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카를로스 테베즈는 분명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팀의 마스코트인 웨인 루니가 부상에서 복귀한다면 벤치의 좋은 자리를 찾아봐야 한다. 남미 최고의 선수 출신인 그가, 자존심 강한 그가 언제까지 주전에서 제외된 채 시간을 허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욕심 많은 대런 벤트의 상황은 분명 테베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다른 측면에서 볼때 더욱 나쁘다고 볼 수 있다. 벤트의 경우 입스위치와 찰튼에서 뛰던 시절, 아프리카 출신 공격수를 방불케 하는 움직임으로 매 시즌 10골이상을 기록했고 2005/06시즌에는 18골을 몰아넣으며 대표팀에도 발탁되는 영광을 누리며 가파른 성공 가도를 달렸다. 2007/08시즌을 앞두고 무려 1665만파운드라는 금액으로 토트넘으로 이적한 벤트.
팀에는 하지만 로비 킨과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라는 걸출한 스타들이 활약하고 있었다. 이 두 선수는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콤비를 자랑했고 벤치에는 뛰어난 득점력의 소유자 저메인 데포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에게 찾아온 'NO.4'라는 임무는 분명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13번의 신나는 선발 출전보다 21번의 어두운 교체 출전은 그를 더욱 힘들게 했고, 그는 공공연히 출전기회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당연히 잉글랜드 언론의 기자들은 찰튼 복귀설, 아스날 이적설등의 기사를 지어내기 위해 쉬지 않고 타이핑을 쳐댔다.
데포가 더 나은 선수 생활을 위해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팀을 떠난 뒤, 킨과 베르바토프가 거짓말처럼 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모두 팀을 떠났다. 세 명의 언니들이 모두 시집을 간 뒤에야 비로소 막내인 자신에게 차례가 온 격이다.
그리고 그의 상황은 좋아지는 듯 했다. 아니 확실히 좋아졌다. 누가 뭐래도 그는 토트넘의 'NO.1'이었고 후안 데 라모스 감독은 이와 같은 사실을 언론에 확인시켜줬다. 벤트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 충만한 자신감을 보였고 프리시즌기간에 벌어진 AS로마와의 경기에서 그의 역량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토트넘의 팬들은 벤트가 팀을 떠난 킨과 베르바토프를 잊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록 포지션 라이벌인 파블류첸코가 팀에 입단했지만 초반 적응에 문제를 보이며 저조한 골감각을 발휘했고 오히려 벤트의 라이벌은 맨유에서 임대를 떠나온 캠벨로 착각될 정도였다.
어느 날, 띵동 소리와 함께 두 명의 언니가 친정집을 찾아왔다. 첫째 언니는 1년만이었고 둘째 언니는 반년만이었다. 두 언니는 모두 결혼 생활에 대한 행복한 기억을 갖지 못한 채 친정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던 막내딸은 또 다시 언니들의 그늘에 가려질 신세가 됐다. 데포는 크라우치와 좋은 파트너쉽을 보였음에도 이적을 원하며 친정팀에 복귀했고, 킨은.. 돌아와야 했다. 벤트가 토트넘에서 맞이한 세 번째 감독인 해리 래드납은 팀에 복귀한 킨에게 곧바로 주장 완장을 채웠다. 파블류첸코에게는 리그와 컵 경기 모두에서 많은 기회를 주며 빠른 시일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킨과 데포는 공존할 수 있다"는 인터뷰를 하며 벤트를 제외한 '세 명'의 공격수에 대한 사랑을 감출 것없이 표현했다. 그리고 벤트 또한 서운함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며 자신의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나는 토트넘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지만 현재 내게 주어진 상황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는 언제나 팀의 승리를 위해 뛰어왔다. 또한 이번 시즌 출전 시간을 고려했을때 나는 확실히 높은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래드납 감독에게 계속해서 출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는 듯 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팀을 떠난 공격수 중에 두 명이 다시 복귀했다. 이러한 사실은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최근 인터뷰 中에서..
댄스에서, '타이밍'이란 스텝하는 시간의 길이 또는 리듬에 대해 스텝을 시간적으로 잘 맞추는 것을 말한다. 그는 토트넘에서 참을만큼 참았고 레드납 감독의 구상에는 그저 'SS(super substitute)'로만 남을 공산이 크다. 자신이 SS가 아닌 화려한 스텝을 밟을 수 있는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고 싶다면 자신에게 맞는 리듬을 가진 팀을 찾아 떠나야 한다. 그리고 이번 여름이 최적의 타이밍이다.

By 베컴 선글라스
첫댓글 좋은글감사합니다.^^
좋은 글
벤트 그냥이번시즌에 타팀으로 가기를 바랬는데 결국 무산됬죠 ㅠㅠ 수많은 트레이드설도 있었는데 . 켄와인이랑,마르틴스랑등등 ㅠㅠ 정말 후보로 있기도 아깝고.. 토튼햄에선(뛰어난 공격수가많은) 주전뛰기는 살짝아쉬운선수 ㅠㅠ
9골 .. 팀내 득점 2위 , 리그 7위 .. 근데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