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여행이 즐거우려면
가. 가방이 가벼워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될 수 있으면 가방을 가볍게 했다. 그래서 소형 캐리어와 가벼운 가방 하나만 둘러매고 왔다. 사실 나이 든 사람은 자기 몸도 마음 먹은 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가방이 무거우면 말해 무엇하랴! 놀러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신체적 고통을 감내하는 고행이다. 그래서 가방이 가벼워야 여행이 즐거울 수 있다.
나. 동행자가 좋아야 한다
동행자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은, 사람이 갑자기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좋은 사람이 되려면 그 사람 기분이 좋아지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다. 그러려면 그 사람 기분이 좋아지도록 내가 노력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뜻으로 나는 그 사람이 좋아하는 맥주를 사서 안겨 주었다. 그러니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더라.
동행자가 Beers를 무척 좋아한다. 다행히 Beers, meets, fruit, bread는 우리 나라 보다 저렴하여 부담 없이 마음껏 카드를 긁을 수 있었다. 특히 그들은 빵이 주식이라서 그런지 부작용이 없으니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우리는 거의 매일 슈퍼에 들렀다. 오늘은 슈퍼마켓에 진열해 놓은 Beers를 싹쓸이 해 오기를 세 번째이고, 매일 끼니마다 고기로 즐거운 식사를 즐기다 보니 허리둘레가 늘었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나도 덩달아 와인 잔을 부딪치며 치어를 하다 보니 와인을 세 병이나 사 와서 마셨다.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다. 돌아갈 집이 있어야 한다
내가 돌아 갈 집이 없다면 나는 여행하는 내내 쉴 곳 걱정을 해야하기에 오늘 하고 있는 여행이 즐거울 수가 없다. 오늘 여행이 즐거운 것은 오늘 밤 쉴 곳이 있고, 한국에 돌아가도 아파트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집이 없거나 부채가 있다면 여행이 즐거울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여행을 즐거이 하는 것도 캐리어, 여권, 귀중품을 숙소에 두고 가벼운 가방 하나만 매고 왔고, 동행하는 사람이 웃고 있고, 돌아 갈 집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