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제임스
갑자기 무슨 양넘 이름을 꺼내고 내 친구라 하니 의아해할 지도 모르겠다.
그는 이십여 년 전 주문진에서 알게 되어 오늘날 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는 럿셀이란 사람의 친구다.
럿셀은 Russel Josey이고, 제임스는 James Fahay가 본명이다. 둘다 케나다 사람이고, 럿셀은 케나다 동부 끝 헬리팩스가 고향이고 제임스는 서쪽 록키마운틴변이 고향이며
켈거리에 살고있고, 러셀은 원주에 산다.
둘 다 미남형이고 장대하여 키가 190m쯤 되고, 제임스의 경우는 몸무게가 130kg은 상회할 것이다. 럿셀의 영어는 사투리가 심하고 어법에도 맞지 않아서 소통에 짜증이 날 때도 많지만, 제임스는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고 유머가 아주 풍부하다. 돼지고기와 두부를 넣은 김치찌개를 아주 좋아하는데, 조선사람의 3배는 먹는다.
아랍의 오만에 가서 수 년간 강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돼지고기가 없는 그 동네가 싫어서 한국으로 다시 왔고, 며칠 전 케나다에서 왔다가 갔는데, 그 김치찌개가 먹고 싶고 내가 보고 싶어서 돌아왔노라 했다. 켈거리에도 한국 식당이 있어서, 거기에서도 김치찌개를 시켜서 먹어보지만, 거기서는 본토의 맛을 도저히 느낄 수가 없었다고 하면서, Fuck it! Fuck it!을 연발하곤 했다. 양넘들이 젤로 잘 쓰는 욕지거리다.
그 친구는 술이 세지는 않으나 좋아하는데, 아주 오래 마시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천국이라 부르니, 좋아하는 안주가 있고 자정이 넘어도 술집에서 쫓아내지 않으니 이런 천국이 없다면서 케나다를 지옥(Fuck it!)이라 부른다. 500cc생맥주 한 잔을 30분 이상 마시기도 한다.
그와 짧게는 3~4시간, 길게는 너댓 시간을 마시다보면 난 소주 몇 병을 마시고 취해 있곤 하지만, 그와의 토론은 끝이 없다. 사회, 문명, 역사, 철학, 시사 등등. 그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동양사상과 철학에 관한 것이다.
물론 둘 다 영어로 얘기하지만, 아무래도 난 네이티브 스피커(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술이 취하면 단어의 선택에 애를 먹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자국어이므로 서로 잘 이해하고 넘어간다.
그래서 그는 부산 고신대에서 강의를 할 때나, 오만(Oman)에서 강의를 할 때, 그리고 지금 케나다에서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강의 시간에 내 말을 많이 인용한다고 했다.
“이순복이 이렇게 말하더라.! @#$.*‘, ”이순복이 이렇게 말하더라!@@##“ 하는 식이다.
‘Leesoonbok said like this.!@##’, ‘Lee soon bok told me....’하는 식으로 떠드니 그 학생들에게는 내가 아주 유명하고 글로벌한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그렇게 술자리로 어울리던 사이였는데, 그는 나에게 이렇게만 하고 헤어지는 것은 너무 의미가 없고, 지나가는 이야깃거리로만 끝나는 것이 너무 아쉬우니 나의 평소 이야기를 써서 (write down) 자기의 이 메일로 보내주면 잘 번역하고 편집하여 영어로 책을 내어주겠다고 몇 차례에 걸쳐서 제안을 하여왔다. 나도 동의했다.
그리하여 일 년 쯤 뒤 자료가 모아지면 케나다에서 책을 영어로 내어볼까 한다.
하여, 앞으로 풍우회사이트에 올리는 글이 이제는 정치색은 띄지 않고 한의학이나 약학, 식물학, 동양학등에 관한 글들이 올라올 것이니, 친구들은 생경해 하지 말고 새로운 지식으로 습득해 주시길 바라네.
그리고 이런 글들은, 여하한 책이나 인터넷 검색에서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40년 한방 경험이나, 독학으로 이룩한 천착(穿鑿)의 결과물일 것임을 밝히네.
많은 격려와 편달(鞭撻)을 바라네.
戊戌 芒種 무렵
아롱사태 수육으로 안주(按酒)하며
豊江
첫댓글 내친구는 조지 브러더스(좃이 부러진놈)인데 순복이 자네 친구는 제임스구나~~ 반가운 말씀이로세~~ 무궁무진한 지식을 그냥 묻히게 하여서는 안되지. 제임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네.
귀한 정보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독할테니 계속 올려 주시게! 아롱사태 수육으로도 소주를 마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