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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간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국토순례
실시 여부를 고심하다가 안보순례로 방향을 전환하고 2003. 10. 16
(목) - 17(금)까지 휴전선 155마일의 시점(始點)이 되는 서부전선
오두산 통일전망대로부터 철의 삼각지의 한축을 이루는 철원의 백마
고지 전적기념관 참관을 포함하여 1박 2일의 안보순례를 시행하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진흥회 회보지의 첫머리를 장식한다.오전 9시 정각. 유난히도 화창한 가을하늘 아래 2대의 코오롱 36
인승 관광버스는 정겨운 선후배 동료 내외분을 모시고 곧게 뻗은 자
유로를 따라 북녘으로의 여정에 오른다.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를 통해 가을은 시작되고, 10월이면 산
전체가 붉게 물드는 단풍의 계절, 벚꽃은 남쪽 섬마을로 부터 북상
해 오지만, 단풍은 북쪽에서 그리고 높은 산으로부터 오며 가을의
냉기를 동반한다.중부일원 한 낮의 기온편차는 8-19도로 쾌적한 편이며 여행하기에
아주 알맞은 날씨이다. 누가 말했던가? 인생은 여행이고 여행은
인생이라고, 여행은 새로운 체험의 보고이며 아름다운 추억의 산실
이다.한평생 국토건설에 땀 흘려온 건설의 역군들, 이제 70고령으로 반
백의 흰머리를 날리며 버스 등받이에 편안히 기대앉은 선배님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지나온 시절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
친다.서울을 출발한지 45분여, 우리가 맨처음 찾아간 곳은 오두산 통일
전망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68번지에 위치한 통일전망대
는 한강과 임진강이 서로 만나는 서부전선 오두산(삼국시대 관미성)
에 세워저 있으며 지상 5층, 지하 1층의 석조건물로 1992년 9월 8일
개관 되었다.해발 140m 높이에 자리잡은 원형 전망실에는 확트인 북측지역이 한
눈에 들어오며 시청각 TV를 통하여 상냥한 여자 아나운서의 현황설명
이 계속된다.
평화통일 염원하에 민족분단의 실상을 이해 시키고 통일 의지를 고
양하며, 통일교육의 체험적 도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하며 휴전선
비무장지대의 폭이 가장 짧아 북측지역과의 직선거리가 460m로 손안
에 잡힐 듯이 가깝다.북한주민의 농사짓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으며 이북주민의 생활상
을 알아 볼수 있도록 주민이 사용하는 의류, 교과서, 생필품등이 전
시된 북한관 전시장이 마련되어 있다. 한편 이산가족들이 추석과
설날등 명절을 맞아 조상을 추모하는 망배단(望拜壇), 그리고 지름
2m, 무게600kg의 거대한 통일기념북이 설치되어 있으며 매년 100만명
의 내외국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통일전망대 관람을 마친 일행은 차머리를 북동쪽으로 돌리고, 차창
밖을 통하여 신선한 들녘의 향기를 맡는다. 너른 파주평야 황금 들
판에서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며 풍족함 속에서 한결 여유로운 고향
의 모습으로 가을은 다가온다.오전 11시 5분. 파주시 문산읍 사목리 127번지에 위치한 황희
(黃喜)정승의 사당인 방촌영당( 村影堂)을 찾는다. 황희정승은
1363년(고려 공민왕 12년)-1452년(이조 문종 2년)까지 고려말과
조선조 초기에 이르는 대표적인 정승이자 청백리로서 6조의 판서를
모두 역임하는등 세종조에는 18년간을 국정최고 책임자인 영의정으
로 재임, 조선왕조를 통하여 가장 명망있는 재상으로 칭송 되었다.경기도 기념물 제 29호인 황희정승 영당은 후손들이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방촌영당 이라고 한다. 權赫昌 본회 회원
(건설교통저널 사장)과 安德洙 회원(진흥회 총무국장)의 부인되신
황의순, 황청자 두분 여사께서는 선대 조상이신 황희정승 영정 제단
에 촛불을 켜고 제례를 드린다. 착한 후손들 두심을 경하 드립니다.곧이어 일행은 인근 낮으막한 언덕위에 아담하게 세워진 반구정(伴
鷗亭)을 오른다. 황희정승께서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와 벗하며
노후를 보낸곳이라 한다.오전 11시 30분. 이웃해 있는 장어구이 전문점, 반구정 "나루터
집"에서 오찬의 시간을 갖는다. 아침 일찍이 서둘러 집을 나서는
바람에 아침 식사를 거른터, 오찬의 시간을 앞당긴다.즐거운 오찬을 마친 시각은 12시 30분. 곳이어 가까운 임진각 주차
장에 도착하니 코오롱 관광 안내자는 헌병초소 검문에 앞서 모두의
주민등록증을 회수한다. 민간출입 통제구역을 출입하기 때문에 출입
자 명단과 함께 제출하는 것이라 한다. 남북이 대치하는 최일선 접
적지역임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오후 1시 30분경. 판문점과 9km거리에 있는 통일대교를 건너 개성
공단까지 새로 개통된 경의선 국도를 타고 경의선 최북단 역인 도라
산역에 도착한다. 도라산을 우측으로 보고, 너른 들판에 자리잡은
도라산역은 파주시 장단면 노상리 55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역사(驛舍)이다.도라산역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서 700여m 떨어진 역으로 2002
년 2월 20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방문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끈
그리고 남북화해의 미완성 역이기도 하며 그해 설날에는 철도운행이
중단된지 52년만에 임진강을 가로질러 통과하는 망배열차가 운행된
뜻 깊은 역으로 서울에서 하루 3편의 관광열차가 제3땅굴 관광과
연계하여 운행하고 있다.오후 2시 10분. 구불구불한 구절양장의 도라산 산허리를 돌아
도라산 전망대에 오른다. 전망대 입구에는 <분단의 끝/통일의
시작>이라는 현판이 눈길을 끈다. 전망대 상황실로 안내되어 안내
사병으로 부터 현황을 청취 받는다.도라산 전망대는 송악산 OP 폐지에 따라 대체 신설 되었으며 서부
전선 남측의 최북단 전망대로서 12km 거리의 개성 송악산이 멀리
보이고 김일성 동상, 개성시 변두리 송악골 협동농장등을 망원경을
통해 바라볼 수 있으며 오른편 2시 방향으로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북 각 2km거리내 비무장지대 북측에는 북한 "기장마을" 입구에
인공기가, 남측 "대성마을" 중앙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어 남북
대치상황을 실감나게 한다.대성마을은 "자유의마을"로도 불려지며 43세대, 224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헌법의 영역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병역과 납세의
의무가 면제된 특수 지역이다.여기서 우리는 잠시 도라산(都羅山)에 얽힌 재미있는 유래를 살펴
보기로 하자. 사천강이 흐르는 벌판 가운데 우뚝 솟은 도라산은
해발 156m로 경관이 아름다워 예로부터 명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
다. 후삼국시대에 신라가 경순왕 10년(879년)에 고려에 패망하자
경순왕은 멀리 송도를 찾아와 항복하였으며 이때 고려 태조 왕건은
자신의 딸인 낙랑공주(樂浪公主)를 주어 부마로 삼았다.그후 낙랑공주는 비운을 맞게된 경순왕의 우울한 마음을 달래
주기 위해 도라산 중턱에 암자를 짓고 머물게 하였는데 이곳을
영수암(英守菴)이라 하며 왕은 조석으로 이 산마루에 올라 신라의
도읍을 사모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하여 도라산(都羅山)이라고 전해
지고 있다.도라산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살펴본 북녘의 산하는 하나같이
나무 한 포기 볼 수 없는 민둥산의 연속이다. 땔감으로 모두 베어
버린 탓이라 한다. 이렇게 황폐화된 북녘의 산야를 실제 눈으로
확인하면서 서글픈 감회에 젖는다. 저 산들이 푸르러 지려면 30-40
년의 세월이 지나가야 할터인데.........한여름 장마철만 되면 여과되지 않고 밀려 내려오는 토사가 임진강
으로 흘러들어 하상을 메움으로써 하류측 파주일대는 연례행사로
수재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아 남과북의 협력이
이곳에서도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오후2시 45분. 일행은 통일촌 농산물 직매장을 둘러보게 된다.
민통선 북방지역 마을에 위치한 직판장은 주민 복지 향상을 위하여
건립 되었으며 장단콩/순두부/토속 짙은 산채나물등 각종 농산물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오후 3시 정각. 서부지역 안보순례를 마친 일행은 37호선 국도에
올라 철원으로 이동한다. 구불구불 박석고개를 넘어 파평장마루촌
너른 들판에 다다른다. 이른 아침부터 행사에 참석하느라 피곤함에
지쳦는지? 오찬의 포만한 식곤증 때문인지? 등받이에 기댄체
모두는 달콤한 오수를 즐긴다.차창 밖으로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우리의 산하는 언제 보아도,
어디서 보아도 아름답다. 주변의 산들은 아직도 짙은 녹색으로
치장되어 단풍을 볼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우나 10여일 후면 본격
적인 단풍으로 물들 것 같다.전곡에서 포천방면으로 직진한 관광버스는 오후 4시. 서울에서
철원으로 이어지는 신장3거리 광명휴계소에 다다른다. 잠시 차에서
내려 휴식후 곧바로 국도 47호선의 2차선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방향
을 바꾼다. 가로에는 2003년 10월 19일 "포천시 승격"이라는 경축
현수막이 나부낀다.해는 서서히 서산마루에 걸쳐 낙조를 드리우며, 오후 5시 15분
일행은 한탄강을 가로질러 신철원에서 그리 멀지않은 오늘의 숙박지
인 철원온천관광호텔에 여장을 푼다.호텔지하에 있는 유명한 화산온천에서 게루마늄 온천욕으로 하루에
피로를 풀고, 오늘의 만찬장소인 구내식당 "내당" 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식단은 버섯전골로 구미가 당긴다. 얼싸! 좋을시고!
崔同燮 회장 께서는 "남은 인생 함께 즐기시라"는 뜻에서 <餘生>
하시며 건배를 제의 하시고 일행은 <同樂>으로 화답하면서 만찬장의
기분은 고조되고 화기로운 시간이 흐르면서 이렇게 첫날의 여정은
마무리 된다.-다음호에 계속-
첫댓글 의미있는 여행.김삿갓 축하하오.
지산! 여생동락 합시다
다음 호가 기대되는 맛갈 스런 기행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