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까지 넘어오기까지 긴 여정이었습니다. 애초에 이 여행은 이것 때문에 시작되었어요.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주제를 아무도 모르게 나타나 벽화로 그려 놓고 사라지는 정체불명의 얼굴없는 예술가, 뱅크시를 아시나요?? 그의 작품이 바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아트 스페이스>에 있다기에, 게다가 무료로 볼 수 있다기에 이것부터 겨우 예약성공하면서 이번 연휴여행이 기획되었습니다. 다행히 딸래미도 뱅크시를 알더라구요. 이걸 진짜 보러간다는 것에 잔뜩 기대한 딸은 실제로 이 그림을 볼 때 아주 긴장했습니다.
와 정말 잘려있구나!!!! 아래의 <풍선과 소녀>그림은 낙찰받는 순간 위 그림처럼 파쇄되어 경매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습니다. 파쇄까지가 자본주의로 뒤덮힌 미술에 대한 반란을 표현한 의도된 작품입니다. 이를 통해 <사랑은 쓰레기통에>란 이름이 붙여집니다.
이 후 이 그림은 < 풍선없는 소녀>이란 이름으로 다시 정해졌고 그림값이 18배가 뛰는 아이러니함을 남깁니다. 작가는 성공한 걸까요, 실패한 걸까요?
제가 가장 오래 머무른 그림은 <사랑은 공중에>입니다. 그의 반전(反戰)을 표현하는 그림들은 큰 울림을 줍니다. 특히 시위현장에서 손에 화염병 대신에 꽃다발을 던지는 이 그림을 보면 반대편에서 얼떨결에 받게되는 상대방의 모습도 상상됩니다. 시위, 전쟁,평화에 큰 고민이나 생각없이 살아 온 제가 오랫동안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전 예술의 힘을 그 때 느낍니다.
비어있는 벽, 어느 문짝, 드럼통뚜껑, 나무판넬 등 어디든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뱅크시입니다. 실제 벽에 그린 그림들도 한번 찾아서 봐주세요. 정말 멋져요. 최근에는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의 폐허속에서 남긴 벽화들도 있답니다.
저 묶여 있는 개는 뱅크시스럽지않죠?? 그는 작품속에 여러 화가들을 오마주합니다. <키스 해링> 역시 그가 좋아하는 작가래요.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는 키스해링 작품도 함께 기획되었습니다. 이름은 모르더라도 그의 그림 속 사람의 형상은 한번쯤 보셨을거에요.
단순한 선, 대충 채워진 색, 흘러내리면 흐르는 대로 두는 자연스러움때문인지 그의 유명한 그림보다 아래 그림이 전 제일 좋았어요. 의미는ㅋ잘 몰라요ㅋ
딸래미는 키스해링 그림책을 보면서 그가 일본에만 왔다갔다고 대한민국에 오면 꼭 만나러가봐야지 하며 즐겁게 읽다가 마지막에 그가 31세로 이미 죽은 사람이란걸 알고 아주 속상해했습니다. 이 속상함으로 인해 아이의 기억에 더 오래 남을 사람이 되겠죠?
그래피티를 통해 대중의 눈앞에 예술을 가져다준 키스 해링과 뱅크시라는 두 작가의 연결이 자연스러운 전시였습니다.
첫댓글 ♡엄마와 ♡딸은 참 행복하겠어요.^^
미술관관람은 넘 힘든데 자세히 설명하니 좋으네요.
재미있는 그림이 많네요
김해 윤슬미술관에도
10월 28일까지 국제미술제 한다니까
한번 둘러봐야 겠어요^^
오~~ 대단한 볼거리네요!
31세에 돌아가시다니 ..
그래서 더 인상적 이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