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보더니 다른 병원 가서 또 하더라" 관계자가 전한 충격 실태
"정형외과·암병원에까지…곳곳에 퍼졌다"
부작용에 눈 못 감는 환자가 '만족 사례' 둔갑
[기자]
"이 병원에서 시술받았더니 이렇게 좋았어요!" 이런 병원 이용 후기, 병원과 계약한 마케팅 업체가 조직적으로 가짜 후기를 올린 사례가 있다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성형외과는 물론 암병원까지 이런 가짜 후기가 다 퍼져있었습니다.
미용 시술로 많이 찾는 성형외과뿐만 아니라, 정형외과, 암병원 등 다른 진료과목 병원으로도 가짜 후기 사례가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JTBC 취재진에 그 실태를 고발한 마케팅 업체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A씨/병원 마케팅 업체 대표 : (마케팅) 팀장급이 다른 병원으로 가거든요. 성형외과에서 매출에 재미를 봤잖아요. 다른 데 가서 이런 후기 작업을 또 한다고. 정형외과도 그렇고 하다못해 암(병원)도 그렇고.]
[앵커]
구체적으로 마케팅 업체가 어떻게 작업을 하는 겁니까?
[기자]
실제로 한 정형외과는 마케팅 업체에 먼저 작업을 해야 할 온라인 카페 목록을 직접 줬다고 합니다. 이렇게 올린 후기가 적발되면 병원들은 모든 책임을 업체에 떠넘기려 하고 이걸 거부하면 다른 계약까지 끊겠다며 이른바 갑질까지 했다는데, 이 내용 들어보시죠.
[A씨/병원 마케팅 업체 대표 : 보건소나 이런 데서 병원으로 뭔가 소명 자료가 날아오잖아요. 그걸 그대로 외주 업체한테 보내요. 우리(병원)는 아무 것도 몰랐다. 얘네(업체)가 의논 없이 이런 거 썼다. 그렇게 쓰라고 시켜요.]
가짜 성형외과 후기를 써주는 업체들은 확실히 입소문을 낼 수 있다며, 많게는 천만 원씩 요구합니다. 이런 식으로 가짜 후기를 쓰기 시작하면 수술 부작용으로 눈도 제대로 못 감는 환자가 수술이 잘 돼 만족하는 사례로 둔갑합니다.
[앵커]
홍보 글뿐만 아니라, '여기 병원에서 하니까 부작용 생겼다' 이런 식으로 환자가 직접 올린 비판적인 내용도 마케팅 업체가 대응을 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업체 측은 부작용이 있다는 식의 부정적인 내용의 글은 수시로 확인해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처 지우지 못한 비방글이 있을 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까지 했다고 합니다. 마케팅 업체가 댓글 등을 모니터링을 해서 병원에 보내면 "나쁜 내용은 지우자", "신고 처리하라"고 했다는 게 업체의 주장입니다.
[기자]
의료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을 막는 거잖아요. 이거 근절 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기자]
대한의사협회 측은 "매달 수천 건의 의료광고를 심의, 제재하고 있다"면서도 "시장이 너무 커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앞서 보신 것처럼 병원 전문 마케팅 업체가 유령 계정으로 가짜 후기를 쓰고, 대부분의 병원은 책임이 없다고 빠져나가는 것도 문제입니다. 또 취재 과정에서 병원이 직접 후기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의사가 아예 마케팅 업체도 차려서 대표 겸 의사로 있으면서 조직적으로 병원을 홍보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앵커]
병원과 마케팅 업체의 검은 거래에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