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죽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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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海垣, 이경국)
여느날과 같이 새벽에 잠이 깨이다.
태풍은 지나가고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만 들린다.
카톡이 와 있다. 오랜기간 병상에 있던 시인 다윤님이 하늘 나라로 갔다는 그녀 어머니의 메시지다.
매일 병상에 있는 다윤이를 위로하기 위하여 글을 전하여 왔다. 통화를 한지는 좀 되었다.
병환이 깊어서 도저히 힘든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상하게 빙의(憑依)가 들린 듯 다윤이가 마음속에 자리를 잡게 되었던 것이다.
부처님께 메달려서 가피력으로 다윤이를 살려 달라고 애원하듯 功을 들였다. 다윤이 부모님은
인텔리로 병원도 여러곳을 옮기면서 안간힘을 쓰셨지만 이미 처음부터 늦은 병환이었다.
필자가 알기에도 중대병원, 서울대병원, 요양병원, 적십자병원,
마지막 원자력 병원 등으로 부모님께서는 알토란같은 딸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셨던 것이다.
다윤이는 병원가기를 극히 싫어하는 성미다. 어쩌면 나와 같은지 동병상련이라서 마음이 가까워진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정기건강검진도 죽지 못해 받는다. 다윤이도 그랬다.
지난해 첫눈이 오는 날 택시를 타려다가 미끄러져 발목을 다쳐서 입원을 했는데 한달가량 걸린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날 폐에 암세포가 여러군데 전이 되었다는 청천병력 같은 메시시를 보내왔다.
문학지를 꼭 두권씩 보내주던 다윤이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다.
다윤이는 잡지사 홍보국장으로 활약하였다. 자신의 시를 싣고 필자의 에세이를 게재도 했다.
다음호에는 두편의 에세이를 보내 두었는데 그것은 다윤이가 볼 수 없게 되었다. 다윤이의 詩도 실리어 졌으면 좋겠다. 이름앞의 故字는 문학인에게 슬픔을 연겨줄 테지만.....
그녀는 詩作활동도 많이 하였지만 도서출판 <다경(茶 京)>을 차리어 '현인문학지' 등 양질의 도서를 출간해 왔다. 모든 것을 남겨둔 채 그만 먼 천상으로 훌쩍 떠나 버리고 말았으니.....
'다경'은 다윤이 '다'에 경국의 '경'이라 하면서 웃었는데 이제는 과거속으로 묻히어 버리고 말게 되었다.
다윤이는 병석에서도 한번도 아프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냥 아플때는 힘이 들어 '팬타민' (모르핀)을 두번이나 맞았다고만 했다. 배려심이 대단했다.
이제는 볼수도 카톡의 글을 전할 수도 없다. 그녀의 카톡은 가장 아래에 고정시켜 두고서 어쩌다 윤이가 생각나면 병상에서 주고 받은 글을 읽어 볼 생각이다.
윤! 부디 좋은데 가시어 아픔없는 나날이 되길 오빠는 합장하고 있어.
슬픔이 사방에서 엄습해 오는데
어머니의 심정은 어떠하실지 조문가서 위로해 드리고 싶다
인생역정의 오메가는 죽음이라고 하지만 너무나 슬픔을 남기고 떠난 시인 다윤님이다. 병석에서 오빠로 친구로 때론 연인으로 글을 전했는데 다윤이도 방편(方便) 인줄 알면서도 어린애 마냥 좋아했다.
아! 이름도 이쁜 박다윤!! 그리고 심혈을 기울렸던 <도서출판 茶京>
윤아가 남긴 흔적은 현인문학인의 가슴에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