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정원
“정원 가꾸고 싶은 동문들, 노하우 전해드려요”
서울대총동창신문 제490호(2019. 01.15)
‘작가의 정원’ 연재 마친 문현주 가든 디자이너
‘반려
식물’ 트렌드에 부응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본지에
작가의 정원을 연재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등 마당이 없는 환경에 살고 있지만 마음은 점점 자연과
가까워지려 한다. 글을 쓴 문현주(농가정74-78) 가든 디자이너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예술가, 소설가들의 정원을 다녀와서 생생한 필치로 자연의
삶을 들려줬다.
문
동문은 서울대에서 조경 부전공 후 독일 슈투트가르트대에서 4년간 조경 공부를 하고 그곳에서 5년간 실무를 익혔다. 귀국 후 조경 설계 등을 했으며 월간 가드닝
편집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8년 끝자락에 경기도 양평 신원리 언덕 2,000여 평에 정원 주택을 짓고 사는 그녀의 집에 방문했다.
연재를
마친 소감을 묻자 문 동문은 “작가, 예술가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글을 쓴 것은 아닌지 아쉽다”고
했다. “너무 겁 없이 작가의 정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글을 쓴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큰 공부가 됐습니다.”
최근
신도시 등에 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정원을 가꾸는 수요가 늘고 있다. 가드닝이라는 정원 전문잡지도 꾸준히
발간되고 있다. 문 동문은 양재동 남부조경단지에서 나무를 주로 구입하는데 그곳에서 변화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교목, 관목만 갖다 놓다가 요즘 단연초, 구근류 등도 팔더라고요. 교목도 주로 묘목이었는데 큰 나무도 팔더군요. 일반인들이 자주 오니까
거기에 맞춰 갖다 놓고 있어요.”
이력에서
알 수 있듯 문 동문은 오랫동안 조경설계를 해왔다. 조경은 정원과는 다르다. 조경이 공공을 위한 장소라면 정원은 개인이 꾸미는 장소다. 조경에서
수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이라면 정원에서는 70이다. 조경업에서 손을 떼고 정원 공부를 본격적으로 한 것이 2009년경. 현재 사는 양평으로 들어오면서부터다. 나무 공부를 제대로 하기 위해
모든 정원수를 스무 주씩 사다 심었다. 월간 가드닝과 인연을 맺으면서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의 주택정원도 직접 방문해 공부했다. 공간 설계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금방 익힐 수 있었다. 그렇게
낸 가드닝 책만 네 권. 대학에서 가드닝을 강의하고 지금은 집에서 가드닝 스쿨을 열어 노하우를 전수한다.
문
동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소나무 등 상록수보다는 낙엽수를 좋아해 자작나무, 벚나무
등을 주로 심고 봄에 꽃이 예쁜 개나리, 진달래 등의 관목과 풀꽃 등을 많이 가꾼다고 했다. 문득 나무 가격이 궁금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3미터 높이의 자작나무 값을 물었다.
“저
정도의 자작나무는 4만~5만원 정도 해요. 키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른 나무는 저렴한 편이에요. 소나무가 비싼
이유 중에 하나가 성장 속도가 느린 것도 있어요. 유실수는 처음 정원을 하는 분들이 꼭 심고 싶어 하는
나무인데, 관리가 쉽지 않죠. 과일은 벌레들도 좋아하니까요. 대추나무, 감나무, 매실이
그나마 키우기 쉬운 수종이죠.”
문
동문은 새 책 집필을 위해 지난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일본의
유명한 역사정원을 세 곳씩 골라 다녀왔다. 역사가 관점에서 쓴 베르사이유 정원은 많았으나 정원 디자이너의
시각에서 본 베르사이유 정원은 없었다. “지금 열심히 쓰고 있는데 역시 쉽지 않네요. 그래도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쓰고 있어요. 우리 동문들이
완벽하지 않으면 안 하는 경향이 있는데 닥치면 다 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녀의 마지막 당부를 잊지 말자.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