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18. 12. 31. 월요일.
지금은 00 : 25이니 2018년으로는 하루뿐만 남았으며, 시간으로는 24시간도 채 안 된다.
1년간 무엇을 했는지 기억에 뚜렷이 남는 게 없다.
서울 아파트 안에서 머문 시간들이 너무나 많은 탓을 게다.
늙은 아내는 둘째딸 해산일이 가까워지자 서울에서만 머물려고 했고, 나는 시골에서 머물러야 하는 이유조차도 설득력을 잃었기에 잠실아파트에서만 맴돌았다.
서울에서는 등신, 머저리가 된다.
갈 데도 없고, 할일도 없기에 인터넷 카페에나 들락거리면서 남의 글이나 읽고, 나도 잡글이나 긁적거리다보니 띄어쓰기, 맞춤법에 어긋나는 단어와 문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 이외에는 내세울 게 없다.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서해안 시골에 가 있기에 오늘도 인터넷으로 충남 보령지방 주간날씨를 살폈다.
동 틀 무렵에야 온도는 영하권이고, 낮에는 영상권이니 주중에는 그다지 춥지도 않다는 뜻.
나는 자꾸만 쫓긴다.
딸린 어린자식이 둘인 큰아들네를 생각하면 더 답답하다.
손주손녀가 자꾸만 커서 학령아동이 곧 될 터인데도 제 집이 없어서 남의 아파트 월세나 사는데도
할아버지인 내가 해 줄 수 없는 게 별로 없는 무능력자이다.
이런 내가 무슨 한유한 신선이나 선비인 양 風月이나 읊고, 현실성이 없는 잡글이나 긁적거리면서 압박해 오는 현실을 덮는다.
8남매의 막내이라서 그럴까, 아내는 늘 골골하면서 시골생활을 극도로 싫어하고, 시골에서 잠깐 머무는 것조차도 힘들어 한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시골생활을 포기한 채 서울로 올라온 지도 수 년째.
자자.
깨어나지 않는 시간에는 잡사를 그냥 잊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