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갑자기 내려가고 황사가 온단다. 바람까지 거세다니 체감온도
는 더 떨어질 것 같다. 아침에 나오니 하늘엔 싸늘한 달이 구름사이를
재빨리 지나간다. 진눈개비가 내리고 있지만 생각보다는 견딜만 하다.
집에서 6시20분 출발하여 버스와 택시로 박정자, 공주, 탄천을 거쳐
오늘 들머리 진고개에 도착하니 8시30분이다.
오늘은 주화산에서 시작한 금남정맥의 종점이다. 대부분의 정맥이 바
다와 연결되지만 금남정맥만이 이 곳 금강(백마강)과 연결이 된다. 이
제 오늘 그 곳을 가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8구간중 6구간을 완료하게
되겠지만 종주를 하면서 한번도 금강을 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공주를
오면서 금강을 보니 내가 금강을 안고 옆에 두고 걸었던 것이 실감이
난다.
1. 일 시 : 2009년 3월 14일 토요일 08시30분부터 16시20분까지
2. 구 간 : 08:30 진고개-4.9km-10:20가자티고개-4.1km-
12:05 184.9봉,표지판 공주-부여경계-(13:00-13:20 점심-
13:50 SK LPG통과)-5.0km-14:10금성산 통수대-2.0km-
14:55 부소산 도착, 둘러보기- 1.0km-16:20구드래나루터
3. 거리/소요 시간 : 도상거리 17 km, 7시간 50분
산행로는 중간에 오랜지색이고 오른쪽 에서 왼쪽으로 산행하였다.
08:30시 오른쪽이 지난 주 날머리 왼쪽 팬스 끝단이 오늘의 들머리 이다.
진고개는 799번, 645번 지방도가 교차지점이다. 아침이라 그런지 조용하다.
펜스에서 올라오는 길은 험하다. 올라 오면 곧바로 밤나무 단지가 전개된다.
밤나무 단지를 지나고 또 다시 하늘을 본다. 너무나 맑고 아름답다. 기쁨이
솟아 오른다. 하나님 오늘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름에 숲이 무성하면 정말 다니기 힘들 것 같다. 어느 정도 괜찮은 산행로로
나오니 표시기가 요란하게 걸려 있다. 고마운 표시기 혼자 다닐 때는 저 시그
널이 가장 반갑다.
10:20시 가자티 고개에 도착하였다. 정상속도다. 좌우로 완전히 펜스로 되어
있다. 할 수 없이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넘었다. 연결점은 삼거리 오른쪽으
로 펜스 끝단에서 올라간다.
산위에도 강아지 풀과 찔레는 봄을 알리고 있다.
12:05시 184.9봉인 것 같다. 공주와 부여의 경계선인가 보다.
백제시대 최대의 혼합식, 포곡식 청마 산성에 들어선다. 해발 118미터에 4-
5미터 높이로 6.5km를 쌓았다니 장관이다. 6.5km중 3km정도가 금남정맥
길이다. 조석산의 정상부다.
13시. 남쪽 따뜻한 곳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과일이며 샌드위치며 밥이며
실컷 먹었다. 아침에 먹은 시래기국물 생각이 간절하다. 한통 싸 올 걸...
음력 10월 묘사를 지내면 한달을 돌아야 한다. 그 때마다 묘사를 지내고 나
면 별도로 음식을 준비 토지신에게 제를 올리는 것이 기억난다. 얼마나 고마
운 땅인가.
계속 LPG방향이다. 금남정맥 부소산성 3.9km라고 적혀있다.
將臺址. 장수가 지휘하던 장소를 將臺라고 한다.
백제는 성왕 재위시 538년에 웅진인 공주에서 이 곳으로 수도를 옮겨 122년
동안 유지타가 31대 의자왕 660년 7월에 멸망하였다.
다 왔다. 청마산성이 끝나가고 금성산이 이어질 것이다.
부여는 산성을 포함하여 모두가 아름답다. 토요일인데도 청마산성까지 오면
서 한명도 만나지 못하고 끝이 날 즈음부터 서너명을 만났다.
금성산을 올라서면서 뒤 돌아 본다. 사진의 오른쪽으로 내려와 SK LPG 앞
으로 넘어 왔다.
금성산을 올라서니 좌우로 버섯재배 단지가 맞는다.
不老亭이라. 정말 아름다운 위치에 아름다운 이름이다.
14:10시 해발 121m의 금성산 정상 통수대에 도착하였다.
정자에 올라보니 멀리 계룡산이 희미하게 산위에 보인다.
성화대를 지난다. 無老亭이라. 뜻을 생각하며 중앙에 올라 한참을 생각한다.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이달 선생 사적비이다.
일제말기 일본은 남산과 이 곳 자신의 조상땅이라고 생각하는 부여에 신전
을 세우려고 했단다.
이에 이달 선생은 너희들이 머지않아 망할진대 어찌 이러는가 물러가라고
소리치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이 분이 경북 금릉군(현재 김천시) 구성면 상원 분이라니 깜짝 놀랐다. 바로
우리(하원,현재 상좌원) 윗 동네 마을이다. 부친이 현귀 라면 할아버지 뻘 되
는 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사실을 인터넷에서 보았고, 청마산성에 산
소가 있다고 하였으나 보지를 못했었다. 깊이 고개 숙여 감사 드렸다.
선생은 1869년 경상북도 금릉군 구성면에서 태어났고 1951년에 64세 되던 해에 부여 은산으
로 이사를 하여 65세에 구교리로 다시 이사하고 부여와 인연을 맺고 살았으며 70세 되던 1958
년에 세상을 떠났다. 장지는 부여읍 청마산이란다.
부여는 忠孝禮가 깃들은 고장같다. 전부가 이러한 분들을 기리고 받드는 것
으로 보아 무엇을 더 볼 것인가. 정말 흐뭇하며 정감이 간다.
시가지로 인하여 정맥이 끝나는 지점까지 오면 활터가 나온다. 활터 앞을 지
나 동네로 나오는 샛길로 나와 아파트 옆으로 새로남 교회 길로 나오면 바로
부소산성 옆의 부여 여자 고등학교에 이르게 된다.
학교 오른쪽으로 올라 오면 바로 부소산성의 첫 시작점을 만나게 된다.
14:55시. 주말 오후인데도 관광객이 별로 없고 일본 노인 관광객이 깃대를
세우고 지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한번도 알바를 하지 않고 이 곳까지 온 것
이 신기하고 감사하다. 간식을 먹어면서 푹 쉬고 출발 하였다.
여기까지 온 김에 아내와 와 보았던 곳곳을 다시 보고 가리라.
부소산성 둘러보기. 영일루-군창지-수혈주거지-사자루-낙화암-고란사
부여의 아름다운 8 풍광은 '백제탑의 저녁놀, 수북정에서 바라보는 백마강가
의 아지랑이, 고란사에서 은은히 울리는 풍경소리, 노을진 부소산에 간간히
뿌리는 가랑비, 낙화암에서 애처로이 우는 소쩍새, 백마강에 고요히 잠긴 달,
구룡평야에 내려 앉은 기러기 때, 규암나루에 들어 오는 돛단배' 란다. 무엇
인가 동적이요, 정적이며 시적이고 운치있는 묘사다.
영일루는 계룡산 연천봉에서 떠는 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단다.
올라서 바라보니 계룡산 봉우리가 위쪽이 보인다. 지금은 나무가 자라 계룡
산 경관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
군창지, 수혈주거지를 지나 반월루에 앉아 시가지를 바라본다.
사자루에서는 백마강이 훤하게 보인다. 부소산 정상(106m), 편액 글씨는 고
종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 이강의 친필이란다.
낙화암, 고란사로 가는 길. 먼 옛날 아이들도 함께, 작년에는 아내와 걷던 그
길이다.
낙화암 백화정.
천년송, 千年松.......
낙화암에서 본 백마강.
백마강의 원래 이름은 금강이다. 수분마을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용담호
와 대청호를 거쳐 황해로 흘러들고 총길이는 401km 이며 그 중에서 부여를
지나는 천정대와 반조은리 구간을 백마강이라고 한다.
皐蘭寺. 법당 뒤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약수와 약수터 벼랑에서 자생하는 희
귀한 고란초가 유명하다.
간난아기가 된 할아버지 전설이 있는 우물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한 그릇 마셨으니 거뜬히 3년은 젊어졌어리라.
구드래 나루터까지는 유람선을 타고 10분이면 간다.
그러나 정맥을 잇기 위해 다시 삼거리까지 나가서 舊門쪽으로 가다가 바로
동네(백마강 쪽)로 바로 내려간다.
16:20시 드디어 구드래 나루터에 도착하였다. 구드래는 한참 공사중이다.
주위는 조각공원, 강변쪽에는 체육시설로 잘 정비되어 있었다.
구두래는 부소산 서쪽 기슭 백마강가에 있는 일대를 말한다. 삼국유사에 백
제왕이 왕흥사에 갈 때 사비수(백마강=금강일부) 언덕 바위에 올라 부처님
을 향하여 절을 하면 그 바위가 저절로 따뜻하여 자온대라고 불렀다는 기록
이 전하며 구드래의 지명도 자온대에서 유래된 듯하단다.
봄이 오는 맑고 고운 날씨에 그야말로 한적하게 좋은 시간을 보냈다.
돌아오는 길은 1.5km를 더 걸어 시가지로 나가 17시10분 대전가는 시외버
스를 타고 집앞에 내려 18시 20분에 도착하였다.
너무나 감사하고 좋은 하루였다.
다음에는 7, 8구간을 산행할 것이다.
첫댓글 금남정맥도 굽이굽이 산들이 아름답고 곱군요, 충절의 고장 충청도의 산야를 다니시고 마침 고향분인 이달선생님의 충절도 보았고 아름답고도 애절한 3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백마강 낙화암에다 갓난아기가 된 할아버지 전설이 있는 우물물을 한그릇 마셨으니 반드시 3년은 젊어졌을 것입니다, 나도 후에 시간을 내서 꼭 가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올린 글 보다도 댓글이 더 아름답습니다.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