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만 분쟁 때도 北도발 대응이 최우선”… 美 “한-일 안보, 대만에 많은 것 달려 있어”
尹, 대만 방어 직접 지원 선그어
美 “해리스 방한때 대만 문제 논의”
윤석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북한 역시 도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대한민국에선 강력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북한 도발 우려를 들어 한국이 대만 방어를 지원해야 한다는 미국 일각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 CNN 방송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와 대(對)중국 정책에 대해선 언제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질문을 받더라도 답은 변하지 않고 일관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미국으로서는) 한반도 평화 및 안정과 대만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항행 보장 중 어느 것이 우선하는지 고르기는 아마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두 가지 다 미국이 지켜야 될 가치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최소한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북한 핵 위협이 가장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대응을 위해 대만을 직접 지원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26∼29일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과도 대만 문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로 예정된 해리스 부통령의 윤 대통령 예방에 대해 24일 “북한 위협 및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에 대한 미국 접근 방식의 한 측면은 동맹국과 함께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대만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이 방어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국이 대만 방어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19일 대만이 침공당했을 때 한국의 군사적 지원 필요성에 대해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