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가 당초의 장및빛 미래 - 서울~부산을 1시간대에 연결 등등... - 에서 자꾸만 빗겨나가는 듯한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은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만, 요즘 철도애호인들 사이에서는 '추가정차역'이라는 말만 나오면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보다는 "일단 '지역이기주의' 딱지부터 붙이고 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만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됩니다. 가끔은 거의 알레르기 증세가 아닌가 싶어질 정도이네요. 아닌 것을 아니다고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덕택에 현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에 대한 논의마저도 '지역이기주의'니 '매국노'니 하는 통에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아쉽습니다.
(1) 호남고속철도의 대전권 정차역이 전무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다분히 일제의 필요성에 의한 건설이기는 했지만, 어찌되었든 현재 호남선 철도의 분기점은 대전지역이며 이 지역으로의 교통수요도 크게 성장했습니다. 호남/충청 지역에서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가 사실상 각각 광주와 대전뿐이고 보면 말이지요.
그러나 호남고속철도는 대전 이북인 오송에서 분기합니다. 이 말은 호남지역에서 고속철도를 이용해서는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 대전을 '전혀' 갈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물론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수도권 방면으로의 교통수요와, 건설비용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라 하겠습니다만 현재의 교통량을 보았을 때 대전을 그대로 포기한다는 것은 다소 아쉽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기존호남선 '대전조차장 ~ 서대전 ~ 계룡 ~ 논산 ~ 익산' 구간을 경유하는 KTX편이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에도 일부 운행될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이며, 이는 또다른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1) 경부/호남선을 통털어 현재 KTX 기존선 운행구간 중 가장 선형이 불량한 곳을 꼽자면 바로 '서대전 ~ 논산' 구간일 것입니다. 계룡역 근처 400R 곡선이 연속되는 부분 등은 특히 악명이 높습니다. 차량수명과 안전문제는 차치하고, 이 구간에 KTX를 운행한다고 했을 때 도대체 기존열차 대비 얼마의 속도를 더 낼 수 있겠는가? 시간 단축 효과는 얼마다 되겠는가? 등등의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2) 호남고속선 열차편이 남공주경유와 서대전경유편으로 나누어진다면 이 역시 또다른 문제가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구미경유 동대구행'열차로 인해 많은 이야기가 이루어진 바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특히, 비슷한 노선에서 열차운행이 이원화됨으로서 양 구간 배차시격이 늘어난다면, "시간을 생명으로 하는 고속철도" 라는 견지에서는 전혀 적합치 않습니다. 기차가 아무리 빨리 달려줘도 역에서 30분~1시간씩 기다려야 탈 수 있다면 의미는 없겠지요?
(2) 대전유성권의 신수요 창출에 대해서는 어떤가?
대전시가지의 구조는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 정부대전청사(제3청사) 및 대전시청사와 함께 대규모 국유지에 건설된 유성신도시. 크게 두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지도만 놓고 보면 사실상 다른 두 도시가 연담도시를 형성하고 있다라는 느낌도 받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박통 때 현 유성시가지 지역을 '행정수도' 후보지로서 고려했었다고 하는 부분 등이 영향을 주고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천안 독립기념관, 공주 연기군 세종시부지, 대전 유성시가지, 논산 계룡대/계룡특례시 4개 지역이 각 행정수도 후보지로서 검토되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제2대전'이라고 할 수 있는 유성시가지 지역에는 철도가 전혀 지나지 않으며 철도이용. 특히 서울방면으로의 철도이용에는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지역에서 대전역까지 나가는 데 40분 ~ 1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했을 때, 고속열차 소요시간 60분을 감안하면 서울역 도착은 2시간 대가 됩니다만, 동 구간에서 고속/시외버스를 이용할 경우 1시간45분으로 역시 2시간대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대전역이 지금도 장사가 잘 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의 절반 정도가 고속철도로부터 '열외'되어있는 셈입니다.
그저 정차역만 늘리는 것은 사실상 다른 역의 승객을 끌어오는 것으로서 '제로섬'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예: 영등포역->광명역) 열외된 지역의 신수요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충분히 기대를 걸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상기의 문제점과 현재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어떤 해결책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꼭 '호남고속선상 추가역 신설' 이라는 것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며, 다른 대안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그런 대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무조건 색안경만 끼고 볼멘소리만 하는 것은 정말로 '고속철도'와 '교통'에 대한 애정에서 나오는 모습일지는 좀 의문입니다.
추신 : 소요시간의 증가 문제에 대하여
추가정차역 반대에 대한 주요 논리... 그리고 '알레르기'적 반대인 경우 사실상 유일한 논리가 '정차조작시 소요시간 증가 문제' 입니다만. 이 부분은 인접역이나 성격이 비슷한 역들을 묶는 선택정차나 패턴정차 등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예를 들어 호남고속선 대전권 신설역 (가칭 용포역)의 경우, 인접한 오송역 또는 남공주역과의 선택정차를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용포역 정차열차는 오송역을 통과한다라고 설정할 경우, 어차피 '행정도시'라는 부분의 성격에서는 동일하므로 '기존안' 상 상정된 승객들 (서울-행정도시, 서울-호남 등등) 의 여행시간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새로운' 승객들 (대전-서울, 대전-호남) 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첫댓글문제는 오송이 분기역이라는 점 때문에 실제 환승수요 유무를 불문하고 호남고속선 열차의 거의 전열차가 정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경부선은 상대적으로 밀도가 떨어질 호남선 열차와 시간이 맞지 않는 열차는 그냥 통과할 수 있으니 영향이 적겠지만 말이죠. 또한 유성-호남이 아닌 대전-호남의 경우 (심지어 둔산 일부까지) 서대전-논산의 선형이 아무리 나쁘기로서니 반포천 넘어 타는 KTX보다 차라리 도심에서 구불구불 가는 쪽이 더 빠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도외시하기 어렵죠.
추가정차역이 많다고 무조건 나쁜건 아닙니다. 다만 완급구분을 확실하게 하고, 중간역 정차열차는 단거리 완행의 개념으로 운행하여 주요역에서 환승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중간역이 많아져도 장거리 이용객의 표정속도 저하는 없을것이라 생각합니다. 토카이도-산요신칸센의 고다마-히카리-노조미 체체를 우리도 도입하자는거죠.
첫댓글 문제는 오송이 분기역이라는 점 때문에 실제 환승수요 유무를 불문하고 호남고속선 열차의 거의 전열차가 정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경부선은 상대적으로 밀도가 떨어질 호남선 열차와 시간이 맞지 않는 열차는 그냥 통과할 수 있으니 영향이 적겠지만 말이죠. 또한 유성-호남이 아닌 대전-호남의 경우 (심지어 둔산 일부까지) 서대전-논산의 선형이 아무리 나쁘기로서니 반포천 넘어 타는 KTX보다 차라리 도심에서 구불구불 가는 쪽이 더 빠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도외시하기 어렵죠.
유성신도시가 아니고 둔산입니다^^
추가정차역이 많다고 무조건 나쁜건 아닙니다. 다만 완급구분을 확실하게 하고, 중간역 정차열차는 단거리 완행의 개념으로 운행하여 주요역에서 환승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중간역이 많아져도 장거리 이용객의 표정속도 저하는 없을것이라 생각합니다. 토카이도-산요신칸센의 고다마-히카리-노조미 체체를 우리도 도입하자는거죠.
맞는 말씀이긴 하지만 과연 코레일이 완급결합을 제대로 할까요? 대부분의 KTX가 다 모든역에 정차하는 완행KTX가 될 것 같습니다. (웬지 느낌이 그렇다는 말임-) 제대로 해준다면야 좋구요
기존선 급행을 배제한 위에 설계된 일본의 완급 구별을 다른 나라에서 답습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특히 일본 외에 어느 나라에서도, 정확히 말하면 도카이도-산요선을 제외한 어느 곳에서도 신선상의 완급 구별이 없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