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 나는 도반들이 많이 모이는
단체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운전하고 있었다.
차가 세종로에 진입했을 때, 운전을 하면서
나는 문득 고개를 들어 이 도로 공사 안내판에
걸려있는 도로의 완성된 청사진을 보았다.
꽃과 잔디, 나무들이 서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청사진의 모습은 지금 도로와는 완전히
다른 광경이었다.
나는 이것을 보고 부처님께 염불 하는 수행이
길을 고치는 도로공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염불 수행을 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지난 날을
생각해보면 나는 아주 느리게 가는 달팽이처럼
진보가 아주 느리고 서투른 초보 수행자였다.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부처님께 몹시 죄송했다.
이 기회를 빌어 부처님께 참회하며 기도 드린다.
"부처님, 용서해주세요. 그리고 제 신실함을
봐서라도 저를 극락왕생하도록 부디 도와 주세요!"
그 동안 부처님께서 공사 기간 동안의 세종로처럼
혼잡한 나의 내면의 쓰레기들과 나쁜 품성들,
온갖 장애를 인내심 있게 차근차근 없애주셨으며,
나는 부처님의 크나큰 도움으로 수많은 위험한
장애물들을 가까스로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동안 나는 수행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많은
참으로 미묘한 함정들과 수없이 마주 쳤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부처님의 크신 보호와 자비와
사랑으로 어려운 여러 시련들을 견뎌낼 수 있었다.
이제는 나의 염불 수행은 진보해 많이 좋아졌으며,
머지않아 나도 부처님께서 멋지게 설계하시고
완성하신 아름다운 청사진과 같아지리라 믿는다.
그러므로 공사중인 세종로처럼 조금만 더 혼란을
감수하면 곧 널찍하고 아름다운 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