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07 (토) 김행, 청문회장 나가 미복귀··· 야당 ‘청문회 하루 더’ 의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월 5일 밤 국회 인사청문회 진행 중 위원장의 허락 없이 여당 의원을 따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청문회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거센 항의를 이어가던 중 “갑시다”라는 말이 나오자 벌어진 일이다. 김행 후보자는 일어서자마자 자료를 챙기기 시작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어딜 도망가요”라고 외치며 막아섰다. 청문회 정회 후 김행 후보자가 복귀하지 않자 야당 의원들은 10월 6일 청문회 2일차 일정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행 후보자가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우회상장 및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됐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김행 후보자는 “제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20일 만에 주가 조작의 주범처럼 지금 묘사가 돼 있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성가족위원장은 “그런 식으로 태도를 유지할 거면 사퇴하시라”라며 “본인이 범법했다는 의혹에 대해 (아니라고) 증명을 해야지 못하면서 자료 제공도 못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게 위원장이 할 말인가”라며 “위원장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항의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권인숙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리에서 일어나 김행 후보자 쪽으로 향하며 일어나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자 김행 후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에 문정복 민주당 의원이 달려와 두 팔을 벌리며 김행 후보자를 향해 “못 갑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행 후보자를 향해 “어딜 도망가요. 앉으세요”라고 외쳤다. 권인숙 위원장도 “후보자 앉으세요”라는 말을 여러번 반복했지만 김행 후보자는 잠시 앉았다가 다시 일어섰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김행 후보자를 둘러싼 채 권인숙 위원장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청문회 못 한다”고 항의하는 등 여야 간 대치가 이어졌다.
권인숙 위원장은 공방이 길어지자 이날 오후 10시 45분쯤 청문회를 잠시 정회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김행 후보자와 국민의힘 의원들을 기다렸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권인숙 위원장은 이날 오후 11시 42분쯤 청문회를 속개한 뒤 “지금 후보자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이건 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것이며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있을 수 없는 행태이자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이 모습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 제기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식으로 청문회도 본인이 말했던 ‘그레이트 엑시트’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 이어 김행 후보자가 두 번째로 이곳 국회에서 도망을 간 것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권인숙 위원장은 추가 질의와 청문회 진행이 필요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요청에 차수 변경을 통해 10월 6일 청문회 2일차 일정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권인숙 위원장은 “방금 신현영 위원으로부터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변경의 건을 전체회의 의사일정에 추가해 달라는 건의가 있었다”며 인사청문회를 10월 6일 하루 더 실시하도록 하는 안건을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상정했다. 안건은 표결 결과 재석 11인, 찬성 10인으로 의결됐다. 권인숙 위원장은 10월 5일 청문회를 산회하고 자정이 지난 시각 10월 6일 청문회 개의를 선포했다. 하지만 김행 후보자는 청문회장에 복귀하지 않아 새벽 1시쯤 정회를 선포했다. 야당은 10월 6일 오전 김행 후보자가 복귀해 청문회를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與 김태우, 우리공화당과 강서구청장 후보 단일화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와 우리공화당 이명호 후보가 10월 5일 김태우 후보로의 단일화에 합의했다. 김태우 후보 측의 단일화 제안에 응하지 않았던 이명호 후보가 양당 지도부 중재에 따른 단일화를 수용하면서 사전투표(10월 6∼7일)를 하루 앞두고 보수진영 단일화가 성사된 것이다. 이명호 후보는 이날 강서구 화곡역 앞에서 열린 김태우 후보 유세 현장에 동행해 “강서구청장 선거는 반드시 보수가 하나 돼서 승리해야 한다”며 단일화 합의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이어 “아무 조건 없이, 아무 이유 없이 김태우 후보를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 등이 함께했다. 조ᅟᅯᆫ진 대표는 “보수가 힘을 합치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강서구에서 보여주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현 대표와 친구인데, 고생하는 것을 보니까 죽겠더라”고 농담을 한 뒤 “강서구 주민께서 나라 살리는 투표를 해주시라. 나라를 살리려면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잘되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김태우 후보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이에 따라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쯤 이명호 후보자의 사퇴신고서를 수리했다고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가 전했다.
이명호 후보자의 사퇴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진교훈·국민의힘 김태우·정의당 권수정·진보당 권혜인·녹색당 김유리·자유통일당 고영일(이상 기호순) 등 6명으로 좁혀졌다. 사전투표 전 사퇴로 10월 6∼7일 실시되는 사전투표 투표용지의 이명호 후보 기표란에 ‘사퇴’라는 글귀가 적힌다. 다만 오는 10월 11일 치러지는 본투표 투표용지는 이미 인쇄가 끝나 ‘사퇴’ 표시가 없다. 이명호 후보자에게 투표하면 해당 표는 ‘무효’ 처리된다. 유권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선거일 모든 투표소에 후보자 사퇴를 알리는 현수막·안내문이 부착된다.
솥뚜껑 여는 데만 4천만원… 5억 들인 괴산 가마솥, 골치
충북 괴산군이 지난 2005년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괴산군민 가마솥’의 활용 방안을 또다시 찾지 못했다. 충청북도는 지난 10월 3일 괴산 가마솥 활용 아이디어를 공모했으나 응모작 모두 기준 점수(90점)에 미달했다면서 “정책에 반영할 만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없어 가마솥 소유자인 괴산군과 함께 활용 방안을 다시 고민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괴산 가마솥은 괴산읍 문무로에 있는 초대형 가마솥으로 높이가 2.2m, 둘레가 17.8m 무게가 43.5t에 달한다. 지난 2003년 기네스북 등재를 목표로 5억 3천만 원을 들여서 2년 만인 2005년 완성했다. 괴산군 예산에 더해 군민들이 쇠붙이를 기부하고 성금 1억 7천만 원이 들어갔다. 괴산군은 20kg 쌀 200포대로 밥을 지을 크기의 대형 가마솥을 만들어 축제 때 군민 3만 8천여 명이 나눠 먹을 밥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실패했다.
바닥이 너무 두껍고 크기 때문에 온도 차이가 나 3단 밥이 됐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했던 기네스북 등재도 호주에 더 큰 질그릇이 있어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괴산 가마솥은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1천만 원어치 들기름을 발라 관리해야 하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솥뚜껑을 다시 열려면 크레인 설치 비용 등으로 4천만이 소요된다.
앞서 2011년과 2017년 주민들은 가마솥을 지역 관광명소인 산막이옛길로 옮기자고 제안했지만 옮기는 데만 2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해 실행하지 못했다. 반주현 괴산군 부군수는 “예산 낭비 사례로 워낙 많이 거론돼 성금을 낸 괴산군민마저 불편해한다. 그대로 둔 상태에서 신규 공무원 등이 방문해 실패·교훈 사례로 관람하거나, 관광용 볼거리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균용… 대법원장 낙마 불명예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헌정 사상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1988년 정기승 대법관 이후 35년 만으로, 사법부 공백 사태가 현실화됐다. 부결 직후 대통령실은 "국민 권리를 인질로 잡고 정치 투쟁을 한 것"이라며 야당을 질타했다. 국회가 10월 6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한 결과, 총 투표수 295표 중 중 찬성 118표, 반대 175표, 기권 2표로 부결됐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표결은 무기명 전자투표로 이뤄졌다.
앞서 168석의 더불어민주당, 6석의 정의당 등 야권은 본회의 직전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이균용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이 사법부 공백을 걱정하고 있다"며 가결을 촉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이균용 후보자 낙마로 윤석열 대통령은 다시 대법원장 후보자를 선정해야 한다. 이달부터 국정감사가 시작하면서 본회의는 다음 달에나 열릴 예정이다. 따라서 새 후보자 선정부터 표결 절차가 또 한 번 이뤄지기까지 최소 2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여야가 충돌할 각종 정치 현안들이 중첩돼 있어 자칫 내년 총선까지 새 대법원장을 맞이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거란 전망마저 나온다. 30년 만에 대한민국 최고 사법기구를 이끄는 대법원장 자리가 기약 없는 공백 상태를 맞게 되면서 사법부 전체가 혼돈에 빠져들 조짐이다. 실제 인사청문회준비단 소속 판사들과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국회에 60쪽에 달하는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직접 방문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끝내 부결을 막지 못했다.
이날 부결로 대법원은 지금과 같이 안철상 선임대법관이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당분간 맡게 된다. 대법원장이 공석인 상황에서는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 전원합의체 진행이 어렵게 된다. 따라서 내년 1월1일 퇴임하는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과 민유숙 대법관에 대한 후임 제청 절차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대법원장은 물론 대법관까지 사법부 줄공백이 전개될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부결 직후 대통령실은 강한 유감을 표하며 야당을 비판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브리핑을 열고 "반듯하고 실력있는 법관을 부결시켜 초유의 사법부 장기 공백 사태를 초래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피해자는 국민이고 이는 국민권리를 인질로 잡고 정치 투쟁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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