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군산푸른솔초 2학년4반 어린이, 송숙|학이사어린이 |2021.01.06
페이지 128|ISBN 9791158542849
책소개
이 책은 전북 군산 푸른솔초등학교 2학년 4반 아이들 25명이 한 해 동안 담임인 쑥국 선생님과 함께한 느낌과 상상을 모은 어린이시집이다.
군산푸른솔초 2학년4반 어린이
저자 : 송숙 (엮음)
2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후부터 아이들과 함께 시를 읽고 꽃과 채소를 기르며 곤충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린이시집 『시똥누기』, 『분꽃귀걸이』, 『호박꽃오리』와 화단을 가꾸며 생겨난 유쾌 발랄하고 뭉클한 이야기를 담은 교실이야기 『맨드라미 프로포즈』를 냈습니다.
□ 아홉 살 아이들의 꿈과 상상
전북 군산 푸른솔초등학교 2학년 4반 아이들 25명이 한 해 동안 담임인 쑥국 선생님과 함께한 느낌과 상상을 모은 어린이시집이다. 아이들 수만큼이나 각양각색의 개성을 담은 어린이시에서는 한마디 한마디가 초록의 싱싱함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아홉 살 아이들만이 가능한 순수의 세계를 현실에서 보여준다.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읽는 이를 웃음 짓게 하고, 잊고 살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무릎을 치게 한다. 아이들이 쑥국 선생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길 좋아하는 담임 송숙 선생님과 만든 유쾌한 세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교실과 화단이라는 작은 공간이지만 그곳에는 아이들의 세상이 있고 우주가 있음을 보여준다.
아기 사마귀, 노란 무당벌레, 노린재, 실잠자리, 나팔꽃에 분꽃까지. 아이들은 분꽃 씨앗을 갈라 하얀 가루를 만져 보고 손등에 접시꽃을 얹어 빨갛게 물들이기도 한다. 화단에 열린 까마중 열매는 두 개씩 나누어 가지고 화단에서 키운 옥수수는 삶아 나누어 먹는다. 감꽃이 필 때면 주워 오고, 아름다워서 못 먹겠다는 아이도 날름 맛보고는 독이 들었을까 걱정한다.
오늘 선생님과 지웅이가 감꽃을 먹어서
나도 먹어봤다.
사과 껍질 맛이 난다.
다른 친구들도 먹어봤다.
독이 있으면 어떡하지
죽을까 봐 걱정했는데
옛날부터 먹었다고 하니
안심이다.
-고연서, ‘감꽃을 먹었다’(46쪽)
『감꽃을 먹었다』에는 아이들이 직접 쓴 어린이시의 말맛을 살리기 위해 현행 맞춤법에 맞게 수정하지 않고 원문을 실었다. 날것 그대로의 시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온다. 맞춤법을 틀리고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모습이 서툴러 보이다가도 정겹고, 배움의 과정에 있는 아이들답다는 느낌을 준다. 아이들이 손으로 꾹꾹 눌러 그린 그림도 시와 어울려 시집에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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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 이성훈
우산을 비가 올 때 엄마 같다.
몸을 활짝 열고 날 안아준다.
나 ㄴ우산의 손을 꼭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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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첫날 / 심태은
학교를 처음 오는 듯이
설렜다.
교실에 들어섰는데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다.
1학년이 아니라 2학년이라니
꿈만 같다.
*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다가 2020년 5월 27일 처음으로 학교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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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워 / 박지민
엄마가 동생만 이뻐해.
그래서 내가 이불 안에 들어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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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도 안 해다 / 신서희
아무거도 안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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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 강선우
거미가 땅에 있을 텐데
거미가 12층 우리 집 창문에!
“힘들지만 열심의 올라왔습니다.”
* 열심의: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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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 최송빈
학교에 일찍 와서 화단에 갔다.
나팔꽃이 피어있길래 만졌다.
꾸겨졌다.
난 큰일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5초 뒤에 다시 펴졌다.
미안했는데 펴지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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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 김태림
친구들이 나한테 왜
어머니라고 하는지 물어봤다.
“너는 왜 어머니라 불러?
난 엄마라고 불으니데.”
“나는 청학동에서 배웠써.”
“아, 그렇구나.”
* 불으니데: 부르는데 / * 배웠써: 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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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 하건우
비염 기계를 코에 꽂으면
나는 루돌프
적외선 때문에 코가 빨개져
나는 루돌프
산타가 날 데리고 가면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