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타임, 크리스티앙 클로 지음, 이주영 옮김 2022
출판사서평
“인간은 급변하는 환경에 어디까지 적응할 수 있을까?”
팬데믹과 이상 기후, 위기의 시대에 전하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근거 있는 낙관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신종 ‘슈퍼 태풍’인 힌남노가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갔고, 서울은 80년 만의 폭우로 유례없는 피해를 입었다. 500년 만의 가뭄으로 47퍼센트의 토양이 말라붙었다는 유럽에서는 머리를 두 번 감는 것을 금지했고, 금세기 안에 물에 잠길 위험에 처한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바다를 부유하는 수상 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구가 몰락을 향해 나아가는 듯한 지금, 인류의 처절한 노력은 다시 한번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딥 타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딥 타임 프로젝트는 우리가 기존에 따르던 질서가 정말로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인지를 재고하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해준다. 이를테면 시간은 빅뱅 이후에 자연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지만,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은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12진법에 따라 정리한 것을 기계식 시계로 정교화한 인위적인 발명품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알 수 없는 컴컴한 동굴 속의 환경이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는 것일까?
‘지금 우리는 어떤 질서를 따르고 있는가’, ‘일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우리가 보내는 시간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인류의 오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딥 타임의 여정을 좇다 보면, 결국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질서도, 사회도, 심지어는 시간도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함께한다는 사실에 비하면. 불가피한 변화의 예행연습과도 같은 딥 타임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낙관의 유력한 근거가 된다. 《딥 타임》이 펼쳐내는 협력과 연대의 대서사시와 함께할 때, 우리는 비로소 냉소주의와 비관주의를 넘어 가능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단 40일 만에, 인간은 시간을 만들어냈다”
무질서에서 질서를 만들어 낸 40일의 여정
협력과 연대로 쓴 희망의 대기록
사회에서 통용되던 규범이 사라지면 무질서가 발생한다. 무질서한 상황에서는 사회 조직과 돌발 상황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고 본다. 그렇기에 최소한의 질서인 시간마저 사라진 딥 타임 프로젝트의 성공을 그 누구도 자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딥 타임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며 인류의 미래에 완전히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딥 타임의 제1 규칙은 모두가 오로지 자신의 생체 리듬에 따라 자유롭게 하루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누군가 아침을 먹을 때, 누군가는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두가 같은 사이클을 공유하게 되었다. 공동의 목표인 생존과 적응을 위한 자연스러운 협력이었다. 그렇게 40일 만에 인간은 시간을 만들어냈다.
총 열다섯 장으로 정리된 오천 년 인류사의 축소판 안에서,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한편으로 계속해서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류의 위대한 본성을 확인할 수 있다. 《딥 타임》은 한 사회가 구축되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공포와 불안에 대처하고, 사회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필수 관문인 사회 갈등을 해결하며, 안정기가 찾아온 후에는 집단을 마비시키는 무기력을 극복해 나간다. 제반 시설이 지극히 부족한 동굴 속에서도 인류는 각자의 적성에 맞는 노동의 방식을 개발하고 주어진 환경을 활용하여 여가를 즐긴다. 더 나아가, 실험이 끝날 때쯤에는 인류의 경계를 넘어 환경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봉사활동까지 실천한다.
《딥 타임》에는 수많은 회의와 반목 끝에 협력과 연대의 힘으로 새로운 문명을 발상하는 40일간의 여정이 담겨 있다.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 선 우리에게는 두 가지의 미래가 주어져 있다. 각자도생의 아비규환을 맞이할 것인가, 협력하여 자연과 사람이 어울리는 미래를 그려갈 것인가. 《딥 타임》에 따르면, 인류의 결말은 오로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