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낮 2시 40분>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 사무실 앞서 노제
정치권의 쌀개방 국회비준 강행을 규탄하기 위해 오추옥 열사의 운구행렬은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의 지역 사무실로 향했다.
"어화 어화 열사의 뜻 이어받아 쌀개방을 막아내자"
"어화어화 우리 농민 다 죽으면 도시서민 다 죽는다"
"어화어화 시민농민 하나되어 쌀개방을 막아내자"
추모 만장을 앞세운 운구행렬의 구슬픈 곡소리에 지나던 시민들은 눈을 떼지 못했고, 일부 시민은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 | △여성농민운동가 고 오추옥 열사 전국농민장에 모인 이들은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 사무실 앞에서 노제를 지냈다. ⓒ민중의소리 |
강재섭 원내대표 사무실에 도착한 운구행렬은 운구를 내려놓고 '오추옥 열사 추모, 한나라당 규탄을 위한 노제'를 통해 한나라당에 농민의 뜻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경기도연맹 한도숙 회장은 "연이은 농민의 죽음에도 국회는 23일 쌀 개방협상안 비준을 강행처리하려 한다"며 "농민들은 더 이상 죽음이 아닌 죽을 각오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나라당이 결국 쌀개방을 강행한다면 동학혁명에서 농민들이 했던 것처럼 죽창을 들고 사무실로 처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장례참석자들은 "농업파기 농민말살 한나라당 박살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한나라당 앞 노제를 이어갔다.
특히 여성 농민들은 '고통스런 현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찢어지는 심경을 토로했으며, "열사의 뜻 반드시 이어갈 것"이라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경북도연맹 천호준 의장은 이후 투쟁계획과 관련해 21일에는 대규모 농민집회를 다시 개최하고, 22일에는 전국에 산적해 있는 쌀가마니를 불태우고, 23일에는 전국의 모든 농촌에서 농기계에 쌀을 싣고 국도 고속도로 철도를 가리지 않고 청와대로 향하겠다고 밝혔다.
농민가로 노제를 마무리한 운구행렬은 현대 공원으로 이동, 하관식을 진행함으로써 고 오추옥 열사의 장례를 마칠 예정이다.
 | | △고 오추옥 열사의 하관식이 현대공원에서 이뤄졌다. ⓒ민중의소리 |
 | | ⓒ민중의소리 |
<1신 낮 12시 50분>
"추옥이를 가슴에 묻고, 심장에 새깁니다..." 고 오추옥 열사 전국농민장 거행
"사진속에서 추옥이가 웃습니다. 2005년 전국여성농민전진대회에서 미국놈 개새끼라고 쓴 노란 풍선을 들고 추옥이가 웃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추옥이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가 없습니다.
오늘밤 억누르는 빚에 가슴 졸이다가도 아침이면 씩씩하게 들로 나가고, 저녁이면 읍내 선전전에 나가 우리농업을 지키자고,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보자고 우리 스스로가 희망이 되자고 외치던 추옥이를 더이상 볼 수가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추옥이를 가슴에 묻습니다. 심장에 새깁니다. 여성농민운동가 고 오추옥 열사로 심장에 새깁니다. 그리고, 그 심장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살아 생전 고 오추옥 열사와 친하게 지냈던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윤금순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추옥이를 가슴에 묻고, 심장에 새기자"고 호소했다.
 | | △경북구청에서의 영결식을 마친 운구행렬이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
"쌀개방 안돼, 우리 농민 다 죽는다"는 유서를 남긴 채 지난 17일 운명을 달리한 여성농민운동가 고 오추옥 열사의 장례가 19일 경북지역에서 전국농민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장례위원회는 이날 새벽 대구 카톨릭대학병원에서의 발인해 대구시립화장터에서 고인의 시신을 화장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약 5백여명의 시민사회단체, 농민단체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쌀협상 국회비준안이 내주중 강행처리될 예정인 가운데 영결식은 추모의 분위기와 함께 "반드시 쌀개방 국회비준을 막아내겠다"는 결의의 장이 되었다.
영결식에서 전여농 윤금순 회장은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성 농민, 그리고 농민 여러분, 우리는 더이상 슬퍼하고 눈물 흘리며 주저앉을 시간이 없다"면서 "추옥이를 죽음으로 내몬 이땅의 위정자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쌀개방 국회비준을 강행하겠다고 설치는 이세상을 우리가 뒤집어 엎읍시다"라고 호소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한 여성농민은 "무슨 할말이 있겠냐"며 "오추옥 열사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규탄했고, 성주군 농민회 소속 한 농민은 "동생이 없어서 여동생처럼 지내던 추옥이었는데..."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후 추옥이의 뜻을 따라 반드시 국회비준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오추옥 열사 전국농민장에 모인 이들은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 의원사무실 앞에서 노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 | △휘날리는 만장들 ⓒ민중의소리 |
| [추모시] 농민해방의 참꽃으로 부활하소서
- 성주군 여성농민회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렇게 황급히 보낼줄을
성주군 벽진면 봉학1리 434번지
뒤늦은 새둥지 지나온 시절보다 살뜰하게 재미나게 용식아저씨랑 손잡고 왔을텐데
짧디 짧은 5년, 벌써 당신과 마지막이라니
꿈에도 몰랐습니다
언제라도 보고 싶으면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언니는 그자리에 있을거라고
혹여 농사일에 바빠 얼굴보여주지 않아도, 일상에 지쳐 잠시 비춰주지않아도
늘 그자리에 있을거라고
그래야만 할거라고
추호도 그리 생각했는데 차마 몰랐습니다
여성농민 이름으로
처음 오셨던 경북여성농민한마당에서 여러사람 앞에 떨린다고
두근반 세근반 청심환으로 가슴달래며
발그레한 볼 멋드러진 노래 부르시던 모습 눈에 선합니다
지난 봄 집 뒤 참꽃 발갛게 물들어 혼자 보기 아까워
집안일에 농사일에 여성농민회 활동으로 바쁜 동생들, 언니들과
밥지어 나누고 싶었는데, 못했노라 가슴져미셨다며
기어코 우리를 불러
곡우물에 백숙 끓여 우리 입으로 옮져지는 밥 숟갈
좋아라 좋아라 했는데
97년 98년 IMF로
나라도 유수한 대기업도 판판히 깨어지고 넘어질때
세상과 상관없이 살아온 구미의 작은 공장 노동자 아저씨 손잡고
정리해고 칼바람에 막막한 보따리
성주사는 언니, 형부 언덕삼아
알콩달콩 앞날 그림 꾸었을 텐데
언니, 형부 같이 살면 되겠지
동네 보선언니, 길순이 , 미향이
가슴 추울때 벗삼아 어울리며 부대며 살면 살아지겠지
낮선 곳 금새 따듯해지듯
땡볕 비닐속에서 비지땀 뚝뚝 참아내면
설마 구미생활보다 못하랴 살았을 터인데
익숙치 않은 농사일, 뚝살, 결린 어깨 여사로 여기며
첫해 농사 두해농사 빚으로 답해도
더 열심히 일하고 늘리면 되겠지 버텨온 5년
퇴직금 곶감 빼먹듯 날리고 세상 농민 다지는 부채 늘려가며
언니, 형부, 길순이, 미향이 보며
힘들어도 그래 참자 참자 살아왔을 터인데
꿈에도 몰랐습니다
세상의 농민으로, 그것도 구석진 초라한 여성농민으로 살면서
일년 365일 하루에도 수백번 수천번 생사를 곡예하듯 살아도
금쪽같은 언니, 형부 언덕삼아
늘상 보듬고 싶었던 여성농민과 어우러져 관광차에 몸을 실어
농민깃발 여성농민의 한. 당신의 것으로 알고
힘들어도 어려워도 쓰러지고 눕고 싶어도
화사히 웃으며 그자리 그곳에 있을줄 알았는데 5년이라니
기가 막히고 가슴이 찢어져 당신을 어찌 보낼꼬 어찌보낼꼬
경옥언니, 김상권 부회장님 뵈면
언니 얼굴 보일텐데
보선언니, 길순씨, 미향씨 만나면
언니 본 듯 반가워도 눈물 더 먼저 떨어질텐데
여의도 벌판, 펄럭이는 성주깃발 언니의 아우성인듯 가슴미어지는데
언니를 어찌보낼꼬 어찌보낼꼬
언니, 추옥언니!
어저께 그저께 여의도 전국농민대회 치루고 , 남쪽 부산까지 종횡무진 누비고
전국의 농민들, 전국의 여성농민회총연합 우리 동지들
짬도 두지 않고 언니 영정앞에 모였습니다
동네의 벗에서 당당한 여성농민운동가로
성주의 다정한 언니에서 거침없이 살아온 농민열사로
우리는 오추옥 열사 앞에 모였습니다.
오추옥 열사여!
제초제에 타들어가는 고통스러웠던 당신 육신 훌훌 재로 보내드려도
한없이 맑았던 당신 꿈 끝도 없는 인정 기억하며
당신이 부여잡았던 농민해방, 여성농민의 당당한 투쟁의 깃발
전국의 농민이 , 전국의 여성농민이 자랑스럽게 세워가겠습니다
"쌀개방 안돼. 우리 농민안돼. 노무현 물러가라 "
절절한 당신뜻 세워
당신인듯 당신 마음같이 살아
민족농업사수 !
농민해방 !
여성농민도 세상의 주인으로 세워나가겠습니다.
열사여 , 오추옥 열사여 고이 가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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