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물었다.
"뭐라고?"
군 수사관도 그의 말에 호기심을 보이는 듯 내 얼굴을 힐끔 한번 쳐다보더니 그에게 얼굴을 가까이 했다.
다시 한 번 최중사가 죽어가는 숨소리로 입을 열었다.
"애기....애기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뭐....애기 울음소리?"
나와 군 수사관은 서로의 얼굴을 한 번 확인 한 후 그의 말을 경청했다.
신음소리처럼 들리긴 했지만 최중사의 말은 모두 알아들을 수가 있었다.
"애기 울음소리가 들렸고, 그리고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무슨 짓을 했는지..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 기괴한 최중사의 말을 뭐라고 해석해야 할지 수사관과 나는 답을 얻지 못했다.
부대로 돌아온 나는 우선적으로 무엇부터 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행정실에서 얼굴을 감싸고 날이 밝아올 때까지 아무 말없이 앉아 있었다.
당직 근무자들도 나의 표정을 한 두 번 관찰하더니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아침 6시가 넘어서자 행정실 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당직근무자가 전화를 받은 후 곧 바로 나를 불렀다.
수화기에 대고 하는 근무자의 경례소리로 보아 대대장이 분명했다.
"중대장님...대대장님 전화입니다."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충성! 통신보안, 대위 박한수입니다."
-지금 곧 사단본부로 와라. 사단장님 호출이다.-
"네. 알겠습니다."
나는 복장을 정비하고 부대 차량을 이용해 곧 바로 사단장실로 행했다.
사단본부에 도착하여 사단장실로 향하는 복도가 유난히 길어보였다.
대대장과 나의 뚜벅거리는 걸음소리 외에는 그 어느 것도 들리는 것 같지 않았다.
사단장실의 집무실 문을 열고 우리는 들어섰다.
골초로 소문나 있는 사단장은 역시나 담배 하나를 입에 물고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우리를 맞이했다.
대대장과 나는 사단장에게 예를 갖추고 열중쉬어 자세로 사단장의 말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불 붙은 담배를 왼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고 엄지로 간신히 머리를 받치고 있는 사단장은 한 동안 말이 없었다.
그의 책상에는 관할 경찰서와 헌병대에서 보낸 1차 조사자료가 놓여 있는 듯 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연신 페이지를 넘기며 자료를 훑어보던 사단장이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여전히 조사자료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사병들 사건보다 간부들 사건이 크다는 것 알고 있나?"
"네."
"게다가 이건 총기를 이용한 민간인 살해사건이야. 나 뿐만 아니라 군단장님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
사단장은 들고 있던 담배를 재털이에 짓이기고 시선을 우리에게 향한 채 말을 이었다.
"두 사람 중에 누가 최중사와 친했나?"
"박한수 대위입니다."
대대장이 내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대답을 했다.
"그럼 대대장은 지금 돌아가서 부대 정비에 신경쓰고, 부대원들이 절대로 외부사람과 일체 접촉하지 않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대대장은 예를 갖추고 곧 바로 집무실을 빠져 나갔다.
사단장은 두 손을 깍지끼고 나를 응시한 채 입을 열었다.
"최중사가 평소 어떤 사람이었나?"
"아주 성실하고 근면하며,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여자 친구와 사이가 안 좋았다거나 그런 거 눈치 못챘나?"
"여러 차례에 걸쳐 번 최중사 집에서 밥을 얻어 먹었었는데, 그런 것은 눈치챌 수가 없었습니다.
곧 결혼할 거라며 자랑하기도 하였고, 제 앞에서 애정표현을 할 정도로 무척 사랑하는 사이 같았습니다.
3일 전에도 그 집에서 저녁을 얻어 먹은 적이 있습니다."
"당최 알 수가 없군. 헌병대 조사에서도 살해동기가 분명하지 않다고 하고......."
"사단장님, 최중사 사건 이대로 군 검찰로 넘길 사안이 아닙니다.
본인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조차 알지 못합니다.
분명히 다른 내막이 있을 겁니다."
"그 걸 어떻게 확신하나?"
나는 입에 힘을 주어 대답했다.
"제 직감이 확실합니다. 그 친구는 사람을 죽일 만큼 악인이 아닙니다."
나의 단호하고 분명한 대답 소리에 사단장은 잠시 나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첫댓글 다탄다~~~~뒤비라**
****3탄 개봉박두..흐
진짜 다타겠네 ㅋ
반전이 있을거같은 느낌~~
3탄~~~ 기대되요
지프 랭글러스 포럼 [자유게시판]에 퍼 갑니다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