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끼리 와인 파티 친구 초대 요리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일은 서로에게 좋은 기억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곤 한다. 미국 뷰티 브랜드 폴라초이스 한국 지사의 강하라 부사장은 자신이 만든 음식으로 좋은 이들과 추억을 쌓는다. 맛깔스러운 요리 솜씨로 후다닥 몇 가지를 준비해놓고 지인들을 초대해 서로에게 힘이 되는 ‘힐링 토크’를 나눈다. 곧 작은 갤러리와 북 카페를 만드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며, 함께하는 이들과 오픈 파티를 열었다.
(위)세 여자의 와인 토스팅. 강하라씨가 준비한 파티 테이블엔 갤러리 반야의 김유경 대표와 큐레이터 손화정씨가 초대됐다. 파티 테이블에 잘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은 갤러리 반야의 김유경 대표가 직접 골라 왔다.
요즘 사람들은 주말이면 집집이 자신들의 음식 취향을 즐기느라 바빠진다. 별미가 당기는 날은 와플이 유명하다는 카페와 화덕 피자가 맛있다는 레스토랑을 찾아다니느라 맛집 블로그를 뒤지고, 캠핑을 떠날 장비를 꾸린 날은 바비큐 그릴과 생고기를 아이스박스에 넣는다. 제대로 먹고 즐기는 시대, 강하라씨도 새로 생긴 음식점은 꼭 가본다고 했다.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는 꼭 입소문 난 레스토랑을 예약해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화제를 찾고 경험을 공유하게 돼서 사업도 더 잘되는 것 같아요(웃음). 가족도 마찬가지죠. 바쁘다는 핑계로 식구들이 모두 모여 식사 한 번 하기도 쉽지 않잖아요. 남산 근처로 이사하면서부터는 아이들 데리고 동네 어귀에 숨겨진 카페에서 빵 먹는 재미에 푹 빠져 있어요.”
최근 그녀가 즐기고 있는 또 다른 힐링법은 일로, 육아로 바삐 사는 여자들끼리 한 달에 한 번 한껏 멋을 내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이란다. 강하라씨는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하는 독서 모임을 하는 날엔 향 좋은 커피를 로스팅 하는 카페 리스트를 확보해 두었다가 모임 장소로 활용한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이웃들과 모이는 날엔 각자 집에서 음식을 해 오는 포트럭 파티를 기획하거나 솜씨를 발휘해 피자를 구워간다.
그래서 파티 날 테이블 세팅부터 요리까지 혼자 다 준비하느라 전날 밤 아이들을 재우고 난 후 혼자서 밤늦도록 도마질을 했다. 호스티스가 당일 음식 만들다 지치면 곤란하니 끓이고 지지는 복잡한 레시피 대신 재료를 구워서 바로 먹는 폼이 나는 요리로 준비했다.
강된장 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구이재료 연어 한 토막, 은대구 1마리, 전복 1개, 대하 2마리, 된장 3큰술, 멸치 육수 1/2컵, 참기름, 청양고추, 양파, 팽이버섯 약간씩
만들기1_팬에 연어, 은대구, 전복, 대하를 구워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_달군 솥에 멸치 육수를 넣고 끓이다 된장, 참기름, 양파를 넣고 되직하게 좀 더 끓인다.
3_2에 청양고추, 팽이버섯을 올려 1과 함께 낸다.
데리야키 소스 장어구이 쌈재료 장어 한 마리, 각종 쌈 채소, 호두 가루 약간, 데리야키 소스(진간장 1큰술씩, 꿀 1큰술씩, 생강즙 1작은술씩, 청주 1작은술씩)
만들기1_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 낸 장어의 앞뒷면에 데리야키 소스를 바른다.
2_팬에 1을 구워 호두 가루를 뿌려 채소와 함께 낸다.
두부&베이컨 김치말이재료 두부 1모, 베이컨 10장, 깻잎 15장, 김장 김치 약간
만들기1_김장 김치는 이파리 부분을 씻어서 물기를 빼고, 두부는 한입 크기로 썬다.
2_생 베이컨 위에 김치, 깻잎, 두부 순으로 올리고 김밥 말듯 만다.
3_2에 꼬치를 끼워 살짝 구워 낸다.
취향대로 찍어 먹는 채소 구이그릴 팬 하나만 있으면, 토마토와 아스파라거스, 새송이버섯처럼 간단한 재료로 근사한 파티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취향 다양한 손님들을 위해 소스를 여러 가지로 준비해두면 된다. 칠리와 너겟 소스는 시판 제품이고, 간장 소스는 집 간장에 식초와 파, 양파를 다져 넣어 만들었다.
감각도 키워지는 것, 데코 스터디뷰티 브랜드 폴라초이스는 화장품 경찰관으로 불리는 뷰티 전문가 폴라 비가운이 만든 미국 브랜드다. 미국 시애틀에 사는 폴라 비가운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감각적인 강하라씨에게 서울의 핫 플레이스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한다. 올해 초 내한했던 폴라 비가운은 그녀가 소개한 인테리어 숍에서 쇼핑을 하고, 입소문 난 뷰티 숍에서 속눈썹 연장술을 받고 갔다.
“좋은 물건을 찾아내고 트렌드를 초이스하는 감각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 같지는 않아요. 저도 종종 실패했었어요. 그릇이나 오너먼트는 구입하기 전에 얼마나 자주 쓸지부터 고민해봐야 해요.” 그녀는 무엇이 예쁜지 잘 모르겠다면 끌리는 브랜드의 리스트부터 작성해보라고 이야기한다.
좋아하는 리빙 브랜드의 한정판 상품을 매년 한 세트씩 사서 모아두었더니 이제는 테이블 데코를 할 때마다 그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되었다는 것. 플레이트 위에 장식으로 올려두는 소품은 비싼 것이 아니어도 된다. 강하라씨는 남대문 상가에서 저렴하게 산 트리 장식을 테이블웨어에 올려두었다.
(위)어렵지 않은 테이블 세팅 눈 내리는 마을이 프린팅된 그릇과 빨간 그릇, 잔은 독일 테이블웨어 브랜드 빌레로이앤보흐의 크리스마스 에디션 제품. 사진 속 향초와 유리 고정대는 폴라 비가운이 미국에서 선물로 사 온 물건이다. 빨간색 접시 위 장식은 남대문 상가에서 구입한 것
엄마가 요리하는 풍요로운 시간두 아이의 엄마인 강하라씨는 친정 엄마의 손맛을 물려받았다고 했다. 독학으로 한식 조리사 자격증까지 딴 친정 엄마의 음식 솜씨 덕에 학창 시절 그녀의 도시락은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큰 딸은 남다른 미각을 가지게 되었고 남들은 시집갈 즈음 되어야 관심을 갖는 요리 분야에 또래보다 일찍 눈을 떴다. 예쁜 옷과 액세서리에 눈독 들이는 스무 살 시절에도 예쁜 접시를 사 모으느라 용돈을 다 썼다.
친정 엄마의 레시피로 만드는 고추장 양념 게장, 복어 요리는 시댁 식구들에게 인정받는 며느리의 메뉴가 되었고, 두 아이를 낳은 뒤부터 익힌 베이킹 실력도 이젠 수준급이 됐다. 작정하고 배운 요리는 파스타와 피자 정도. 파크 하얏트 호텔 출신 셰프에게 배운 이탈리아 요리를 할 때엔 플레이트를 데워 세팅까지 완벽하게 해낸다. “10년가량 일에 매달려 있었지만, 아이들 끼니는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어요.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고 상을 차렸어요. 요리하는 일이 즐거우니까 별로 힘들다는 생각은 안 하고 산 것 같아요. 맛있는 요리 만들어주면 사람들이 행복해하잖아요.” 그녀는 밖에서 맛본 특별 요리는 집에 와서 다시 만들어본다. 그러곤 방법을 간소화해 나만의 요리로 응용해내는 센스를 더한다.
가령 레스토랑에서 파는 화덕 피자와 비슷한 피자를 만들 때는 반죽하고 숙성시키는 데 시간이 걸리는 피자 도우 대신 시판 토르티야 2장 사이에 피자 치즈를 넣어 대체한다. 이런 부지런한 엄마 덕에 6살 아들, 3살 딸은 “맛있다. 울 엄마 최고!”란 소리를 달고 산다.
첫댓글 정성과 사랑이 담겨 있네요....
다녀가심에 감사해요,,
좋은 시간보내세요,달링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