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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26
S#1. 아지트 동굴 안 (낮)
유신 : (힘주어)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이냐? 니가 진정 하려는 것이 무어냐? 니가 하려는 궁극의 목표가 무엇이냔 말이다!
덕만 : (그런 유신을 노려보고)
대답을 기다리며 덕만을 보고 있는 유신.
유신 : 뭐냐니까! 그게!
덕만 : (단호하게) 왕이요.
유신 : (경악) !!
비담 : (흥미롭게 덕만을 보고)
알천 : (결연하게 보고)
유신 : (경악하여 보는데)
덕만 : 난 신라의.. 왕이 될 겁니다! 미실이 신라를 차지한 방법 그대로!
덕만의 결연한 얼굴에서.
덕만 : 하여, 월천이 필요한 겁니다. 내 자리를 되찾기 위해, 나는..
모두 : (보고)
덕만 : 미실이 한 그대로!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신 : (놀라)
덕만 :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월천이 필요해요.
S#2. 화덕사 앞 (낮)
월야, 설지와 복야1,2 등이 숨은 채 화덕사를 주시하고 있는데..
ins.cut>가마 하나가 오더니, 화덕사로 들어간다.
설지 : (긴장해서 월야에게) 궁에서 나온 가마인 듯한데.. 어쩔까요?
월야 : (가마를 주시하다가 나지막이) 일단... 대기한다...
S#3. 화덕사, 월천의 연구방 (낮)
미실과 미생이 있고, 월천이 합장하자, 모두 합장하여 예를 취한다.
미실 : 얼마나 노고가 크십니까?
월천 : 소화라는 여인.. 생각보다 마음의 병이 깊어, 시료가 쉽지 않습니다. 좀 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미실 : 오늘 온 이유는 소화 때문이 아닙니다.
월천 : (보면)
미실 : (미소지며 의미심장하게) 일식이... 있겠습니까...?
월천 : (미생보며) ..새주께 괜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미생 : (당황하며) 그그게.. 사정이.. 좀 급해서..
미실 : (그런 미생을 흘겨보고는 월천에게) 허면 없는 것입니까?
월천 : 격물(자막:格物:과학)을 하는 제 입장에선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미실 : (그래도 기대감에) ..허나.. 대사께서.. 입밖으로 내셨을때는..
월천 : 그래도.. 우리로서는 계산해 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정광력이 있으면 모를까.. (하며 말끝을 흐린다)
미실 : (놀라) ! (미생보면).......
미생 : 정광력은 대명력에 비해, 그 정확성이 한참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까?
월천 : 예.. 물론 그렇습니다. 허나.. 세차의 산법에선... 정광력이 대명력보다 뛰어납니다.
미실 : 정광력이라...
S#4. 아지트 동굴 안 (낮)
유신, 알천, 비담, 덕만 있고.. (1씬에서 연결).
덕만 : 백성은 언제나 환상을 원합니다. 미실은 그걸 잘 알고 있구요..
유신 : (덕만보며)
덕만 : 그걸 빼앗지 못하면, 미실은 무너지지 않아요. 병권을 장악하고, 화백회의를 장악해도 마찬가지구요.
미실의 힘은 미실을 믿는 백성들로부터 나오는 거니까...
비담 : (재밌겠는데 싶어 보는)
덕만 : 미실이 가진 천신황녀로서의 신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첫 번쨉니다.
알천 : (보며)......
덕만 : (결연하게) 해서... 미실이 처음으로 잃게 되는 건, 월천이어야 합니다.
S#5. 동굴 밖 예쁜 일각 (낮)
유신, 덕만 있고..
덕만 : 떠나세요. 유신랑...
유신 : ......
덕만 : 유신랑은 유신랑의 길을 가세요...
유신 : (보며)......
덕만 : 난... 유신랑에게 함께 하자고 할 수 없어요. 함께 해선 안될 것 같아요...
유신 : 왜지?
덕만 : 내가 가려는 길은 패도(覇道)니까... 언니가 나에게 가라고 한 길... 사람의 길...
유신 : ......
덕만 : 난.. 사람의 길과 반대길을 가려해요... 그 길을 유신랑과 가긴 싫어요.
유신 : 날 보면 공주님이 생각나서...? 그 죄책감 때문에?
덕만 : 아니... 그것 때문인줄 알았는데... 그것만이 아니예요. 유신랑을 볼 때마다.. 생각날 것들... 그걸 못 견딜 것 같아...
유신 : (보면)
덕만 : (눈물 고이지만 미소) 함께.. 도망가려했던. 내 마음...
유신 : (무너지듯 보며)......
덕만 : (눈물 참으며) 유신랑을 볼 때마다, 그 마음이 생각 나구... 계속 의지하고 싶어질 거고...
여자로.. 사람으로 사는 걸 상상할꺼야...
유신 : (안타깝다).......
덕만 : 유신랑은 자꾸 사람의 마음이 생기게 하니까...
유신 : (안타깝게).....
덕만 : 근데... 패도 위에서 사람 마음을 가지면 죽는거잖아... 그래서.. 싫어.
유신 : ......
덕만 : (간절하게) 그 마음만, 남겨두게 해 줘요. 사람으로서 가졌던 마지막 마음으로.. 유신랑을 남겨둘 수 있게...해줘요...
유신 : (안타까움에 뜨겁게 보며)......
덕만 : 함께 하면..유신랑을... 장기판의 말로 여겨야 해... 그거... 나한테..(유신 보며 눈물 고이며 억지 미소) 너무 잔인하잖아...?
유신 : (마음 아파)...덕만아...
덕만 : (눈물 참으며) 허니.. 유신랑... (미소지며) 나 버려요. 네?
유신 : ......
덕만,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혼자 남겨진 채 서 있는 유신.
S#6. 아지트 동굴 안 (낮)
비담, 알천 있는데... 덕만이 담담한 얼굴로 들어온다.
덕만 : (냉정하게) ..월천대사는 화덕사라는 절에 있어요.
알천 : (보고)
비담 : 화덕사? 지키는 놈들이 많은가...?
덕만 : 확인해봐야지... 일단 가보죠,
알천 : 예, 모시겠습니다.
S#7. 화덕사 전경 (밤)
미실의 가마가 나가고.. 석품, 덕충, 박의가 호위하며 가는 느낌인데...
S#8. 화덕사 외곽 일각 (밤)
수풀 뒤, 월야, 설지와 복야회 무사들이 복면한 채 숨어 있다. 병력이 더 추가된 듯 무사들 숫자가 많아져 있다.
가마가 빠지는 것을 보는 월야, 설지.
설지 : (월야에게) 가마가 나가면서 화랑들이 빠졌습니다. 낭도만 남았을테니, 지금이 기횝니다!
월야 : (복면 올려 쓰며 비장하게 나지막이) 시작한다...
S#9. 화덕사 안 (밤)
낭도들, 문 앞에 보초 서 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목을 따며 습격하는 가야복야회1,2,3.
갑작스런 공격에 으악!! 비명 지르며 쓰러지는 낭도도 있고...
S#10. 헛간 안 (밤)
죽방, 고도, 소화 있는데...
죽방 : (비명소리 듣고 놀라) 무슨 소리야? 뭐야?
밖에서 비명 소리 계속 들리자 불안해하는 죽방, 고도, 소화.
이때, 갑자기 조용해진다.
고도 : 어, 왜 또 갑자기 조용하지? (하고 문틈으로 밖을 보는데)
죽방 : 뭐야? 뭔 일이야?
고도 : (겁에 질려) 사, 사람들이 막 죽어 있어..!!
S#11. 월천의 연구방 (밤)
월천, 밖의 소리를 들은 듯 무슨 일이지 싶어 긴장하는데 문 콰당 열리며, 지키고 있던 병사가 칼을맞고 쓰러지며 들어온다.
그 뒤로 들어오는 설지, 월야.
설지 : (칼을 겨누며 버럭) 월천! 드디어 만나는구나!!
월천 : (올 것이 왔다 싶은 듯 비장하게 보며)......
월야 : (들어오며 복면 벗으며) 월천대사님... (합장) ...... 오랜만입니다...(미소)
월천 : (월야보고 경악) !! (긴장하여)......
S#12. 헛간 안 (밤)
나무수갑 찬 손으로 쾅쾅, 문 두드리는 고도.
고도 : 살려주세요! 여기 사람 있어요!
죽방 : (기겁해서 말리며) 야야, 조용히 해! 그게 살려주세요냐! 나도 죽여주세요지!
고도 : 밖에 놈들 다 죽이는 거 보면 우리 편이겠지!
죽방 : (밀어내며) 일단 비켜 봐! (하고 문틈을 보는데) 아, 어찌된 거야.. 죄다 쓰러져 있는 거 같은데..
소화 : (불안한데)
죽방 : (문틈 보며) 어! 아무도 없는 거 같아!
고도 : 정말?
죽방 : (문 쪽에 턱짓하며) 부실 수 있지?
고도 : 부셔? 첨부터 이거 부시는 건 암것도 아니었는데... 부신 다음에 대책이 없어서 그랬잖아...
죽방 : 밖에 뭔일이 난 거 같어. 그니까 일단 부셔!
고도,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는 문에 몸을 던진다. 한 번에 문이 쾅! 열린다.
기뻐하는 죽방, 고도. 나무수갑 찬 채로, 소화 데리고 나간다.
S#13. 길 일각 (밤)
덕충, 박의가 걸어오는데..
박의 : (뭔가 보고 놀라) 어, 저기..!!
화덕사 앞에 쓰러져 있는 보초병이 보인다.
놀라는 덕충, 박의. 눈 맞추더니 뛰어! 느낌으로 칼 뽑아들고 뛴다.
S#14. 화덕사 마당 (밤)
죽방, 고도, 소화 나왔는데 여기저기 시체 쓰러져 있고..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분위기.
죽방 : (소화 손목 잡으며) 얼른 갑시다, 얼른!
죽방, 고도, 소화 가려는데 저 쪽에서 달려오는 덕충, 박의가 보인다.
놀란 죽방, 고도 소화 데리고 반대쪽으로 도망치고.. 그들을 보고 쫓는 덕충, 박의.
S#15. 좁은 숲길 일각 (밤)
죽방, 고도, 소화 같이 뛰는데 쫓는 박의, 덕충.
죽방, 도저히 소화 데리고 빨리 뛸 수가 없자 주위를 살피다 재빨리 수풀 뒤로 숨는데...
수풀 뒤로 들어가다 소화의 손을 놓치는 죽방.
소화, 손을 놓치자 좁은 숲길에 멍하니 서있다.
죽방 : (수풀 뒤에 숨어 낮은 소리로) 빨리 들어와요!
소화 : (멍하니 서 있다가 갑자기 앞으로 터덜터덜 걸어가기 시작한다)
고도 : (쫓아오는 덕충, 박의를 한 번 보고 작은 소리로) 빨리 이리와요! 빨리!
소화 : (멍하게 가는데)
달려오던 덕충, 박의, 터덜터덜 가고 있는 소화를 발견한다.
화살을 재는 박의.
죽방 : (보고 다급하게 작은 소리로) 떡만이 엄마! 이리 오라니까!
소화, 그래도 멍하니 가고 있는데...
화살을 쏘는 박의. 소화의 등에 박히는 화살. 소화, 쓰러짐과 동시에 산비탈로 떨어진다.
경악하는 죽방, 고도.
덕충 : (놀라) 이런! 죽여선 안 돼!!
뛰어오는 박의, 덕충. 산비탈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당황한 박의, 덕충, 죽방, 고도 발견못하고, 산 아래로 급히 뛴다.
S#16. 화덕사 마당 (밤)
놀란 채 들어오는 덕만, 알천, 비담. 아무도 없고 마당에 시체만 쓰러져 있다.
덕만, 이게 어찌된 일이지 싶은데...
알천, 죽방, 고도, 소화가 갇혀 있던 헛간을 발견하고 가 본다.
알천 : (문을 열어보고 닫으며) 여긴.. 누가 있었던 것 같은데...
덕만, 헛간을 한 번 보고는.. 놀란 채 어딘가로 급히 간다.
S#17. 월천의 연구방 (밤)
14씬에서 쓰러져 죽은 병사 있고.. 들어온 덕만, 살피는데.. 뭔가 계산한 양피지들이 펼쳐져 있다.
덕만, 살펴보고 놀라는데.. 들어오는 알천, 비담.
비담 : (한 번 휙 둘러보고) 뭐야? 뭘 이렇게 잔뜩 적어놨어?
덕만 : (양피지 보다가)...여기가 월천의 방이야.
알천과 비담, 월천이란 말에 다시 방을 둘러보는데...
이때, 알천이 뭔가 발견하고 놀란다. 보면, 벽에 칼 꽂혀 있는 종이 한 장.
육란거북이가 그려져 있고, 글귀 쓰여 있다. ‘가야의 죄인 월천을 데려간다. 다음 차례는 김서현과 김유신이다.’
덕만 : (보고 놀란다) !!
비담 : (보고) 뭐야, 이게?
알천 : (덕만에게 서찰 보여주며) 복야회의 짓입니다. 가야인들이 먼저 움직인 것 같습니다.
비담 : 그니까 뭐냐구, 복야회란 게...?
알천 : (무시하고) 복야회가 움직였다면.. 더구나.. 다음 차례가 김유신의 가문이라면.. (하고 덕만 본다)
비담 : 아이 진짜.. 좀 가르쳐줘!
덕만 : (심각하게 서찰을 보며)......
S#18. 궁 전경 (낮)
S#19. 미실의 방 (낮)
미실, 미생 있고 보종이 보고하고 있다.
미실 : (놀라) 복야회라니?
보종 : 화덕사에 육란귀가 남아있었습니다.
미실 : (혼잣말하듯) 복야회가.. 월천대사를 잡아갔다...?
미생 : (생각난 듯 보종에게) 허면! 시녀 소화는 어찌 되었느냐?
보종 : 그 와중에, 죽방과 고도, 소화가 탈출을 시도했었습니다.
죽방, 고도는 소재를 알 수 없고... 소화는 다시 잡긴 했으나... 부상이 가볍지 않아... 시료중입니다.
미생 : 복야회 놈들이, 일을 망쳐놓는구나!! 복야회를 쳐야되지 않겠습니까? 누님.
미실 : (심각하게) 일단 첩자들을 움직이세요.
S#20. 세종의 방 (낮)
세종과 하종 있는데...
세종 : (놀라) 상천관이 죽어?
하종 : 그렇다니까요, 아버지! 신녀들이 은밀하게 시신을 수습했대요.
세종 : 그리고 복야회가 월천이란 자를 납치해 갔다...?
하종 : 어머니가 반드시 되찾아오라 명하셨답니다. 뭔가 중요한 사람인가 봐요.
세종 : 새주가 신당을 장악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이가 상천관인데...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구나..
하종 : 근데 궁은 왜 또 이렇게 조용한거예요? 불안하게...
세종 : 아무도 그 문제를 건드리려고 하질 않기 때문이지.
하종 : 그 문제요?
세종 : 후계가 비어있질 않느냐? 지금이 밀어붙이기에 적당한 시기인데..
하종 : 그러니까요! 대체 어머닌 뭔 생각이신지...
세종 : (생각에 잠기며) ..가만히 있어선 안되겠구나... 우리부터 움직여야겠다...
S#21. 왕의 집무실 (낮)
진평, 마야, 김서현, 용춘 있는데.. 마야는 병색이 짙다.
진평 : (놀라서 마야에게) 지금 뭐라 했소? 덕만이가.. 궁에 나타나?
마야 : (담담) 예, 그 아이의 부탁으로.. 신당에 들여보내주었습니다.
김서현 : (놀라고)
용춘 : (놀라고)
진평 : 어찌 그런 일을 벌였단 말이오? 그러다가 그 아이가 잡히기라도 한다면..
마야 : (단호) 덕만이에게 생각이 있는 듯하여, 믿고 그리했습니다.
진평 : 생각! 바로 그 생각이 문제요! 대체 그 아이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가 없지 않소!
마야 : ......
진평 : 아니, 덕만이 하려는 게 무엇이든, 도저히 안 될 일이오. 공주로 인정을 받으려면 결국 쌍음을 밝혀야 할 것인데..
쌍음을 밝히면, 모든 게 끝이요!
마야 : (절절하게) 이미 세 아들과 딸을 잃은 어미입니다. 하나 남은 딸까지 잃어야 한단 말입니까?
김서현 : 황후님...쌍생을 인정한다는 것은.. 덕만 공주님 또한 공주님으로 결코 인정될 수 없다는 얘깁니다.
덕만 공주님은 아니될 일을 하고 계시옵니다....
진평 : (괴로운데)
용춘 : 폐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천명공주님께서 승하하신 뒤로..
진평 : (보면)
용춘 : 백성들 사이에 흉흉한 소문이 떠돌고, 민심이 불안한 틈을 타 여기저기서 도적이 출몰하고 있사옵니다.
진평 : (괴로운데)
용춘 : (김서현을 한 번 보고) 또한, 복야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옵니다.
진평 : (긴장하며) 복야회라니?
김서현 : (육란귀 서찰을 꺼내며) 복야회로부터 받은 서찰이옵니다..
진평 : (보고 놀라) 삽량주로 가야유민들을 내친 일 때문이 아니겠는가.. (괴롭게) 이 모든 게 짐의 죄다.. 참으로 죄가 크구나...
진평, 마야, 김서현, 용춘 모두 심란한데...
S#22. 김서현의 집, 마당 (낮)
김서현이 근심가득한 얼굴로 들어온다.
마당에 서 있는 김유신을 발견하는 김서현, 놀란다.
김서현 : 유신아...
유신 : (고개 숙이며) 아버지...
김서현,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살피며, 다가온다.
김서현 : (걱정, 긴장) 어찌하고 온 것이냐? 다친 데는 없는 것이야? 괜찮은 것이야?
유신 : 예...
김서현 : (조심스럽게) 그 아이... 덕만은.. 어찌된 것이냐?
유신 : 덕만공주는...
김서현 : 공주라니! 말을 삼가거라.. 천명공주께서 승하하셨는데, 공주가 어디있단 말이냐?
유신 : 아버지!
김서현 : 결코 그런 말을 꺼내서는 아니된다! 공주라니!
유신 : 덕만은... 황실로 돌아와 공주로 인정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김서현 : (놀라) !! 그런 일이 가능할 것 같으냐?
유신 : ......
김서현 : 공주로 인정을 받으려면, 쌍생을 인정해야 한다. 쌍생은 곧! 황후님과 덕만의, 폐위와 추방을 의미한다!
헌데 공주로 인정받을 방법이 어디 있단 말이냐!
유신 : .......
김서현 : 가련한 운명이란 걸 안다. 허나.. 다른 방법이 없어!
유신 : .......
김서현 : 그것이 순리다. 물이 높은 곳으로 흐르는 법도 없고, 나무가 바위를 깰 수도 없고, 해가 서쪽에서 뜰 수도 없다..
순리에 따라야 한다.
유신 : (미치겠다).......
김서현 : 우리 가문이 어떤 위기인줄 아느냐? (육란귀를 꺼내보이며) 보아라...
유신 : (보고 놀란다) !!!
김서현 : 복야회가.. 우리 가문을 목표로 삼았다...
유신 : 어찌하여... 우리를...
김서현 : 가야인들을 추방한 사건때문이겠지. 뿐만 아니라..복야회와 우리 가문이 반목한다는 거 자체가... 엄청난 위기이니라...
유신 : ......
김서현 : 그 자체로 가야세력의 기반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넌 하찮은,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가문을 돌보지 않겠다는 것이냐!!
유신, 이를 악물며, 얼굴이 일그러지며 괴로운 표정. 그대로, 인사도 없이, 문쪽으로 다시 걸어 나간다.
김서현 : 유신아! 어딜 가는게냐! 유신아!
하는데, 그냥 계속 걸어나가는 유신. 괴롭다.
S#23. 여함산 수련터 (낮)
바위가 있고, 유신이 나타난다. 뛰어왔는지 숨을 헐떡인다.
목검을 들고 바위를 향한다. 그리곤, 세게 내려치려다, 멈칫하고 바위를 노려본다. 슬픈 표정이다.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으아! 하고 소리를 지르는 유신.
S#24. 수련터 일각 (낮)
목검으로 바위를 겨눈 채 그대로 멈춰 있는 유신의 모습이 누군가의 시선으로 보인다. 덕만이다.
덕만, 그런 유신의 괴로움이 느껴지는 듯 슬프게 바라본다.
덕만 : (마음의 소리 E) 유신랑.. 견뎌... 견뎌서 살아남아...
하고 가는 덕만. 가다가 한 번 더 돌아본다.
S#25. 수련터 (낮)
칼을 겨눈 채, 바위를 노려보다가, 칼을 내리는 유신.
유신 : (차분해진 마음의 소리 E) 그래..물이 높은 곳으로 흐를 리도 없고, 목검이 바위를 깰 리도 없다....
쌍생을 인정치 않고, 공주로 인정받을 방법이 없고... 내가 가문을 등진다 해도 널 도울 방법이 없다... 방법이 없다...
유신, 슬픈 표정으로 목검을 들고, 바위에 내리친다. 목검이 부러지고 만다.
그리고는 허탈한듯 돌아서는 유신. 돌아서 가는데, 우지끈.. 하는 소리가 들린다.
유신, 돌아보는데, 바위가 쪼개지고 있다.
약간 놀란 표정으로 멍하니 보다가, 바위를 향해 다가간다. 쪼개진 바위를 멍하게 본다.
S#26. 산 길 일각 (낮)
뭔가 결연한 표정으로 뛰는 유신.
S#27. 김서현의 집, 방 (밤)
김서현과 만명이 있다.
만명 : 해서, 그냥 보내셨단 말입니까.
김서현 : 어찌하겠소...? 빨리 정신을 차려주길 바랄 수 밖에...
만명 : .......
하는데, 유신이 들어온다. 결연한 표정이다.
만명 : (놀라) 유신아...
유신 : 아버지 말씀이 맞습니다. 우리 가문은 최대의 위기인것 같습니다.
김서현 : (보며)......
유신 : 헌데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복야회가 우릴 노린다는데, 그들을 다 쳐 없애면 되겠습니까?
그러고나면, 쫓겨난 가야유민들이 우릴 노릴텐데요?
김서현 :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것이냐?
유신 : 우리가 가야세력의 필두이기에, 폐하께서도 우리가 필요한 것이고, 미실도 우리 가문을 얻으려 하는 것입니다.
헌데! 가야 기반을 잃는다면, 우리 가문은 어차피 그날로 끝이 아닙니까?
김서현 : 하여?
유신 :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김서현 : (보며)......
유신 : 우리 가문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옵니다. 저에게 모든 것을 걸어주시옵소서.
김서현 : (생각에 잠겨 보며) 모든 걸... 건다...?
유신 : 아버지, 소자를 믿으십니까? 아니.. 믿어주십시오.. 제게 모든 것을 맡겨주십시오.
만명 : (유신과 서현 번갈아보며 긴장)......
S#28. 김서현집 방 밖 마루 (밤)
유신이 폐하의 칙서(편지봉투 아니고, 두루마리)를 가지고 나온다.
품에 넣는 유신.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뒤에서 만명이 나온다.
만명 : (걱정되어) 어쩌자는 것일까요?
김서현 : (따라나오며) 이미 다 내주었으니, 믿어봅시다.
하는데, 기둥에 꽂히는 화살. 놀라는 만명, 서현.
유신, 가다가 놀라 뒤를 돌아본다.
김서현 급히, 화살을 보는데, 화살대 쓰여있는 글씨. “반드시 김서현과 김유신을 죽일 것이다”
유신,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몸을 날린다.
S#29. 김서현의 집, 마당 (밤)
유신, 마당으로 급히 나와 두리번거리는데, 누군가 담장을 넘는 것이 보인다.
급히 쫓는 유신.
S#30. 길 (밤)
쫓는 유신. 쫓기는 누군가(복야2). 결국 쫓다가, 복야2를 잡는다.
복야2, 칼을 뽑고 덤비는데, 한 합에 제압하여 칼을 놓치게 하고 목에 칼을 겨눈다.
유신 : (칼을 겨눈 채로) 복야회냐?
하는데, 갑자기 튀어나와, 그런 유신을 빙둘러 포위하는 복야회.
놀라는 유신. 복야2를 뒤에서 잡고 칼을 겨눈다.
복야1 : 그 놈을 인질로 잡아서, 살아갈 생각이라면 버려라. 우린 그냥 둘 다 죽일 것이다.
유신 : (피식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인질이라...?
하고는 칼을 거두고는, 복야2의 멱살을 잡아, 복야회 무리에게 밀어버린다.
유신 : (차갑게 웃으며) 인질같은 건 잡지 않는다. (버럭) 모두 덤벼라!
복야1 : (놀라) !! (놀라다가 이내 수습하고) 쳐라!!
김유신과 복야회 무사 대 여섯명의 대결. 유신이 칼을 휘두를 때마다 그 힘에 뒤로밀리는 무사들.
복야3, 유신과 칼이 부딪히자 칼이 부러진다. 놀라는 무사들.
모두 유신의 칼에 쓰러진다. 복야1도 칼이 잘리고, 유신은 복야1의 목에 칼을 겨눈다.
복야1 : (놀라움으로 보다가) 죽여라...
유신 : (복야1 노려보다가 갑자기 칼을 거두고 땅에 꽂는다)
복야1 : (그런 유신의 행동에 놀라) !
유신 : (뒤에 쓰러진 무사들에게) 모두 칼등으로 쳤느니라! 엄살부리지 말고 일어나라!
복야1 : 왜 이러는 것이냐?
유신 : 나를 묶고! 내 눈을 가려라! 그리고 날, 너희들 수장에게 데려가거라!
복야1 : (놀라 보며) !!
유신 : (복야1의 멱살을 잡으며) 뭘 하는게냐! 너희들의 원수 김무력장군의 2대손이며, 너희들이 반드시 죽여야 하는 김유신이다!
뭘 망설이는 것이냐!!
복야1 : (놀라 보며).......
S#31. 복야회 산채 전경 (밤)
횃불 들고 경비 서고 있는 복야회 무사들.
복야1과 무사들에게 눈이 가려진 채 끌려들어오는 유신.
S#32. 산채 내 방 (밤)
월야와 설지가 있다.
설지 : 김서현 가문이 그나마, 가야계에 신망을 얻은 것은, 그들이 가야민들을 보호하겠다 약조를 했었기 때문입니다.
월야 : (깊은 고민에 잠겨)......
설지 : 백제와의 전쟁 때 우리가 김서현을 왜 살려줬습니까? 그 약조 때문이 아닙니까! 이제 다 끝났습니다.
월야 : (생각에 잠겨)......
설지 : 가야민들이 삽량주로 강제로 내쳐치고, 그 와중에, 몇 백명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김서현은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약조가 깨진 것입니다...
월야 : (한숨을 쉬듯) 하여...?
설지 : 복야회의 1천여 전사와 함께, 대신라투쟁을 벌여야지요! 우선, 가야의 배신자 김서현의 유일한 장자인 김유신을 죽여...
하는데, ‘어르신’하며 복야1이 급히 들어온다.
설지 : 무슨 일이냐?
복야1 : 저어... 김유신이.. 제 발로 끌려왔습니다.
설지 : 뭐라?
월야 : (놀라) !!
S#33. 장터 (밤)
어둡고 아무도 없는 장터.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온다. 좌우를 살피더니, 재빠르게 벽서를 붙이고 도망을 간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 프레임 인하는 죽방과 고도. 탈출한 여파로 완전 거지꼴이다.
죽방 : (슬프게) 떡만이... 엄마... 어쩌냐...?
고도 : (눈물 핑돌다 울컥) 아이 씨... 덕만이 얼굴 어떻게봐...
죽방 : (슬프게) 죽었을까? 죽었겠지...? 그치...?
고도 : (울며) 에이.. 진짜... 씨.. 그냥 놔두고 나올걸...
하고 고도 주저앉아 운다. (코믹하지 않게) 벽보를 붙인 앞이다.
죽방 : (울먹이며) 야! 너만 슬퍼? 너만... (하다가 벽보를 발견) 이건.. 뭐야...? (하고 읽다가 경악) !!
S#34. 장터 (낮)
벽서 앞에 백성들이 모여 있다. 웅성웅성하고, 뭔가 싶어, 사람들이 더 모여든다.
글을 아는 사람 하나가 나서서, 글을 읽는다.
백성1 : 임술년에... 황실에서 황후가... 쌍생을..! (하다가 놀라서) !!!
사람들 : (웅성웅성)
백성1 : (계속 읽는다) 쌍생을 하여... 성골남자의 씨가 말랐으니... 신국의 변고로다...!
사람들 : (더욱 웅성웅성)
백성1 : (계속 읽으며) 죽은 천명의 쌍둥이 자매인 공주가 서라벌에 있다..? (경악)
사람들 : (더욱 웅성웅성)
백성1 : 하여... 화...화... 황후...를 폐하라....?
사람들, 모두 경악한다. ‘쌍생을 했는데 숨겼대’ ‘천명공주가 쌍둥이였다고?’ ‘쌍생이면 대역죄 아냐?’ 등등 시끄럽다.
이때, 병사들이 급히 오더니, 사람들을 헤치고, 벽서를 뜯어내고, 사람들을 해산시킨다.
사람들, 웅성대며 흩어진다.
S#35. 왕 집무실 (낮)
용춘이 있고, 진평은 사색이 되어, 벽서를 보고 있다.
진평 : (벽서를 확 구기며) 이게 대체 어찌된 것이야!
용춘 : 지금 급히 병사들을 풀어 수거하고 있으나... 워낙 많이 퍼지고 있는지라...
진평 : 누가 이런 벽서를 붙였다는 것이야?
용춘 : 조사 중에 있사옵니다만... 미실궁주 측에서 손을 쓴 것이 아니겠습니까?
진평 : 분명, 서로 덮기로 하지 않았는가...!
용춘 : 허나, 미실궁주측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면... 누가..?
진평 : (나지막이) 그 아이...
용춘 : (놀라 보며) !
진평 : ...그 아이일수도 있는 일이다....
용춘 : 덕만... 그.. 쌍둥이.. 공주..
진평 : (말 확끊으며) 말을 삼가라. 공주라니...
용춘 : .......
진평 : 함께 자멸하자는 것인가...? 자신을 버렸으니, 복수를 하려는 것이야...?
수심이 깊은 진평의 모습.
S#36. 미실의 방 (낮)
미실의 놀란 얼굴. 설원, 세종, 하종, 보종이 있다.
보종 : (벽서 내밀며) 예, 이것이옵니다.
미실 : (받아들어 본다)......
설원 : 이것이 얼마나 퍼져있는 것이냐?
보종 : 내성의 병사들이 황급히 수거는 하고 있으나, 백성의 말을 어찌 막겠사옵니까?
세종 : 차라리 잘된 일이 아닙니까?
하종 : 예! 덮기로는 했지만, 우리가 꺼낸 것이 아니라, 백성들에게 퍼져나가는 건데, 뭐 어때요?
설원 : (그런 하종을 노려본다)......
하종 : (설원 보며) 왜 보십니까?
세종 : 새주... 하종 말이 맞습니다. 백성들이 먼저 알아, 시끄러워진다면, 우리에게도 명분이 있습니다!
설원 : 상황을 먼저 가늠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일수도 있으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은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하종 : 뭘, 밤낮으로 가늠만 합니까? 움직여야죠! 하여튼 병부령은 그게 문젭니다. 그게 병...
미실 : (벽서를 다 읽고 하종을 본다)......
하종 : (설원보다가 미실 시선 느끼고) 어머니, 왜 그러십니까...
미실 : (하종을 무표정하게 더 보다가)...아니다...
하고 생각에 잠기는 미실. 그걸 보는 설원.
뭔가 세종과 눈빛을 교환하는 하종.
S#37. 세종의 방 (낮)
세종과 하종이 들어온다.
하종 : 아부지, 잘했죠? 그쵸?
세종 : 그래... 니가 웬일로 묘수를 썼구나...
하종 : (웃으며) 우리가 쌍생의 이야기를 다시 꺼낸 게 아니라! 백성들에게 퍼져나가고 있는데, 어찌할 것입니까? (하고 웃는다)
세종 : 쌍음의 문제가 저리 덮이는 것을 그대로 볼 수는 없었느니라..
천명에 대한 동정이 잠잠해지면, 쌍음이 자연스럽게 다시, 화두가 될 것이고, 그때 공론화를 할 것이다.
하종 : 예! 그래야지요!
세종 : 쌍생을 한 황후를 폐하고, 그걸 빌미로, 쌍쌩을 감춘, 폐하를 압박하여, 선위를 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일은 너와 나만의 비밀로 해야 하느니라!
하종 : 예! 벽서를 붙인 자들도 감쪽같이 없앴으니, 비밀도 새나갈 염려가 없지요. (웃는다)
세종 : (생각에 잠기며).......
S#38. 설원의 방 (낮)
보종과 설원이 있다.
보종 : 대체 어떤 자가 그런 일을 했을까요? 설마.. 덕만이..?
설원 : 하종이다.
보종 : 예?
설원 : 아버지의 왕위가 보이는데, 참기 힘들었겠지.
보종 : 허나.. 어머니의 명령도 없이... 그런 짓을... 어머니께 알려드려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설원 : 새주께선 이미 알고 계실게다.
보종 : (놀라고) 헌데 왜... 아무 말씀도 없으신 겁니까?
설원 : (미소로) 그다지 나쁜 수는 아니니까...
보종 : .......
설원 : 허나.. 새주께서 직접 입에 담기엔 너무 비열한 수이기 때문에, 아무 말씀도 없으신 것이다.
보종 : 허면... 우린...?
설원 : 일단은 지켜보자. 분명, 비열한 수이기에, 나중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 그땐, 모든 책임을 세종공이 지게 될 것이다.
보종 : 어머니도 아버지도 정말 대단하십니다.
설원 : 난 대단할 게 없다. 단지 새주의 표정을 보고 알았을뿐이다.
보종 : ......
설원 : 새주의 통찰력은 이제, 진흥대제의 그것을 뛰어넘고 있다. 누구도 감히.. 새주를 속일 수 없지.
S#39. 아지트 동굴 안 (낮)
덕만, 알천, 비담이 있다. 덕만은 계속 생각에 잠겨있다.
비담 : 복야회가 뭐냐구!
알천 : 가야가 멸망한 후, 가야를 복원하려는 비밀결사조직이다.
비담 : 근데, 그.. 월천인지 뭔지하는 중을 왜 데려간거야?
알천 : 신라에 협조한 가야인을 처단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미실의 최측근이었으니 뭔가를 알아내려는 것일 수도 있겠지.
비담 : 아이.. 그럼 우린 어떡해야 되는거야? 좀만 빨리 갔으면 우리가 먼저 월천을 빼오는건데...
덕만 : (생각에 잠겨)........
알천 : (덕만에게)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덕만 : .......
비담 : (덕만에게) 복야회가 어디 있는지 알아내야... 월천이 어디있는지도 알거 아냐? 지시를 좀 해줘봐.
알천 : (비담의 불손한 말에 노려본다)........공주님이시다.
비담 : (같이 노려보며) 아이.. 진짜.. 난 허락받았다니까!
알천 : (재촉하듯이) 공주님...
덕만 : 내가 미실이라면... 어찌했을까 생각중입니다.
알천 : 예?
비담 : 미실?
덕만 : 미실도 월천을 찾고 있겠지요. 허면, 미실은 어찌할까요?
알천 : (보며)......
S#40. 복야회 산채 내 방 (낮)
마루바닥의 큰 방이다, 가운데 높은 위치에 의자가 있고, 그 의자에 설지가 앉아 있다.
그 앞에, 유신 눈이 가려지고 묶인 채, 복야1과 무사들에게 끌려들어온다.
설지가 턱짓을 하자, 눈을 풀어준다.
설지 : 김유신이 맞느냐?
유신 : 김무력장군의 2대손이며, 김서현 대감의 아들인 김유신이 맞다!
설지 : 김서현에게 육란귀를 보냈다. 네 놈은 우리 복야회의 처단명부에 이름이 올라 있어...
유신 : 알고 있다.
설지 : 헌데 어찌하여, 제 발로 온 것인가...?
유신 : 복야회의 수장을 만나게 해달라.
설지 : 내가 수장이니라.
유신 : 허면 가야, 어느 가문의 누구인가?
설지 : 네 놈은 질문할 수 없다.
유신 : 그럼 잘못 왔군. 난 당신들에게 수많은 질문을 하러왔다.
설지 : (웃으며) 뭐라...!! (웃는다)
유신 : (보며).......
설지 : 네 놈이 세치혀를 어찌 놀린다해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유신 : (보며)......
설지 : 너희 가문은 신라에 빌붙어 권력을 탐했다. 너희 가문은 가야민을 보호하겠다고 약조를 했으나, 지키지 못했다.
유신 : (보며)......
설지 : 하여! 가야민들이 자신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어린아이와 여인을 포함한 수백명이 죽었다!!
또한!! 지금도 그 황무지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다!
유신 : (지지않고 바로) 가야가 멸망한 것도, 핍박받는 것도 당연하다!!
설지 : (경악) 뭐라!!! 네 이놈!! (하며 칼을 뽑는다) (유신에게 다가가 칼을 겨누고 노려보며) 어찌하여 당연한가...? 말하라!
유신 : 여섯 나라, 여섯 왕이 힘을 합치지 못했다...
설지 : !
유신 : 나라가 망한 후에도, 금관가야와 대가야의 유민이 나뉘어 반목한다!
하여! 그 뛰어난 인재들이 있음에도, 힘을 갖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설지 : 너희 금관가야가 나라를 통째로 들어 신라에 바쳤고! 우리 대가야는 최후의 1인까지 싸웠다!!! 네 놈들이 배신자가 아닌가!!
유신 : 해서! 이제 남은 모두가 죽어야 하는가!!
설지 : 뭐라?
유신 : 날 죽이고, 아버지 김서현공을 죽이고, 신라의 주요인사를 암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당신이 신라의 위정자라면 어쩌겠는가!
설지 : (보며).......
유신 : 나라면 당장! 12만 가야유민들을 모두 도륙할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쩌겠는가!!
설지 : (말문이 막혀)......
유신 : 가야계가 눈엣가시인 신라 정치가들에게 얼마나 좋은 핑계인가!
복야회가 무엇이길래, 가야민 12만의 생명을 모두 죽이겠다는건가! 너희들이 그럴 권리가 있는가! 그럴 자격이 있는가!
설지 : (이를 악물고 어둡게 보며) 이대로라면 어차피 우린, 역사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래도 저래도 죽는다... 우리에겐 다른 방법이 없다!!
ins.cut>11부
덕만 : 방법을 찾으십쇼! 그게 지휘권자의 임무입니다! 그게 저희가 화랑이신 두 분께 충성하는 이유입니다!
유신 : 방법을 찾아라! 그것이 지도자의 임무다! 그게 가야민들이 너희 복야회에 충성하는 이유다!!
자신이 없으면! 물러나야 할 것이다!!
설지 : 네 이놈!! (하고 칼을 쳐드는데)
월야 : (E)(나지막이) 잠깐.
하고 보면, 설지의 뒤 쪽에서 월야가 걸어나온다.
설지, 칼을 거두고 예를 취한다.
월야 : (유신에게 시니컬하게) 그 말을 하러 온 것인가...? 가야민을 이끌 자격이 없다는 말을 하러 온 것인가?
유신 : 누구냐...?
설지 : 알 것 없다 이놈!!
월야 : 단지 그 말을 전하러, 죽으러 온 것인가..? (미소) 목숨을 걸기엔 판돈이 너무 적지 않은가...?
유신 : 판돈을 논하려면... 이름을 밝혀라.
월야 : 나 말이냐.. 나는... 대가야의...
설지 : (놀라) 아니되옵니다!
월야 : (설지에게 되었다는 듯 손 올리고) 내 이름을 듣는다는 것은.. 니 놈이 죽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내 이름을 들으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설지 : (긴장하여 월야보고)
유신 : 목숨을 걸지 않고 스스로 왔겠는가?
월야 : (미소 짓고는)...나는 대가야의 마지막 태자이신... 월광태자...의 적자...이자, 장자이니라...
유신 : (경악하여 보며) !!
월야 : 내 이름은 월야. 또한 복야회의 진짜 수장이다.
유신 : (결연하게 보며)......
월야 : (차갑게 미소지며) 자 이제......너의 판돈을 올려보거라.
S#41. 동굴 안 아지트 (밤)
알천, 덕만, 비담이 있다.
알천 : 미실은 각계에 첩자를 다 심어두고 있으니, 월천을 찾기 위해 정보를 다 모으고 있겠지요.
덕만 : 복야회는 비밀결사입니다. 첩자들 가지고 되겠습니까? 미실이라면, 더 빠른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비담 : 내가 미실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 관심도 없는데...
덕만 : (비담보며)
비담 : 그냥 나라면... 가야새끼들, 쫘악 늘어놓고, 하나하나 목 자르면서 어디있는지 불라고 할꺼야.
덕만 : (뭔가 깨달은 듯) !
알천 : (버럭) 네 이놈! 해서 우리가 가야민들을 죽여야 한단말이냐!
비담 : 아니.. 우리가 그런다는게 아니라... 아이.. 진짜.. 꽉막혀가지구... 너 유신이랑 친하지? 유유상종이라더니...
덕만 : (말자르며) 삽량주입니다!
비담 : !
알천 : !
덕만 : 삽량주에 쫓겨난 가야유민의 마을이 있습니다. 거기로 가야합니다. 비담!
비담 : 어!
덕만 : 삽량주에서 가서 잠복하라.
비담 : (웃으며) 알겠사옵니다!
S#42. 복야회 산채 내 큰 방 (밤)
줄이 풀린 유신이 품에서 진평의 칙서를 꺼내 펼친다.
놀라는 설지. 의미심장하게 보는 월야.
유신 : 우리 가문이 받은 압량주의 땅이다! 풍족하지는 않으나, 가야민들이 가야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갈 수는 있을것이다.
설지 : (놀라 보며) 이... 이.. 땅 전부를 가야민들에게 넘기겠다...?
유신 : 우리 가문의 전 재산이다...
월야 : 너와 네 아비의 목숨을 재물로 사겠다는 것이냐? 너희 부자의 목숨이 그리 비싸단 말이냐...?
유신 : 아니.. 내가 사려는 것은...
월야 : (보며)......
유신 : 너희들의 충성이다.
설지 : (놀라) !! 미친 자가 아닌가? 뭐라? 충성?
유신 : (월야보며) 당신의 부친이신 대가야의 월광태자와, 우리 금관가야의 마지막 왕, 구해왕께서 하지 못한 것을,
우리가 오늘, 여기서 하는 것이다.
월야 : (놀라) !! ......(보다가 미소지며) 꽤... 큰 판돈이로구나.. 동맹....... 동맹을 하자는 것이냐...?
유신 : 너희는 땅이 필요하고, 난, 너희들이 필요하다!
월야 : 유신... 너는 무엇을 하려는 것이냐...?
유신 : (버럭) 난 모든 걸 걸고 여기에 왔다... 내 패를 보고 싶다면! 너도 모든 걸 걸어야 할 것이다!!
설지 : (유신 보며)......
월야 : (그런 유신을 의미심장하게 보며)......
S#43. 삽량주 가야 유민 마을 (낮)
가야유민들이 한 곳에 모여 있고, 그 앞에, 보종과 석품과 군사들이 있다.
석품이 한 유민을 벤다. 피가 솟구치고, 쓰러진다.
보종 : (무섭게 유민들을 노려보며) 아직도 없는가? 복야회의 소굴을 말하여, 애꿎은 생명을 구할 자.. 아직도 없는가?
가야유민들, 모두 슬퍼하지도, 비명지르지도 않고, 보종과 석품, 군사들을 모두 증오로 노려본다.
병사가 다시 한 명의 유민을 끌어내고, 석품은 벤다. 더욱 깊어지는 증오의 눈빛들.
이때, 일각에서 몰래 보는 비천1(양길)과 비담.
비담 : (씨익 웃으며) 맞지? 내말 맞지? 저렇게 할 거 같더라구...
양길 : 넌 저거보고 웃음이 나와?
하는데, 석품, 또 한 사람을 벤다. 더욱 깊어지는 증오.
병사가 이번엔 어린 아이를 하나 데리고 나온다. 석품이 베려는데, 할머니 하나가 일어난다.
할머니 : (노려보며) 다길골이오!! 다길골에.. 복야회의 산채가 있소!!!
석품 : (되었다는 듯 보종을 보고)......
보종 : (역시 눈짓하는)......
석품 : (할머니에게) 거짓이면... 너희 마을 모두 도륙할 것이다!
S#44. 가야유민 마을 일각 (낮)
양길과 비담이 온다.
양길 : 다길골이라고 했지. 빨리 가자. (가려는데)
비담 : (잡으며) 아냐, 아냐... 그 사람들 눈빛 못 봤어? 그게 무서워하는 눈빛이 아니잖아? 증오야...
양길 : 뭔 소리야?
비담 : (차갑게 미소지며) 증오가 남아있으면, 절대 꺾이지 않는거거든... 거짓일꺼야... 좀더 기다리면 뭔가 움직일걸?
양길 : (그런 비담을 보며)
S#45. 가야 유민 마을 어귀 (낮)
유민1이, 서찰을 품에 찔러넣고는, 주위를 살피며, 빠르게 움직인다.
지나가면, 숨어있던 양길과 비담이 나온다.
비담, 씨익 웃으며 턱짓하고 둘이 쫓아간다.
S#46. 길 (낮)
유민1이 가는데, 막아서는 양길과 비담.
양길이, 재빠르게 제압하고, 칼을 겨눈다.
양길 : 어딜 가는 것이냐?
유민1 : 죽여라.
양길 : 뭐?
비담 : 너네 도와주려는거야, 쟤네랑 다른 편이라고.
유민1 : 죽여라...
비담 : 아이.. 얘 말 안 통하네...
하고는, 양길이 유민1의 품속을 뒤져, 서찰을 빼앗는다.
유민1, 동요하지 않고, 어둡게 본다.
서찰을 피면, 양길이 보는데, 알 수 없는 암호들.
양길 : 이게 뭐야? 암어(暗語:암호)잖아?
비담 : (빼앗아보며) 어? 이거 스승님이랑 나랑 쓰는 암언데..?
(서찰 손가락으로 살피며) 복야회... (유민1 휙 보며 씨익) 노...방골에 있어?
유민1 : (놀라며) !
S#47. 덕만아지트 동굴 안 (밤)
덕만, 비담, 알천이 있다. 유민1에게 빼앗은 서찰이 펴져 있다.
덕만 : (비담에게) 노방골? 확실해?
비담 : 엉... 거기 써 있어.
알천 : 네 놈이 어찌 이 암어를 알아?
비담 : 그거.. 우리 스승님이랑 쓰던 암언데...
덕만 : 니 스승님.. 그 분이 복야회랑 관계가 있어?
비담 : 가야출신이란 얘긴 한 번 들어본 거 같은데...
알천 : 어쨌든 소재를 알았으니, 사람을 모아, 쳐야 합니다. 비천지도의 낭도들을 모으겠습니다.
덕만 : 아닙니다. 바로 쳐야 해요.
알천 : 하지만 우리들만 가지고는...
덕만 : 시간을 끌면, 거짓말을 한 가야인들이 보복을 당할 꺼예요. 빨리 월천을 빼내와서, 막아야 해요.
알천 : (보며)......
덕만 : 또, 복야회와 전쟁을 할 게 아니라면, 은밀하게 해야 하는 것이니, 지금 우리만으로 하는게 맞습니다.
비담 : 내 생각도 그래! 애들 데리고 가봐야, 거추장스럽지.
덕만 : (결연하게) 지금, 바로 합니다!
S#48. 복야회 산채 밖 숲길 일각 (밤)
덕만, 비담, 알천, 숲속으로 조심스럽게 진입하고 있다. 발이 닿는 곳에 보일 듯 말 듯 실들이 이어진 것이 보인다.
실을 밟는 덕만, 알천 등. 이어진 실을 따라가면 cut.
S#49. 복야회 산채 밖 숲 속 일각 (밤)
나뭇가지에 이어진 실이 있고, 실 끝에 달린 방울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소리를 낸다.
그걸 보고 있는 복야1. 눈빛을 빛내더니, 은밀히 움직인다.
S#50. 산채 마당 (밤)
산채 마당에 나타나는 덕만, 비담, 알천. 아무도 없다. 마당을 가로 질러, 은밀히 들어간다. 긴장된 표정.
그때, 갑자기 징소리가 울린다. 놀라는 덕만, 비담, 알천.
그리고는 사방이 횃불로 밝아지면서, 복야회의 무사들이 나타난다.
완전 포위되는 덕만, 비담, 알천. 경악한다.
칼과 창을 들고, 포위망을 좁혀오는 복야회 무사들.
비담 : 뭐야? 에이..씨..
알천 : (칼 뽑아 경계자세 취하며) 이런...
덕만 : (긴장하여, 둘러보며).......
설지 : (어둠 속에서 목소리 E) 누가 보낸 놈들이냐!!! 칼을 버리고 무릎을 꿇어라!!!
비담 : (경계자세 취한 채로 나지막이) 에이... 창이 있어야 되는데, 창이...
알천 : (자세 취한 채로 긴장하여) 어째야 합니까...?
덕만 : (어둠 속의 설지를 보며).......
비담 : (나지막이 알천에게) 내가 (턱짓하며) 저쪽을 뚫을테니... 그 사이 데리고 빠져나가!
하고는 비담 돌진할 듯 자세를 잡고, 복야회무사들도 공격할 태세인데, 그때!
유신 : (E) 물러나거라!!!
덕만, 낯익은 목소리에 소리난 쪽을 보면, 포위망의 군사들이 갈라지며, 나타나는 유신과 월야.
덕만, 알천, 비담 경악한다.
비담 : 어.. 어...(유신 보며) 너.. 너...
월야 : (유신에게) 아는 자들이냐...?
유신 : 그렇다... 모두 칼을 거두어라!!
월야 : 저 자들이 누군데?
유신 : (월야에게) 당신이 내가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물었었다. (덕만 가리키며) 그 답이다.
월야 : ......?
덕만 : (놀라 유신보며) 유신랑...
유신 : (덕만 가리키며) 이 분이 내가 하려는 일에 전부이니라!
덕만 : (놀라) !!!
유신 : 내가 선택한 나의 왕이시다!!
덕만 : (놀라) !!
월야 : (놀라) !!
비담 : (놀라) !!
알천 : (놀라) !!
설지 : (놀라) !!
덕만 : 유신랑... 어찌!
유신 : (덕만 앞으로 걸어나가) 이제부터... 당신은 나의 왕이십니다! (하고 무릎꿇고 화랑의 예를 취한다)
월야 : (아직 무릎 꿇지 않은 채 지켜보고 있는데)
유신 : (그런 월야를 노려보며) 동맹의 왕께 예를 취하지 않는가!
월야 : (그런 유신 보고 씨익 미소짓더니 모두에게) 우리 동맹의 왕이시다! 예를 취하라! (하고 무릎 꿇는다)
설지, 눈치보다가 월야가 무릎을 꿇으니, 어쩔 수 없이 꿇고, 다른 복야전사들도 일제히 무릎을 꿇는다.
알천도 감격하여 무릎꿇고, 비담도 보다가 무릎 꿇는다.
무릎 꿇은 모두를 내려다보며, 가벼운 흥분에 몸을 떠는 덕만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