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앤 블랙
허이서
사람에게는 누구나 절벽이 있다
아무리 오르려 해도 자꾸 미끄러지는
자신에게만 보이는 막막한 블루
모진 마음줄 붙들고 올랐다 하면
또 다른 모습으로 사방에 세워져
어쩌면 평생
그 누구도 허물 수 없는 블랙
마지막 순간까지 견디며
자신 보다 더 외롭게 울고 있을
사람에게는 누구나 절벽이 있다
--애지사화집 김선옥 외 {꽃밥}에서
중국의 세계적인 명산 옌당산雁盪山에는 까마득한 절벽으로부터 까마득한 절벽으로 건나가는 외줄타기의 명인들이 살고 있다. 옛날에는 그 험한 절벽에 있는 약초를 캐기 위해 절벽을 탔지만, 오늘날에는 그 목숨을 건 삶의 묘기가 관광상품이 된 것이다.
온 천지가 절벽 뿐이고, 절벽은 시시각각 사지를 부들부들 떨게 한다. 점점 숨통을 조여오는 회사, 어린아이들과 저축이 없는 삶, 하루하루 삶의 의욕이 떨어지고 병원과 약에 의존하는 건강,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영원한 타인이 아닌 악마로 존재할 때, 우리는 누구나 삶의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절벽은 가까이에 있고, 희망은 아찔한 현깃증으로만 존재한다.
[블루 앤 블랙]. “아무리 오르려 해도 자꾸만 미끄러지는” “막막한 블루”, “어쩌면 평생/ 그 누구도 허물 수 없는 블랙”----.
이 세상에는 모두가 다같이 멍이 들고, “자신 보다 더 외롭게 울고 있을” 사람들만이 산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나약한 존재는 부처와 예수이다. 그들은 우리 목사와 사제들에게 수천 년 동안 인질로 사로잡혀서 모든 행동의 자유를 다 빼앗기고 죽을 수도 없었다.
[블루 앤 블랙].
AI 시대는 신이 없는 시대다. 모든 교회와 사찰을 다 불태우고 부처와 예수를 잠들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