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연합뉴스 ‘반도체 특수’ 기대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값이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서울에선 한동안 집값 하락 폭이 컸던 강동구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7일 기준)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43% 올랐다. 지난해 5월 16일(0.01%) 이후 45주 만의 반등이다.정부가 지난 15일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을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지정한 데 따른 기대 심리가 반영됐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곳에 30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공장 5개를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
대표적인 수혜 단지로 꼽히는 남사읍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지난 15일부터 총 45건의 매매 거래가 신고됐다. 이 아파트 3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27일 4억6000만원(24층)에 팔려 보름 만에 1억원가량 뛰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가 빗발치는 등 하루아침에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집주인들은 호가를 얼마나 올려야 할지 타이밍을 보느라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아파트 매물도 감소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남사읍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375건으로 보름 전(483건)보다 22.4% 줄었다.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 0.13% 하락해 7주 연속 낙폭이 줄었다. 서울 25개 구 중 강동구가 0.01% 올라 46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개별 단지를 보면 강동구 상일동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전용 84㎡가 최근 9억9000만원(13층)에 팔렸다. 한 달 새 6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지난주 보합(0%)이었던 서초구(-0.01%)는 다시 내렸다.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강북권에선 노원구(-0.04%)와 중랑구(-0.1%), 동대문구(-0.17%)의 낙폭이 지난주보다 줄었지만, 강북구(-0.3%)와 도봉구(-0.27%)는 하락 폭이 커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급매물 소진 후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가격 격차가 커지면서 집을 사려는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0.24%)와 인천(-0.18%)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은 이번 주 0.19% 내렸다. 오산(-0.58%)·의정부(-0.54%)·남양주(-0.38%)·고양시(-0.34%)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세종시(0.09%)는 지난주에 이어 2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