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소세요~ 오늘도 방문 하심에 감사 드려요~
응
- 문정희 -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 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 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응"
▶문정희=(1947~ ) 전남 보성 출생.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오라, 거짓 사랑아’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다산의 처녀’ ‘카르마의 바다’ 등.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웨덴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알바니아어 등으로 시집 번역 출간.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현재 동국대 석좌교수, 한국시인협회장.
'응' 한 글자에 생명의 근원인 해와 달과 우리가 디딜 지평선이 다 들어있구나.
그렇다면
국어대사전의 수십만 개 나머지 단어들은 '응'이라는 글자에 대한 주석인지도 모른다.
'응' 은 만물을 낳는 긍정의 체위다.
'아니'라고 했으면 생명의 연쇄는 완성 되지 못했을 것이다.
밥 먹을래? 응. 영화 볼래? 응. 청소할래? 응. 심부름할래? 응.
아래위 뒤집어도 바로 잡아도 똑같다.
힘들여 입 열지 않아도 절로 새어나오는 '응'은
신뢰와 사랑의 언어이다.
오늘 우리
응? 응!
888 방랑객 編 888
- Moonlight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락버전) - Viper -
첫댓글 좋은시 감사합니다
좋은시 추천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