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아빠한테 들었는데 코끼리는 코길이라는 말이 바뀐 것
같다고 그러시더군요.
확실치는 않다고 하셨지만....
누구 아시는 분 있음 좀 알려주세요.....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눌까 했는데
그냥 한번에 쓰기로 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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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알게 된 사람 중에 유학생 언니가 한 명 있었다.
첨에는 성격도 발랄하고 재밌는 거 같아서 좋았는데 차츰 지내면서
짜증스러운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도 나서기를 너무 좋아해서 탈이다.
친구들은 이 언니를 가리켜 짜증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안 듣는데서...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짜증녀가 특히 내 기분을 나쁘게 하는 건
신랑 때문이다.
짜증녀의 영어는 무척 서툴렀다.
근데도 어쩌다가 나와 신랑을 마주치면 목에 핏대를 올리면서
서투른 영어로 신랑에게 한국말을 가르치려 드는 것이었다.
당연히 신랑은 짜증녀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
내 생각엔 울 신랑과 한마디라도 더 해서 자기가 영어 연습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근데 죽어도 그건 아니란다.
울 신랑이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하는 눈치인데 기회가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깝단다.......
난 벙어리냐.............?
Lesson 1
친구들과 모여서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물론 짜증녀도 끼어 있었다......
내용은 어떤 바람둥이에 관한 것이었다.....
신랑: Playboy 가 한국말로 뭐야?
니나: 응, 그건 말이지.....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짜증녀가 가로챈다.....
짜증녀: Playboy is 바람둥이......
신랑: 파람퉁이?
짜증녀: Okay, okay.... Very good...... 바람둥이....
신랑은 헷갈리는 표정이었다.
신랑: 그럼 바람쟁이는 뭐야?
니나: 바람쟁이는 장사할 때....
근데 또 짜증녀가 나선다....
짜증녀: 바람쟁이 is... sales person... but they don't sell... they...
신랑: ??????? .......What?
짜증녀의 영어 실력으로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래도 짜증녀는 포기하지 않는다....
정말 짜증난다......
짜증녀: Yes, that's right..... 바람쟁이 just attracts .....
신랑은 금새 지겨운 표정이 되었다......
친구들은 시끄러워서 비디오 못 보겠다구 툴툴거렸다........
게다가 짜증녀가 하는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짜증녀: You understand now?
신랑: Okay...... I guess......
신랑은 할 수없이 이해한다고 말하더니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_-)
나중에 내가 다시 바람둥이와 바람쟁이의 차이를 설명해 주었지만
신랑은 요즘도 가끔 헷갈린다......
그럴 때마다 이게 다 짜증녀 때문이라고 화도 내면서.....
Lesson 2
만날 때마다 신랑을 붙들고 되지도 않는 영어로 뭔가 가르치려고만
들자 신랑은 짜증녀만 보면 짜증을 내게 되었다......
신랑: 그 여자랑 놀지마.... 피곤해
니나: 놀긴 누가 놀아...... 어쩌다 마주칠까 무서운데.....
신랑: Ugly 한 여자를 뭐라고 불러?
니나: 음...... 못생긴 여자......
신랑: 뭐, 뭐라구? 왜케 길어......?
니나: 너무 힘든가....... 그럼 그냥 호박이라구 그래
신랑: 호우박
니나: Pumpkin 이란 뜻이야
신랑: 한국 호박은 이상하게 생겼어?
니나: 나도 왜 그런지는 몰라..... 그냥 외워.....
신랑: Okay..... 호박, 호박......
신랑: Fat 한 사람을 뭐라고 해?
니나: 뚱뚱해
신랑: 둥둥해.....그럼 엉덩기 키리가 맞어, 아님 엉덩기 둥둥해가 맞어? (-_-)
니나: (무슨 이 따우 질문을....-_-;;) 뚱뚱해가 맞어..... 엉덩기 키리라는 말은 쓰지마
신랑: 싫어.... 쓸거야.... 엉덩기 키리는 멋진 말이야...... (-_-)
신랑: I don't like you 를 뭐라고 해?
니나: 왜 자꾸 그런 것만 물어봐?
신랑: 그냥....
니나: 난 너 싫어해
신랑: 너무 길어.....
니나: 그럼.....그냥 미워!!!? 그래
신랑: 미오!!!!
짜증녀 생각을 하다보니 생각나는 게 순 그런 말뿐인가 보다.... (-_-)
그래도 그 때까진 신랑이 그 말들을 진지하게 외우고 있을 줄은 몰랐다.
Lesson 3
호놀룰루 한인 축제가 열렸다.
여러 한인 단체들이 모여서 운동도 하고 점심도 같이 먹고
경품 추천도 하는 날이다.
신랑을 데리고 점심때가 좀 지나서 나가 보았다.
우선 친구들이 있는 텐트로 갔다.
니나: 점심 남았니?
친구: 글쎄......비빔밥이었는데.....
신랑은 비빔밥이라니까 신나서 폴짝폴짝 친구를 따라갔다.
(신랑은 비빔밥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텐트에 들어서자마자 신랑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여러 명의 남녀가 섞여서 커다란 플라스틱 바가지 같은 데다가
남은 밥을 넣고 무자비하게 퍼먹고 있었던 거다.....
신랑: 뭐, 뭐야..... 저 사람들은.....
신랑 눈에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음식을, 그것도 바가지에 담아
퍼먹고 있는 모습이 큰 충격 이었나보다.
놀란 표정으로 나와 친구에게 속삭인다.
신랑: Those people......돼지 사람...... (-_-)
하여간 배운 단어를 이리 저리 붙이는데 따라갈 자가 없다. (-_-)
친구는 신랑이 한 말이 재밌나 보다....
밥 먹는 사람들에게 소리친다.
친구: 그만 좀 먹으쇼..... 돼지 사람이라고 그러쟎아......
역시 예상했던 데로 사람들은 고개 한번 돌려보는 법 없이 계속
밥만 퍼 먹는다. (-_-)
신랑: 무써와..... 돼지 사람..... (-_-)
사람들이 대충 밥을 다 먹었는지 한 명씩 물러선다.
그 중에 짜증녀도 있을 줄이야.......
짜증녀가 신랑에게 다가온다.....
짜증녀: Am I a pig?
신랑: ..........
짜증녀: Am I a pig?!!!!!!
농담으로 한 말이어서 딴 사람들은 그냥 웃고 있었는데 짜증녀는
괜히 화가 났나보다.
정작 그 말 들었을 땐 돌아보지도 않고 열심히 퍼먹었으면서......
속도 좁구먼.... 짜증나게시리.....
짜증녀의 기세에 잠깐 쫄렸던 신랑이 이내 결심이 섰는지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다 들리도록 크게 외친다.....
신랑: Yes!!!!!! You!!!!! 둥둥해!!!!!!
짜증녀, 자기의 귀가 의심스러운가 보다.....
짜증녀: Wh.., what......?
신랑: 엉덩기...둥둥해.....!!!!!! You are 호우박......!!!Oh, 미오!!!
짜증녀, 거품을 물고 날뛰기 시작한다.
짜증녀: No, no, no!!!! I'm not 뚱뚱!!!!! Don't say that to woman!!!! I?m a woman!!!!! I am hurt....... I am not 뚱뚱......!!!!!!! Oh, my God!!!!! I'm beautiful lady..... (-_-)..... You have to say sorry!!!! Of course!!!!!! You should say sorry......
(굳이 읽을 필요 없는 부분이었음)
화가 나서 그런지 영어가 몽땅 뒤집혔나보다....
문법도 엉망이구 발음도 엉망이구.... 뭐라 떠드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짜증녀답게 무섭게 발악을 하며 짜증을 부렸다.....
짜증녀: I never heard that!!! I am popular!!!! Not 호박!!!!
신랑: ................(-_-)
짜증녀: No 호박!!! No, no..... Never!!!!!!
신랑은 어이가 없어서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한다.
짜증녀, 신랑이 말이 없으니까 더 열이 받는다......
짜증녀: Tell me!!!! (뭘?....-_-) You! You are 호박, too!!!!! Yes, you!!!!! I am not ugly...... You are!!!!!
짜증녀가 도무지 끝낼 기세를 보이지 않자 나와 친구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 때, 신랑이 단 한마디로 이 유치한 발악을 끝내 버렸다.......
신랑: Wait!!!!!!!
짜증녀, 발악을 잠시 중지하고 신랑을 노려본다
짜증녀: What?
신랑: Your teeth..... 김 켰어......
짜증녀, 순간 1.5초 정도 동작 정지가 된다.
신랑의 어눌한 한국말을 못 알아들었나보다.......
아닌게 아니라 비빔밥에 김을 넣고 먹었는지 아랫니에 까맣게
김이 껴 있다. (-_-)
짜증녀, 순간 멈춤에서 풀려나자마자 입을 가리더니 오물거린다.....
10초 정도가 지났다.
김이 처리됐나보다.
그러더니 다시 발악을 시작한다.
지독한 인간이다. (-_-;;)
짜증녀: Anyway...... you should say sorry....!!!!!!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