의 공석을 채울 때 제비를 뽑았습니다. 사도행전 1장에 보면 최종 두 후보 중 제비를 뽑아 '맛디아'가 선출되어 12 사도의 수에 가입되었습니다.
그 외에 '제비'라는 단어는 직접 쓰이지 않았지만 추첨 형식으로 가려낸 경우도 있습니다. 여호수아 7장에서 범죄한 아간을 색출할 때 지파, 족속, 가족, 개인 순으로 제비를 뽑아 아간을 가려내었고, 사무엘상 14장에서도 사울 왕과 요나단 중 누가 맹세를 어겼는지 색출할 때 제비를 뽑아 요나단을 가려내었습니다. 성경에 최소 12~14번의 명확한 실제 사례가 존재합니다.
고대 사회에서 이처럼 제비를 뽑았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공평을 기하여 불평과 다툼의 소지를 없애기 위함이었습니다. 잠언 18장 18절에 "제비 뽑는 것은 다툼을 그치게 하여 강한 자 사이에 해결하게 하느니라"고 하였습니다. 목소리 크고 힘센 기득권자들이 좋은 것을 독점하려 할 때, 제비를 뽑으면 다툼이 멈추고 찍소리 못하게 공정하게 판가름이 납니다.
둘째는 제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직접 나타난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잠언 16장 33절에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고 하였습니다. 구약의 신정(神政) 시대에는 하나님이 친히 배후에서 주관하시고 입회하시는 상황이었으므로, 제비의 결과는 인간의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해 주신 판결이었습니다.
그러면 고대 사회와 구약의 신정 시대에 이토록 널리 쓰이던 제비뽑기를 오늘날 교회는 왜 하지 않을까요? 성전 제사 제도를 이어받은 목회자들이 오늘날 제비를 뽑아 교회의 대소사를 정하지 않는 데에는 명확한 신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신약 시대 이후로 제비뽑기가 중단된 핵심 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요 14:16~17)에 따라 우리에게 '보혜사 성령님'이 강림하셨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에 직접 임재하셔서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고 교회의 재반 결정을 지시하시므로, 더 이상 제비뽑기 같은 외형적이고 기계적인 방법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신약 교회는 제비뽑기 대신 간절한 기도와 성령의 세밀한 음성을 통하여 영적인 합의와 질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방향이 완전히 전환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영감적인 책 『가려 뽑은 기별 2권』 328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이 확실하게 권면하고 있습니다.
"나는 교회 직원을 선정하는 일에 제비를 뽑는 것에 대하여 전혀 찬성하지 않는다. 모든 교회의 의무들에 관하여 우리는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라는 분명한 성경 말씀을 가지고 있다. 나는 성도들에게 많은 기도를 올리면서 성경을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을 하나님 앞에서 겸비하게 낮추고 서로 부드럽게 대하라. 교회 직원들을 선정할 때 제비를 뽑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가 아니다. 책임감 있고 영적으로 잘 준비된 인물들이 선출되도록 기도하고 성령의 지도를 따라야 한다."
연말에 다음 해를 위한 교회의 재직이나 장로 등 책임자를 선출할 때, 임의로 제비를 뽑지 말고 성령의 인도를 구하며 신중하고 경건하게 선출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마지막으로 새를 뜻하는 '제비'의 네 가지 성경 구절을 살펴보겠습니다.
영어 성경에는 모두 제비를 뜻하는 'Swallow'로 일관되게 번역되어 있으나 히브리어 사전에는 두 단어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고대의 기록이기에 어느 단어가 더 정확한 제비인지 종을 분별하기는 다소 어려우나, 깃털의 색상이나 형태가 미세하게 다른 제비의 종류들을 시적으로 표현한 명칭들입니다. 성경은 미물인 제비도 거처가 있고 철에 따라 올 때를 정확히 지키는데, 하나님의 백성들은 영적인 시기를 분별하지 못하고 주님을 바라보지 못함을 책망하고 비유할 때 이 새를 사용했습니다.
성경을 읽으실 때 과거 신정 시대에 제비가 가졌던 공평함의 취지를 이해하시고, 오늘날에는 우리 마음에 계신 성령님의 지도를 따라 신실하게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171번째 제비에 대한 강의를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른 유익한 어휘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