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토요타가 4세대 시에나를 공개했다. 새로운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도 눈에 띄지만, 사륜구동 시스템도 돋보인다. 토요타의 전매특허인 ‘E-Four’ 시스템으로, 뒤 차축에 자리한 전기 모터가 뒷바퀴를 굴리는 형태이며 RAV4 하이브리드와 같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선 앞바퀴를 굴리다가, 상황에 따라 앞뒤 20:80까지 구동력을 나눈다. 여느 사륜구동차와 달리 무거운 드라이브 샤프트가 없고 순간적인 전기 신호로 뒷바퀴를 굴린다.
최근 시에나의 대표적인 경쟁 차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도 2021년형으로 연식 변경을 치렀다. 핵심은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시에나와 달리 평상시 앞바퀴를 굴리다가 필요에 따라 동력을 뒤 차축으로 100%까지 옮긴다. 크라이슬러가 공개한 이미지에 따르면, 육중한 미니밴으로 눈길을 화끈하게 달리는 모습이 퍽 흥미롭다.
최근 들어 북미에 시판 중인 자동차 가운데 사륜구동 장치를 새롭게 더한 차가 늘고 있다. 중형 세단 판매 1, 2위를 다투는 토요타 캠리와 닛산 알티마도 AWD가 들어갔고, 심지어 토요타 프리우스도 사륜구동 모델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에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도 북미형 모델에 AWD 옵션이 들어갈 거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가장 궁금한 건 기아차가 다음 달 공개할 신형 카니발이다. 신형 쏘렌토와 같은 현대‧기아차 3세대 플랫폼을 쓰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북미에서 AWD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기아차 입장에서 북미 판매를 높이기 위해 내놓을 수 있다.
참고로 지난해 미국 내 미니밴 판매량을 살펴보면, 혼다 오딧세이가 9만9,113대로 1위를 차지했다. 크라이슬러 퍼시피카가 9만7,706대로 2위, 시에나가 7만3,585대로 3위다. 기아차 세도나(국내명 : 카니발)는 1만5,843대로 다소 초라하다.
관심을 모은 카니발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쏘렌토보다 무거운 차체를 지녔기에, 연비 인증을 받는 게 더욱 까다롭기 때문이다. 대신 직렬 4기통 2.2L 스마트스트림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삼고, 제네시스 라인업에 들어간 2.5L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터보 또는 3.5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새롭게 더할 예정이다. 과연 신형 카니발은 국내뿐 아니라 북미에서도 판매량을 높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