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일 연중 제22주일 복음 묵상 (마르 7,1-8. 14-15. 21-23) (이근상 신부)
예수님께서는 다시 군중을 가까이 불러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마르7,14-15)
더럽히다, 코이노오의 뜻은 거룩한 것을 속된 것으로 취급하여 그 거룩함을 훼손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거룩한 십자가를 뽑아서 툭툭 분질러 그저 불쏘시게 나무로 써버린달지, 제단 위에 신발이나 쓰레기 따위를 올려놓고 여느 식탁처럼 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복음이 말하는 우리가 더럽혀진다는(코이노오) 의미는 하느님 모상으로서의 고귀한 품위를 잃게 되는 사태를 뜻한다.
나쁜 세균처럼 바깥에서 들어오는 것들로 우린 병들 수 있다. 거칠고 속된 환경에서 자라서 말도 행동거지도 그를 닮아 아름답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복음은 분명하게 말힌다. 그런 바깥의 영향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은 우릴 ‘더럽히지’ 못한다. 세상은 품위없다고,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때론 더럽다고 여기는 사태들이 있겠지만 그걸로 우리는 거룩함의 품위를 잃지 않는다.
복음은 우리의 거룩함을 우리 각자의 마음이 입은 옷으로 판단한다고 말씀하신다. 세상, 남들이 뭐라하든 내 작은 선택들, 고귀한 한걸음만이 우리를 거룩하게도 더럽게도 만들리라는 것.
오직 그 분만이 아실 우리 마음의 작고 여린 선택이 이토록 귀하고 소중하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2bCte7nn7Ksr6VEnuw2kxSXfsU66moR3zNN8Ri4pVtm5Wkbf7UJcPtyhNUddEipNF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