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전고투란 이런 것일게다.
매실액기스를 분리하고 남은 매실알갱이들을
꼬장에 박어? 된장에 박어? 재고 또 재다가
에라~~ 그거 먹을 사람 없다.
몽땅 씨를 발라내어 베개속을 만들기로 결정.
헌데 그 씨 발라내는 작업이 보통이 넘어.
물에 불려 씨를 발라내기는 더디고
나중에 벌레도 생긴다하고~ ㅠㅠ
해서 가마솥에 몽땅 쳐넣어 삶아 푹푹 고아버렸다나...
뜨거운 한낮 아궁이 앞에 앉아 불 쳐때는 꼬라지라니~ ㅠㅠ
서늘한 아침저녁으론 들일을 해야하니
천상 매실 일거리는 낮에 쉴때 해야한단 말씀.
아구 뜨거라.. 어여 할라꼬 장작을 쳐넣었더니 꾸여죽겠다.
한참 쳐넣고 때다가 푹 무르라고 걍 냅뒀다. 하룻저녁.
그렇게 세 번을 했더니 아이구야... 삭신이야...
먼넘의 매실이 이케 많냐그래...
푹 고아진??? 매실알갱이들을 고무통에 들이붓고 식혀
장갑낀 손으로 푹푹 주물러댔다.
하다 안 되어 양파망에 쳐넣고 주무르기~
또 하다 안 되어 발로 밟기~ ㅎㅎㅎ
별 방법을 다 써가며 씨를 발라내다.
껍데기 나온 것들을 그냥 밭고랑에 내버리기가 아까워~
소여물통에 갖다 부어줬더니 싹 먹고 없대????
덕분에 손이 퉁퉁 붏었다.
잠방에 매실씨앗들을 좌악 널어놓고 나이 속이 다 개운한거...
이거 보통일이 아니더라구...
벌들이 단냄새 맡고 날라와 덤비는 통에 애묵어~
날파리들도 성화를 대~
씨앗 뾰족한 부분은 자꾸 손을 찔러대~
고집불통 껍질은 안 벗겨지고 난리야~
앞으론 아예 하룻밤 푸욱~~ 고아서
껍질을 몽땅 흐물흐물 죽으로 만들어버려야겠어.
그래야 일이 수월하지.
베개속 만들라고 시작한 일이 거창하게 되어 이틀간 애묵었다.
이제 햇살만 좋으면 금방 마르겠는데...
구름이 끼네...
이러면 날파리들 자꾸 꼬일텐데...
요즘 산골마을엔 차나락베기가 들어갔다.
저어기 남녘에선 벌써 다 베고 들이 텅텅 비어가던데
이곳은 아무래도 기온차가 있어 그런지. 한 보름여~ 늦다.
빨리 베어 돈 만들려는 사람들만 일찌감치 벤단다.
오늘 식전에 들깨 낫으로 다 베어넘겨놓았다.
어젯밤 비가 와서 축축하더라고.
들깨도 그렇고 참깨도 그렇고~ 해가 있을때 베면 절대 안 된다.
깨알이 톡톡 다 뛰나가서 말장 헛일 되거든.
이슬이 촉촉할때나 비가 왔을때나 그럴때 만져야 한다.
오늘 밭에 군데군데 베어놓았으니 한 며칠 잎이 마르걸랑 가져다 타작하면 된다.
뒷골밭 메밀도 벌써 드러누우려고 하고~
콩잎도 누렇게 잎이 변해간다.
들녘은 노랗게 변하고 산은 벌겋게 변해간다.
올해 사과 배추 무 풍년이란다.
값이 서서히 폭락하여 장래성이 없다고 보는 농사꾼들은 갈아엎는단다.
작년 배추금이 금값이어서 올해 많이 심었을꺼다.
하지만 올해 날씨가 배추농사에는 너무 기막힐 정도로 좋아서
어쨌건 심어놓은 배추들은 다 살아붙어 알이 차니 값이 떨어질 밖에~
작년 시세가 좋았다고 올해도 좋으란 법 없는데...
올해 사과도 일조량이 좋아 값이 별로 안 좋단다.
벌써부터 울상들이다.
세상에 다른 건 다 올라도 농산물은 거꾸로 떨어지니~
이래서 살겠나 말이지...
오일장 다녀오는 완행버스안에서 들리는 소리들이 모두 서글픈 한탄들 뿐이다.
그래도 오늘도 들에 나가서 일을 해야한다.
일 안 하면 한해 굶어야 하니까.
첫댓글 아이구.. 액기스한 걸... 배개 만드실꺼먼 큰 놈만 따로 골라 고무망치로 미리 씨와 육질을 분리하는게 좋은디요.. 욕 보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