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글에서 등장하는 ‘너’ ‘니’는 필자 본인이 아니라 귀농을 준비하는 젊은이로 봐야 함.
친구야, 농사지으려고?
내 친구는 소위 고졸에 무직 백수지만 군대를 전역한 뒤에 새 삶을 잡았다.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큰 화제인 ‘귀농‘이 그것인데, 처음 그것을 들었을 때는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들렸다. 아마도 토익이나 자격증, 학점 등으로 고통받는 주변인들과 달리 이 친구는 그러한 현실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자기 젊음의 본질을 되찾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종원: 왜 그렇게 화가 났냐. 정부에서 지원하는 교육 다 받으면 2억인가 지원받는다며.
용헌: 지자체마다 정해 주는 교육과정이 있는데 무슨 과정 수료하고 인턴제하고 사업계획서까지 다 써서 내봤자 내가 들은 것 중에 제일 많이 땡긴 게 1억 2,000만 원이야. 1억 2,000만 원으로 농사지을 수 있을 거 같냐?
종원: 못 지어? 1억 2,000만 원이 적은 돈도 아닌데.
용헌: 봐봐, 청양에서 농지가격이 평당 7-8만이야. 그럼 가장 많이 하는 시설하우스 토양재배로 치고 보자. 하우스 어떤 작물이든 3동 이하로는 힘들어. 4동부터 얘기해야 하는데 4동이면 뼈대하고 비닐만 해도 1중으로 1,500~2,000이야. 2중이었나. 하여튼 그러면 네 동 기준 싸게 잡아도 6,000이지? 지원 땡긴 거 반 날아갔네?
그럼 하우스 4동 해서 대략 800평에서 900평이에요? 그럼 청양 기준 평당 7만 원 잡고 800평 땡기면 5,600이니까 나머지 지원받은 거 반 날아갔네? 그럼 그 다음부터 니 돈으로 해야 돼요? 자 보자. 1억 2,000도 그냥 주는 게 아니라 대출이야. 저금리 대출. 그것도 특정 지원사업이라 해서 니가 자격요건만 갖추면 되는 게 아니라 자격요건 갖춘 뒤에 선별해서 자격 얻는 거야.
전기시설은 보통 5K-15K 정도 필요해. 비닐하우스에 전기시설이 왜 필요하냐고? 하우스에서 저녁에 안 움직일 거야? 밤엔 촛불 켜고 돌아다니게? 공포영화 찍냐? 어떤 시설이든 전기 끌어오는 건 필수야, 그럼 선을 한 개만 끌어오는 단선을 쓰든, 이중 삼중으로 된 삼선을 쓰든 그것도 돈이야. 돈.
배수로도 그래, 하우스에 비 오면 천장이 둥그러니까 알아서 물이 내려갈 것 같지? 당연히 배수로를 파놔야지, 폭 80cm 깊이 40cm가 최소야, 최소. 그걸 하우스 사이사이에 일일이 다 파야 한다고. 그럼 뭐 삽 하나 들고 열심히 파면 될 것 같아? 언젠간 되겠지. 니 동생 손주 볼 때쯤엔. 참 나, 당연히 작은 포크레인 불러야지. 하루에 40만 원. 이틀이면 끝나, 다행이지? 80만 원.
종원: 여름에는 뭐 지어?
용헌: 여름엔 다 지어. 다 나와. 싹 다 나와. 그럼 과일값이 떨값이겠지. 자 그럼 차근차근 따져보자고. 니가 여름에 농사지어. 일조량 조절 안 할 거야? 왜 식물은 햇볕 잘 받으면 광합성도 하고 쑥쑥 자라니까 한여름에 그 뜨거운 불볕을 내내 쬐어주려고? 이불 설치해야지. 이불이라고 있어. 하우스 위에 설치해서 온도 조절하고 일조량 조절하는 거. 어, 근데 이건 지원사업이 있네. 심지어 이건 보조사업이야. 2,000만 원인데 나라에서 50% 지원해줘, 이건 안 갚아도 돼. 다행이지? 너 근데 나머지 50% 있어?
어찌어찌 설치했어. 어 근데 물은 어떻게 주지? 물줄 내야지, 바가지로 퍼다 주게? 구멍 줄줄이 뚫린 얇은 고무관을 땅 위에 깔아놓고 물을 주는 거야. 관주 4동이면 4줄씩 심을 때 하우스 길이가 93미터가량이니까 1줄에 관주 2개씩 그럼 동당 8줄이죠? 4동이면 32줄이네? 32*93? 대략 300 잡읍시다. 300미터 가로길이는 빼고 관주시설 뭘로 설치하나요? 니 돈과 니 노동력.
근데 2만 4,000개 주문하면 2만 4,000개 자로 잰 듯 싹 다 들어가나요? 불량품이 있어. 불량품이 10주 당 1개씩 나오면 2,400개. 넌 그럼 2만 6,000주 주문해야죠? 그럼 72만 원 추가요. 와 사서 심었어! 이제 비료를 줘야죠. 비료는 어떻게 주냐고? 그냥 비료 흙으로 된 거 밭에다 풀풀 뿌리면 알아서 무럭무럭 자랄까? 되도 않는 소리를, 양액 만들어서 줘야지. 어떻게 만드는지는 말 길어지니까 생략.
종원: 양액이 뭐야?
용헌: 링거 같은 개념이야. 영양액이지. 사실 만드는 데는 얼마 안 들어. 아 그래, 말 좀 길어지면 어때. 양액 만들려고? 그럼 영양액 만들어야 하는데 액 만들 줄 알아? 양액은 화학원소를 함유한 물이니까 그냥 질소 인산염 칼륨 들어있는 용액 쓰면 되나? 아니야, 그러려면 질산 만져야 하는데 너 질산이 뭔지는 알아? 폭발물이라서 택배도 안 돼, 니가 직접 가져와야지. 그렇게 만들긴 싫지? 양액을 만들 때는 비료를 물에 섞어야 돼. 비룟값은… 계산하지 말자.
자 그럼 양액을 만들었어. 관주시설에 넣고 뿌렸더니 무럭무럭 자라서 와, 꽃이 폈어요! 이거 놔두면 안 돼. 이쁘지? 다 니가 솎아낼 애들이야. 한 동에 6,000주니까 총 2만 4,000주, 한 마디에 여덟 송이씩 꽃이 달린다 치자, 어 그럼 한 마디만 키우시려고? 두세 마디는 뽑아야 돈이 돼. 세 마디라고 치고 그럼 2만 4,000주에 3 곱하면 되네? 그럼 7만 2,000마디지? 그럼 꽃송이는 57만 송이. 그중에 1/3을 솎아내야 한다고 치자고. 정확한 숫자는 알아서 계산해봐. 나도 몰라. 그냥 아무거나 따면 되는 건지 골라서 따는 건지. 넌 아니? 귀농 교육기관에서 가르쳐주디?
꽃 땄어? 이제 수정시켜야지. 니가 꽃 수십만 송이를 수술 암술 옮겨 다니면서 일일이 수정시켜줄 거야? 벌 사서 써야지. 한 동에 4만 원씩 16만 원. 수정 다 했네 이제. 와, 열매 맺혔어! 신기해. 너무 이뻐 내 새끼들. 자 이제 따야지. 그럼 니가 솎아낸 57만 꽃송이 중에 1/3 솎아냈다 치면 대략 40만 개 열렸네요? 근데 이거 한 번 따고 끝? 아니죠. 세 마디라고 했지? 위의 과정을 세 번 반복. 왜? 마디마다 꽃 피는 시기가 다르거든. 한 번에 쑥 자라서 한 번에 쑥 꽃피는 거 아니잖아.
40만 개 한 번에 하는 것처럼 말했지만 일이 실제로 그렇게 쉽나. 꽃이 세 번에 걸쳐 피니까 열매도 세 번에 걸쳐 따겠지? 수확 시기가 일주일에 한 바퀴씩 온다 치자. 와, 신난다. 근데 따서 어디다 납품할 거야? ×플러스? ×마트? 너 농약 쳤잖아. 공판장 가야지.
종원: 농약 쳤으면 홈×러스, 이×트에서 안 받아줘?
용헌: 무조건 최소 무농약. 피도 눈물도 없는 새끼들이라 농약 한 방울만 나와도 바로 빠꾸야. 어, 너 무농약으로 했다고? 근데 빠꾸 먹었어? 아 그거 옆 논 세 마지기하는 김씨 아저씨가 논에 농약 뿌린 거 바람 타고 니네 하우스로 들어갔어. 그게 검출돼 버렸네. 어거지 같아? 실제로 흔히 있는 일이야. 그러니까 잔말 말고 공판장 가자.
자 그럼 딸기 40만 개 세 번에 걸쳐 따니까 한 바퀴에 13만 개 땄네? 혼자 따려고? 또 할머니 모셔야지… 할머니들이 위의 알고리즘으로 하루에 한 동씩 끝내실까? 이게 누굴 죽이려고. 한 분 더 모시고 너도 같이해야지. 그래야 하루 1동씩 나흘에 1바퀴가 끝나.
그러면 가격이 어떻게 된다? 3키로 박스에 작년에 4만 원 받았는데 2만 원이라네? 공판장 출하에 트럭 이용료 하차료 빼면 값이 끝도 없이 떨어져 나가는데? 근데 할머니들 허리 아프시대. 다음 주부터 못 나오신다네? 아직 26만 개 2주 동안 더 따야 하는데? 그럼 누가 죽어 나간다?
종원: 그렇게 해서 원금 회복 안 돼?
용헌: 3년 정도는 거치 기간이라서 이자만 갚으면 돼. 이야, 안심이야! 아직 안 갚아도 돼! 딸기값으로 인건비 생활비 겨우 아슬아슬하게 뽑았지만 괜찮아, 아직 겨울이 있어! 승산 있어! 근데 보일러 설치해야 하네… 석유보일러만 때면 될 것 같아? 전기보일러 석유보일러 다 때야 돼.
생각해봐. 너희 집 32평 아파트 데우는 기름값에도 벌벌벌 떠는데, 800평 땅에 석유보일러 땐다? 그것도 24시간 내내? 딸기는 따뜻하게 재배해야 되는데, 아무리 농가용 기름이 싸다고 해도 1도, 2도에 백만 원 단위로 돈이 오 고가. 너 그거 감당할 수 있냐?
자, 어떻게 감당했다고 하자. 근데 할머니들 무릎이 시리시대! 꽃도 니가 다 솎고 열매도 니가 다 따! 그래서 팔았는데, 어? 특급으로 나와서 3키로에 3만 원은 받을 줄 알았는데 2만 원이래. 왜? 왜긴 왜야! 여름에 지었던 농가들 다 너처럼 포기 안 했거든!
어 근데 생각해봐. 딸기 한 덩이에 25그램 잡고 40만 개면 대략 1만kg이니까 수확량이 무려 10톤이야? 돈은 많이 받네. 짭짤해요잉? 그 짭짤한 수익을 상환할 지원금과 시설유지비가 입 쩍 벌리고 기다리고 있는 거지. 참. 나 상자값 일부러 안 셌다? 포장용 종이 상자 하나에 2,000원대인 것만 기억해둬.
근데 너 집 있어? 지을 건 아니지? 하우스 안에 6평짜리 생활공간은 만들 수 있어. 법적으로, 근데 거기 샤워시설 갖춰놓고 살 거야? 언제까지? 화장실도 못 짓는다 거기? 세 들어야지. 근데 누가 세 내준대, 복덕방 김 영감님이 기다려보라는 게 여섯 달 전이야. 방이 안 났대. 저 집 2층에 사는 사람 세 번은 바뀐 거 같은데 방이 안 났다네.
종원: 그래서 왜 하지 말라는 거야?
용헌: 안 반겨. 돈은 많이 들고, 노동량은 압도적으로 많고, 무엇보다 지역 원주민들하고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너무 높아. 너처럼 귀농 뛰어들었다 1-2년 사이에 싹 말아먹고 도망치는 사람들이 허다하거든. 사정이 조금 나아져서 귀농한다고 하면 환영하는 분위기로 전환은 되고 있지만, 완전히 나아지려면 시간이 더 있어야 돼. 노하우 얻으려면 얻을 수 있지. 교육과정에서 연을 맺을 길이 많으니까, 선배 귀농인들도 너처럼 젊은 사람이 온다고 하면 기꺼이 도와주실 거고, 그런 분들 도움받아서 배우면 돼.
근데 너 실수 안 할 자신 있어? 평생 스마트폰으로 미니 팜이나 키우던 새끼들이 교육 두 달 펜 끄적이며 배운 걸로 할 수 있을 거 같냐? 니가 인턴제로 농가에서 먹고 자면서 농사법 배운다고 해도 그 농가에 있는 시설, 장비, 도구들의 스펙을 니 농장에, 1년 차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넌 그 장비들 쓰면서 배웠는데? 절대 아니지. 그 사람들도 몇 년씩 걸려서 그런 스펙을 갖춘 거라고.
농사 만만한 거 아냐. 쉽게 할 수가 없어, 진짜 그래. 나처럼 운 좋은 새끼 아니면 힘들어. 게다가 실수 한 번 하면 망해. 이건 나도 마찬가지라고. 양액 비율 잘못 맞추거나, 물 줄 시기, 곁가지 제거, 꽃 수정, 성장 억제시기를 조금만 삐끗해도 진짜 그 해 수확할 게 없어져버려. 양액재배라고 있거든. 시설을 만들어 이건. 물로 키워. 영양액으로. 뿌리 담가서.
이게 수확량 많이 나오고 손도 많이 안 가고 돈도 더럽게 많이 들어. 최소 시스템 제대로 갖추는 데 1억에서 2억이야. 설령 지원 사업이 있다고 해도 쉽게 손대긴 힘들지. 그리고 이건 말 안 했는데, ‘5,000원 줄 테니까 동네 슈퍼 가서 트랙터하고 트랙터 뒤에 애드온처럼 달아서 밭 가는 거 사 오고 4,800원 남겨와’ 이런 게 가능할 것 같아? 아니지, 트랙터만 해도 1,000만 원대인데.
과수? 사과나 배 키우려고? 과수는 괜찮아, 좋지. 그래. 근데 심고 3-4년 기다려야 되는데? 그동안 나무껍질 벗겨 먹고 살려고? 특용작물? 버섯? 버섯 특용작물 시설비용이 얼만 줄은 아냐? 하우스 사서 땅에 심으려고? 버섯을 땅에 심냐? 통나무 자른 걸 수십, 수백 개 사서 해야지. 하다못해 가짜 나무라도 사서 그거로 키워야 해. 그게 시설비용에 쁘라스알파. 장류 가공? 된장 고추장 간장 막장? 이런 젠장, 너 장독 큰 거 하나에 수백만 원인 건 알고 하는 소리지?
이러다 보니 제일 만만한 게 시설 하우스고 제일 만만한 게 지역 특산 시설 과채류야. 내년에 귀농자 10만 명 예상이다? 그 사람들이 다 뭐 할 거 같아? 조막만 한 밭 한 뙈기에 콩 심은 다음 한 달에 50만 원씩 벌면서 ‘어휴, 콩 심으면 콩 나고 팥 심으면 팥 나지’ 이럴 거 같냐? 다 시설재배야. 그 10만 명 중에 최소 5만 명은 시설 하우스로 간다고. 그 사람들이 다 너랑 똑같은 작물 심고, 다 니 경쟁 선상의 작물 키워 팔고, 다 너보다 독했으면 독했지 덜하진 않은 사람들이야. 왜? 너보다 자금력 좋지, 지원은 덜 받더라도 충분히 재산이 뒤에서 받쳐주지. 대개는 아내, 남편이 있으니까 재배할 수 있는 면적 수도 넓어. 농담 같아? 사람 한 명이 있고 없고가 얼마나 큰 차이인 줄 알아?
그리고 사회생활로 인한 판로 개척, 지인을 통한 직판이라든가 하는 대체판매가 충분히 가능한 게 지금 어른들이거든. 너처럼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르고 아는 새끼라곤 담뱃값 없어서 쩔쩔매는 친구들밖에 없는 새끼가, 잘 키워 팔 곳이라고 해봐야 공판장 말고 더 있어? 게다가 넌 테크닉이 없어서 약 없으면 못 키워. 당연한 거지. 누가 약 먹은 작물을 값 얹어서 사가겠어? 공판장 가서 팔아야지. 그리고 공판장에는 너랑 똑같은, 아니면 너보다 훨씬 우월한 사람들 수백 수천 명이 자기 거 던져 놓고 가고 있거든.
내가 하려는 말은 이거야. 귀농 괜찮아. 특히 2030세대는 지원이 X나 빵빵해. 기반만 잘 닦아놓으면 충분히 가능성 있어. 근데 중요한 건, 니가 한 번 실수로 미끄러지면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뚫어야 하는 구멍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다시 올라오기 너무 힘들어. 귀농은 편도 티켓이야. 한두 달 해보고 ‘아,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싶으면 그냥 다 팔아버리고 되돌아올 수도 없다고.
제일 중요한 거? 너 지금 시내 가면 너랑 최소 동갑, 많아야 니랑 다섯 살 프라스마이나스인 새끼들 많지? 끓어 넘치지? 그 새끼들이 거기서 끓어 넘치니까 니가 가려는 데는 사람이 없어. 너처럼 심심하면 날 잡아서 애새끼들이랑 놀러다니던 새끼가, 하루에 1시간 동네버스 터덜터덜 다니는, 차 타고 돌아다니면 띄엄띄엄 눈에 뵈는 사람이라곤 다 니 할아버지 할머니뻘들인 곳에서 지낼 수 있어?
너 내가 아까 마을 ‘청년회장’이 62살이라고 했지? 그거 진짜다? 시내 차 타고 한 시간 거리. 참 너 면허는 있냐? 차는? 경차 산다고? 귀농한다는 애가 최소 중고 1톤 트럭 한 대는 있어야 숨 쉬고 살지.
나 그냥 공부할게!
이후에도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결론은 결국 젊은이의 귀농이 그렇게 낭만적이고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친구는 다행히 주변에 농사에 밝은 아저씨를 지인으로 두고 곧 퇴직을 앞두신 아버지와 함께 귀농을 준비했기에 무자본 청년 귀농가는 분명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생각하는 ‘귀농’과 현실의 차이에는 무자본 청년 귀농가만큼이나 실망하고 분을 내고 있다는 게 대화를 나누면서 느껴졌다.
이처럼 현대사회에서 소비하는 이미지와 실제 사이의 괴리는 얼마나 가혹한가. 귀농뿐 아니라 소위 트렌드세터라며 추앙받는 유명인들의 상징인 제주도라든지 채식 같은 자연 친화적 행위에서 오는 ‘쿨’함은 우리를 멋지게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우리의 미래가 되어선 안 된다. 현실이 경쟁과 상심으로 들끓고 있다고 해서 우리의 진로가 낭만에 기반 두고 설계되어서는 안 된다. 이미지를 좇고 따라 하는 건 어디까지나 자유지만, 그것을 업으로 선택했을 때 우리는 이미지의 본질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귀농이나 제주도에서의 삶 같은 것이 마치 아름다운 청춘의 표상인 양 이야기하는 이야기꾼들의 이름을 잘 기억하기 바란다. 때가 되어 이미지와 실제 사이의 괴리감을 깨닫게 되는 날, 단언하건대 그들은 우리를 그 배신감으로부터 구원해 주지 않을 테니.
원문: Twenties Timeline / 필자: 신종원
첫댓글 귀농을 돈을벌기위한 목적이라면 선택이 잘못 되였습니다
삶의 질과 가치관 입니다
귀농의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해서 였다면 잘못된 선택 입니다
농사는 산업에서 버림받고 보호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수출 주도 정책속의 농업은 댓가로 수입하는 농산물 때문에 애물단지 거던요
일반 먹거리도 소비자보다 생산자가 많고 외제에 밀려 생산비에 미치지 못합니다
농촌의 선택은 삶의 방향일뿐입니다
공감합니다.
극히 일부는 특수작물등으로 돈벌이목적있겠으나 초등생꼬마를 대동하고 무지갯빛 꿈으로 귀농하는것은 심각히 고려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