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쇼핑몰에 가지 말라
어떤 내면의 소리가 ‘과소비’ 부추길까?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해서 무조건 과소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불안보다는 슬픔이 과소비로 이어질 위험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 셔터스톡
이성적인 계산에 의해서가 아니라 감정에 따라 돈을 쓰는 상황이 많아지면, 계획에서 벗어난 소비를 많이 하게 돼 낭비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어떠한 마음이 소비에 영향을 미칠까? 이를 잘 알면, 감정으로 인한 과소비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1. 슬픔
부정적인 감정들이 소비를 부추길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해서 다 같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뉴욕대학교 스턴스쿨과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에서 발표한 한 연구에서는 슬픔과 불안이 의사결정에 반대되는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슬픔을 가진 개인은 직업 선택은 물론이고, 도박 결정에서도 위험성이 높으면서 동시에 보상도 큰 선택을 했다.
반면에 불안을 가진 개인은 위험성이 낮으면서 동시에 보상도 작은 선택을 하는 경향을 보였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반면에, 슬픔은 보상을 좇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슬픔을 느끼는 사람은 ‘무엇을 하면 기분이 좋아질까’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과소비와 같은 보상 심리가 작용할 위험성이 더 커진다.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울할 때 쇼핑몰을 가지 않는 게 좋다고 지적한다.
2. 스트레스
쇼핑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쇼핑은 즉각적으로 쾌락을 느끼게 하고, 지속적으로 느껴온 스트레스나 슬픔을 감소시키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쇼핑을 계속 하다가는 쇼핑 중독에 빠질 수도 있어 스스로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
임상 심리학자 스캇 배 박사는 물건을 실제로 사지 않고, 둘러 보기만 하는 것(아이쇼핑, 윈도우쇼핑)도 비슷한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쇼핑몰을 둘러보거나 심지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고 싶은 것들을 장바구니에 잔뜩 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돈을 아꼈다는 뿌듯함까지 더할 수 있다.
3. 자존감
보통 부유한 사람들보다도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수입 중 더 높은 비율을 값비싼 명품을 사는 데에 소비한다. 이에 국제 학술지인 실험 사회 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실린 연구가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참가자들의 자존감을 깎아내린 후에 시계, 자동차 등 명품에 얼마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방식의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자존감이 낮을 때 명품 구매에 더 강한 욕구를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실험을 보면 병든 자아를 달래는 보상 행위로도 해석될 수 있다.
명품 광고에서 엄청난 명성과 부를 달성한 사람을 모델로 앞세우는 것도 비슷한 원리로 우리의 소비를 자극하게 된다.
광고 속 높은 지위의 사람을 보는 것은 일시적으로 자존감을 위협하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 광고하는 제품을 구매하면 자신 역시 비슷해질 것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고 연구진은 해석했다.
2020년 중국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빚을 진 후, 부채에 대한 스트레스는 자신의 지위가 내려갔음을 인식하게 하고 이것이 사치품 소비를 하게 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렇게 부채 스트레스가 사치품 소비로 이어질 위험성은 평소 덜 합리적인 소비자들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