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파리가 세 번째로 올림픽 대회를 개최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첫 번째 대회가 열린 것은 1900년이었고 두 번째 대회는 거의 한 세기 전인 1924년에 개최됐죠. 그 이후로, 세상은 극적으로 변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기록이 깨지면서 새로운 챔피언들 등극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어떤 종목은 올림픽 프로그램에서 사라진 반면, 다른 어떤 종복들은 대회의 일부로 자리잡았습니다. 오늘날 대회를 위한 시설들은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팬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최적의 조건에 맞추어 건설됩니다.
파리 1924 대회부터 파리 2024 대회까지, 20세기와 21세기초 사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수도 파리가 스포츠계에서 가지고 있는 위상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 새로운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924년의 유산으로는 어떤 것들이 남아있을까요? 당시와 지금의 차이점들은 무엇일까요?
코리아 하우스
종목의 차이
파리 1924 대회는 5월 4일부터 7월 27일까지 약 3개월 동안 펼쳐졌으며, 17개 종목에 걸쳐 126번의 메달 결정전이 벌어졌습니다. 파리 2024 대회는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개최되는데요, 종목의 숫자는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총 32개이며 329번의 메달 결정전이 열리게 됩니다.
올림픽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여성 펜싱 종목으로 채택된 플뢰레는 1924년에 도입되었습니다. 그 대회에서는 그밖에도 처음으로 도입된 경기들이 있었습니다: 바스크 펠로타, 사바테 (프랑스 복싱), 카누, 칸 드 콩바 - 선수들이 막대기(칸)를 사용해 펜싱과 유사한 경기를 치르는 프랑스 전통 무술.
파리 1924 대회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프로그램에서 사라졌던 테니스는 서울 1988 대회에서야 다시 올림픽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또한 15인제 럭비도 그 대회를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추었다가 리우 2016 대회에서 7인제 (럭비 세븐스) 종목으로 복귀했습니다.
파리 2024 대회에서는 브레이킹이 올림픽 무대에 첫 선을 보입니다.
선수단 규모와 올림픽 선수촌
파리 1924 대회에는 3,089명의 선수(여성 135명, 남성 2,954명)가 참가했는데요, 그들 중 대부분은 처음으로 만들어진 올림픽 선수촌에서 생활했습니다. 선수촌은 파리 도심에서 북서쪽 외곽에 위치한 이브-뒤-마누아르 경기장 근처의 콜롱브에 있었습니다.
파리 2024 대회에는 10,500명의 선수들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여자와 남자 선수의 숫자는 동일합니다. 이번 대회를 위한 올림픽 선수촌은 파리 도심에서 7킬로미터 떨어진 생-드니 경기장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참가국 숫자
파리 1924 대회에는 44개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참가했습니다. 에콰도르, 아일랜드, 리투아니아, 필리핀, 우루과이는 올림픽에 처음 출전했죠. 라트비아와 폴란드도 하계 올림픽에 첫 선을 보였지만, 수 개월 전에 샤모니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에 선수들을 파견한 바 있었습니다.
2024년에는 200개 이상의 NOC들이 참가하는데요, 이번에는 난민 올림픽 팀도 출전하게 됐습니다.
1924년에 작성된 기록들과 2024년에 깨질 수 있는 기록들
파리에서 열린 1924년 대회에서는, 파보 누르미(핀란드)가 육상 종목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1500m에서 3:53.6을 기록한 데 이어 5000m에서 14:31.2를 기록했는데요, 이 두 경기가 벌어진 시점의 차이는 1시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또다른 핀란드 선수 빌레 리톨라는 10,000m에서 30:23.2의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현재 세계 기록은 2020년에 조슈아 쳅테게이(우간다)가 세운 26:11.00입니다.
미국 대표팀은 4x100m와 4x400m 계주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먼저 4x100m 계주 기록은 41초였습니다. 현재 기록은 자메이카가 런던 2012 대회에서 세운 36.84입니다. 4x400m 계주에서는 3:16.00의 기록이 나왔습니다. 현재 기록은 2:54.29인데요, 미국이 1993 육상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해럴드 오스본(미국)은 높이뛰기에서 1.98m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현재 기록은 찰스 오스틴(미국)이 애틀랜타 1996 대회에서 세운 2.39m입니다.
여성들의 기록을 보면, 파리 1924 수영 종목에서 마리첸 웨슬로(미국)가 100m 자유형에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1:12.2). 현재 기록은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이 세운 51.71입니다. 또다른 미국의 수영선수 마사 노렐리어스는 400m 자유형에서 6:02.2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습니다. 해당 종목에서 현재의 올림픽 기록은 케이티 레데키(미국)가 세운 3:56.46입니다.
그럼 파리 2024 대회어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장대 높이뛰기 종목에서 아르만드 '몬도' 뒤플랑티스(스웨덴)는 그야말로 신기록 제조기였습니다. 그는 2023년 2월 말에 클레르몽-페랑에서 6.22m의 높이를 뛰어넘기도 했죠. 반면에 파리 1924 올림픽 챔피언은 3.95m를 뛰어넘은 리 반스(미국)이었습니다.
3단 멀리뛰기에서는, 이 종목의 절대 강자 율리마르 로하스(베네수엘라)가 자신의 세계 기록인 15.74m를 뛰어넘어 파리에서 다시 한 번 역사를 쓰려고 합니다.
남자 400m 장애물 달리기에서는 감동적인 순간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지난 대회 금메달과 은메달 수상자인 카르스텐 바르홀름(노르웨이)과 레이 벤저민(미국) 모두 도쿄에서 세계 신기록보다 나은 기록을 세웠습니다. 동메달을 차지한 알리송 두스 산투스(브라질)는 세계 기록보다 불과 0.02초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그 이후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는 세계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피지 남자 대표팀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경우, 파리 2024 대회 7인제 럭비 종목에서 올림픽 통산 3관왕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축구에서는 브라질 남자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면 헝가리, 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습니다.
경기장과 시설
파리 1924 대회의 경기장 하나가 파리 2024 대회에서도 사용됩니다. 콜롱브에 있는 이브-뒤-마누아르 경기장은 거의 한 세기 전 개회식과 폐회식 뿐만 아니라 럭비와 축구 경기도 개최한 바 있습니다.
2024년에는 이 경기장이 하키 대회를 개최하며, 럭비와 축구는 스타드 드 프랑스, 파르크 데 프랭스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의 다른 경기장에서 펼쳐집니다.
1924년에는 요트 경기가 노르망디의 르아브르와 센강변의 묄랑 앙 이블린에서 열렸는데요, 2024년에는 지중해 연안의 마르세유에서 개최됩니다. 펜싱 경기는 프랑스 수도의 상징적인 장소들 중 하나인 그랑 팔레에서 펼쳐집니다. 파리 1924 대회에서는 펜싱이 파리 중심가의 넬라통 거리에 있는 실내 경륜장인 벨로드롬 디베에서 개최되었는데요, 제2차 세계대전 도중 비극적인 대규모 체포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던 그 경기장은 1959년에 철거되었습니다.
2024년에는 서핑이 올림픽 사상 두 번째로 도입되며 유럽 외의 지역에서 개최됩니다. 타히티(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위치한 테아후포의 파도가 올림픽의 영광을 노리는 세계 최고의 서퍼들을 맞이할 것입니다.
1924년의 스타들과 2024년에 활약이 기대되는 샛별들
파리 1924 대회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들은 '날으는 핀란드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파보 누르미와 빌레 리톨라였습니다. 누르미는 단일 올림픽 대회에서 다섯 개의 육상 금메달을 차지한 유일한 선수로 남아있으며, 단일 대회의 육상 종목에서 여섯 개의 메달을 거머쥔 선수는 리톨라 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에델 래키는 수영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차지했고 (100m 자유형과 4x100m 자유형 계주), 미국의 테니스 선수 두 명은 파리 1924 대회에서 역사를 썼습니다: 헬렌 윌스는 단식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오른 데 이어 헤이젤 와이트먼과 함께 복식 금메달을 획득했고, 와이트먼은 혼성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당시 대회의 또다른 스타로는 펜싱에서 다섯 개의 메달을 쓸어담은 로제 뒤크레(프랑스)가 있으며, 자니 바이스뮐러(미국)는 수영에서 금메달 세 개와 수구에서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파리 2024 대회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세계 챔피언이자 올림픽 챔피언인 동시에 세계 기록 보유자이기도 한 스웨덴의 뒤플랑티스도 그들 중 하나죠.
수영에서는 작년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했던 오스트레일리아의 몰리 오캘러한과 스웨덴의 사라 셰스트룀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오캘러한은 이미 올림픽 계주 종목에서 두 개의 금메달과 동메달 하나를 차지한 바 있는데요, 그녀는 현재 100m 자유형 세계 챔피언이자 200m 자유형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합니다. 셰스트룀은 도쿄 2020 대회 50m 자유형에서 2위에 올랐지만, 2022년에는 같은 종목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시상대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녀는 도쿄에서 기록한 성적보다 더 나은 성과를 파리에서 얻기를 바라고 있을 겁니다.
남자 수영 종목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괄목할 성장을 이룬 루마니아의 다비드 포포비치를 주목하세요. 그는 200m와 100m 자유형에서 현재 유럽 챔피언이며, 100m에서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46.86).
파리 1924 이모저모
파리 1924 대회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폐회식이 처음 개최되었고,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깃발이 게양되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기
개최국의 국기
다음 하계 올림픽 대회 개최국의 국기
파리 1924는 대회를 준비하는 영국 육상 대표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불의 전차'를 통해 널리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그 영화는 198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최우수 작품
최우수 각본
최우수 의상
최우수 사운드트랙
1924년 올림픽 챔피언 자니 바이스뮐러(미국)는 영화계에서도 오랫동안 활동했는데요, 특히 '타잔'의 역할을 여러 번 연기했다고 합니다.
한편, 대회에 처음 출전한 우루과이는 파리 1924 올림픽 축구 대회에서 우승했습니다. 우루과이 축구 협회의 배지 위에 장식된 4개의 별 중 하나는 그날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1930년 최초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던 몬테비데오의 센테나리오 경기장의 관중석 중 하나는 '콜롱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당시 우승을 차지했던 도시를 기리기 위한 것입니다.
파리 1924 대회에서 우루과이가 거둔 승리에서 '올림픽 골'이라는 표현이 비롯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