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변화 탓? 우울증 앓는 중년女, 조기 치매 위험 2.5배 ↑
유정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 160만명 추적 관찰
우울증은 치매 발병을 높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을 앓는 중년 여성에게서 조기 치매 발병 위험이 최대 2.7배까지 높아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증이 조기 치매 발병의 주된 요인인데다 폐경기 나타나는 호르몬 변화 역시 발병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정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윤대현 정신건강의학과·진은효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중년 여성의 우울증이 조기 발병 치매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라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20일 밝혔다. 조기 치매는 일반적으로 65세 이전에 진단되는 치매를 말한다.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40~60세 폐경 전 여성 94만6931명과 폐경 후 여성 67만4420명을 대상으로 약 9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 동안 총 9197명에게서 조기 치매가 발생했다. 진단 평균 연령은 53.4세였다.
연구 결과, 우울증이 동반된 여성은 우울증이 없는 여성(대조군)에 비해 조기 발병 치매 위험도가 높았다. 특히 우울증이 있는 폐경 전 여성은 치매 발병 위험이 대조군보다 2.7배 가량 높았다. 같은 비교로 폐경 후 여성은 2.5배 위험이 증가했다.
다만 우울증이 있는 그룹에서 초경 연령과 조기 치매 사이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울증이 없는 폐경 전 여성은 초경 연령(16세 이상)이 늦은 경우 그보다 일찍 경험한 대조군에 비해 조기 치매 발병 위험이 1.5배 증가했다. 또 40세 이전에 폐경을 경험한 여성은 우울증 유병과 관계없이 치매 위험이 1.6배 올랐다.
이번 연구로 중년 여성의 우울증이 조기 발병 치매의 중요한 위험 요인임이 밝혀졌다. 조기 발병 치매는 최근 그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조기 치매 환자는 전체 치매 환자의 8% 정도이며 2009년에 1만7772명에서 2019년 6만3231명으로 10년 새 3.5배 증가했다.
특히 연구팀은 호르몬과 관련된 여성의 생리적 변화가 조기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정은 교수는 “우울증과 치매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흔하며 특히 우울증은 폐경 전환기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우울증이 동반된 여성,
특히 조기 폐경으로 여성 호르몬 노출 기간이 짧은 경우, 정신 건강 관리와 스크리닝을 통해 조기 발병 치매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분야 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 원문: https://alzres.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3195-024-01475-y
임종언 기자
eon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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