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보리수필 동인 열 분이 돌골에 오셨습니다.
회장님, 관송님, 무울님, 목사님, 민재님
취정 국장님, 해국님, 흐르는강물님, 진이님, 주영님 그리고 나 모두 열한 분이 함께 했습니다.
상차림은 닭백숙...
많은 인원이라 그릴에 고기 굽는 것은 무리라 가장 간편한 것을 골랐어요.
9년간 쉼터를 지키고 있던 무쇠솥은 녹이 너무 슬어 손을 쓸 수가 없어 이번에
녹슬지 않는 무쇠솥을 새로 장만했습니다.
시운전이라 솥을 씻어낸다, 밀가루 풀어 한 번 끓여낸다, 장작 지핀다...
메뉴는 간편했지만 잔손이 많이 갔었다는...ㅎㅎ
퇴근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나왔으나 바쁘더군요.
화장실 슬리퍼 바로 놓기, 세면대 머리카락 떼내기, 씽크대 정리, 신발 정리 등등.
옛부터 집에 손 드는 날은 마당부터 쓸지 않았던가요.
전날 스켓동호인들끼리 02시까지 음주한 탓에 몸이 더 허둥거렸습니다.ㅋㅋ
하지만 옆지기와 나의 신조인 '내 집 손님 공경하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난 마당과 부엌을 오가며, 그는 쉼터 가마솥 앞에서 바삐 움직였습니다.
마침 주문한 괴산 대학 찰옥수수가 도착하여 삶아냈습니다.
맛나게들 드시는 모습 흐뭇했어요.
해거름 아궁이엔 장작이 타고 가마솥엔 허연김이 오르고...
제가 참 좋아하는 풍경입니다.
그날 가장 대박은.... 아마 관송님께서 보여주신 장작패기 실력!
옆지기가 엄두 못내던 장작을 순식간에 쪼개셨다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했답니다.
돌골장작맨...장작패기 달인 관송님, 아무리 시골에서 자랐기로서니 어찌 그런 기술을?
카톡 공유한 사진 대부분이 관송님 장작 패는 것만 봐도 대단했음을 알수 있습니다.^^
닭백숙에 반찬이라곤 묵은지 한 사발씩 뿐이었으나 모두들 맛있다 하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더군요.
초가을 돌골 저녁 풍경과 대금소리는 썩 잘 어울리더군요.
대숲을 건너온 바람 소리, 오선지(전깃줄) 파음에 걸린 열나흘 달,
쓰르라미 소리 그리고 정겨운 목소리들....
목사님의 대금연주는 격조있었습니다.
우린 온전히 대금연주를 즐겼답니다.
지난 번 8월 모임, 목사님께서 갑자기 돌골방문을 제안하셨을 때 못들은 척 그냥 넘어가길 바랐습니다.
삼사 년전 당시 보니 회장님께서 잠깐 말씀하시적 있었는데 그때 못들은 척 하여 그냥 넘어간 적이 있었거던요,
하지만 계속 청하셔서 이번엔 도저히 넘어갈 수가 없어 벙개가 이루어졌답니다.
폐 끼친다고 차만 한 잔 주면 된다 하셨지만 제 정서가 어디 그런가요!
옆지기나 저나 끼니 때 되어 오신 우리집 손님에게 차만 낸 적이 없었습니다.
그건 신혼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데 돌골로 오고 나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는 것은 '밥'만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정서도 함께 먹는 것이라는
내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집에 오시는 분들이 대개 전원 풍경을 기대하고
오시기 때문이죠.
밤 이슥하여 배웅하며 초대하길 참 잘했다 싶었습니다.
전날 무리로 몸은 좀 고달펐어도...
돌골에서 즐거워하시는 여러분 모습은 제 기쁨입니다만
혹시 제 불찰로 소홀한 점이 있었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걸음해주셔서 감사합니다.^6^
Patti Page 노래 11곡 모음
첫댓글 황혼녘의 돌골이 보리수필 선남 선녀들과
어우러져 너무 아름답습니다.
참석 못해 섭섭, 서운... ㅎㅎ ^^*
에궁~ 보니 님, 함께 몬해 아쉬웠답니다.^^
두 분 고생하신 덕분에 즐겁고 풍성한 모임이었습니다.
부지런히 잡초를 뽑아내고, 늘 스위트홈 가꾸어가시길...
스위트 홈 가꿀게요. 감사합니다 무울 님~
풍성했다니 저희들의 기쁨입니다.
차린 것 없어 고생은 없었어요.^^
은혜로운 날이었습니다. 시내 가까운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구불구불 이어지던 길 끝에 나타난 저택. 민재 선생님 덕분에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퇴근하자마자 앞치마를 두르고 무척 분주했을 자운영 선생님과 함께 옆지기님께서 척척 도와주셨기에 가능했겠지요. 그날의 맛있었던 풍경들을 곱게 간직하고 있어요. 감사드려요.
처음 오신 분들은 깊은 산골짜기 들어오는 것 같대요.ㅎㅎ
대림골든빌에서 5분 거리인데....^6^
맞아요. 늘 그렇듯 옆지기가 도와주지 않으면 엄두를 못낼 일입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진숙 님~
초대해주신 자운영님 덕분에
모처럼 아름답고 정겨운 저물어 가는 여름밤을 만끽했습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옆지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래오래 달콤하고 행운 가득한 가정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