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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장소 : 2019년 9월 7일(토) / 분당,경의선, 2,5호선 왕십리역 12번출구 (10시30분)
◈ 참석자 : 12명 (갑무, 삼모, 종화, 형채, 재홍, 윤환, 원무, 문형, 광일, 근호, 뒤풀이때 2명(재웅, 전작) 추가)
◈ 관람 영화명 : "47미터 2"
◈ 동반시 : "봄길을 걸으면" / 권천학
◈ 뒤풀이 : '굴보쌈' 등에 맥주, 막걸리 / "굴 국밥·보쌈"<중구 무항동, (02) 2231-4944> → 전작 산우 협찬
오늘은 내가 자주 다니고 좋아하는 '예봉산' 산행날이다. 그동안 시산회에서 예봉산, 예빈산을 산행할때 마다 비가 내렸었는데, 고 총장님은 이번에도 중급태풍인 ‘링링’이 강력한 비·바람(초속 40m)을 몰고 온다며, 문화행사(영화관람)로 대체 하였다.
참석한 10명 모두가 집결장소인 왕십리역 12번출구에 도착하여 왕십리 CGV로 이동하였다. 고 총장님은 참석한 10명의 신분증을 거두어 경로할인표를 구매해 왔으며, CINEMA 1관 지정된 좌석에 앉아 곧 상영될 공포 스릴러 영화 "47미터 2"에 재미와 기대를 해 보았다.
상영되는 영화("47미터 2')는 미국 '요하네스 로버츠' 감독에 '소피넬리스', '코린폭스' 등의 배우가 출연하였으며, 영화내용은 물에 잠긴 고대 마야의 수중도시 '시발바'를 향해 짜릿한 동굴 다이빙에 나선 '미아'와 친구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미로 같은 동굴 속에 갇혀서 헤매던 중, 영화 마지막까지 굶주린 상어(블라인드 샤크)와 맞닥뜨리게 된다.
산소도, 탈출구도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힌 이들은 눈 보다 예민한 제3의 감각으로 좁혀오는 상어떼를 피해, 목숨을 건 극한의 숨바꼭질을 시작하는데... 미로처럼 복잡한 수중도시에서 맞닥뜨린 무자비한 상어떼로 부터 탈출하려는 ‘미아’와 친구들의 생존 사투를 그린 익스트림 서바이벌 스릴러였다. 상영시간은 90분 동안이었다.
12시 30분, 영화 관람을 마치고, 2호선 신당역(7번출구)으로 이동하여 뒤풀이 장소인 '굴 예찬' 식당으로 옮겼다. 뒤풀이 장소에는 이재웅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고, 전작 친구는 한참 맛있는 안주(굴 보쌈, 굴해장국 등)에 술 한 잔을 마시고 있을 때 참석을 하였다.
맛있는 안주에다 거나하게 한 잔씩 하면서, 근간 크게 떠들썩하게 논란이 되고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 대하여 언성도 높혀가면서 각자 자신의 주장을 피력해 본다. 이번 청문회는 소위 말하는 우파대 좌파, 보수대 진보의 세력간 자존심의 싸움이었다. 검찰의 개입이 함께 뒤섞여 더욱 치열하게 사활이 걸린, 즉 후보자의 자질을 도외시한 결론이 나지 않은 맹탕 청문회가 된 것 같아서 답답한 심정이었다.
태풍 '링링'의 여파 때문에 산행은 못 했지만, 동반시는 낭송을 해야만 하겠기에 시를 추천한 정남 친구를 생각하며, 뒤풀이를 한 '굴 예찬'식당에서 조용히 낭송하였다.
"봄길을 걸으면" / 권천학
천지사방에 뾰족뾰족, 두근거리는 봄이 신기하다
마른 땅, 담벼락 돌 틈 사이, 묵은 가지, 골목골목에서
득도의 웃음을 피워 올리는 꽃들이 신기하다
올려다보는 빌딩에 연구실을 가지고 있는 딸이 신기하고,
지금 낯선 거리를 걷고 있는 내가 신기하다
걸음을 옮기다가 앗차, 디딘 운동화 밑의 개미가 살아서
땅바닥에 패인 주름 사이로 걸어가는 것이 신기하다
작년에 보았던 쥐똥나무 울타리 시든 꽃자리에서 옆에서
돋는 새순이 신기하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신기하다
불어오는 바람이 신기하다
놀이터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듬뿍 묻어있는 해살이 신기하다
사연 많고 우듬지마저 잘린 고목등걸에 돋는 연두속잎
배인 상처가 스스로 낫고
터진 물집의 쓰라림 위로 새살 돋는 것이 신기하다
오늘, 이 시간, 이 자리, 있는 것들 그리고 나,
모두 두근두근, 신기하다
동반시는 정남 산우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시문학지'(2019년 1월호) 권두에 실린 시를 추천 하였단다.
오후 3시경 뒤풀이를 마치고, '굴 예찬'식당을 나와 아쉬움을 남기며 작별을 하였다. 태풍 '링링'은 벌써 지나갔는지, 바람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 '링링'은 홍콩에서 제출한 태풍의 명칭으로 소녀의 애칭을 의미한다고 한다.
'링링'으로 인하여 내가 좋아하는 '예봉산' 산행을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산우들의 표정은 무척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날씨 관계로 오늘 산행을 문화행사(영화감상)로 대체한 집행부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시산회 회원들의 건강을 빌면서...
2019년 9월 16일 위윤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