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으로..
얼마 전 조선일보에 특종 기사가 하나 났다. 국정원장이 대검에 사람을 보내 노짱을 불구속 기소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해당기사가 나가자 국정원 측은 즉각 관련사실을 부인했다. 현재 국정원장은 서울시 부시장 출신의 원세훈이며 그가 행안부에서 국정원으로 간 것은 국정원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음은 충분히 짐작이 가는 일이다. 그리고 국정원장의 이번 수사에 대한 권고가 권력 최고위층의 의사를 반영한 것임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문제는 그러한 권고를 검찰 수사팀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요컨대 한나라당 고위층의 말대로 현재 검찰의 노짱 수사는 정권 최고위층도 통제할 수 없는“아웃 오브 콘트롤” 상황에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천신일 관련 압수수색도 예사로 볼 일은 아니다. 임채진 총장의 내부 설득 작업, 즉 노짱을 불구속하자는 주장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노짱의 신병처리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검찰이 천신일 관련 압수수색 작업을 전격 실시함으로써 정권 심장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요컨대 검찰 수사팀의 의지대로 결재하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 다 파헤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그런 압력을 가하는 과정에서 가장 자신과 뜻이 맞을 듯한 언론인 조선일보를 이용한 것이다
결국 이명박 정권은 현재 거의 레임덕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정권 핵심부에서조차 영이 서지 않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더욱 나쁜 것은 그러한 작금의 상황이 언론에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정말로 이명박 정권이 살아 있는 권력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어느 모로 보나 이명박 정권의 회생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공정택의 당선에서부터 그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 이명박 정권의 몰락은 경기도 교육감 선거와 4.29재보선을 거치면서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상태까지 와 버렸다. 공정택은 강남몰표를 통해 당선된 것일 뿐 사실 서울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패배했다.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심지어 분당에서 조차 패하고 말았다.
재보선에서도 수도권 영남 할 것 없이 전패하고 말았다. 사상 최약체의 야권을 상대로, 투표율마저 최저 수준의 선거에서 여지없이 패할 정도로 반MB 정서는 넓게 퍼져 있다. 이것을 반전시킬 유일한 카드는 박근혜와의 협력밖에 없는데 김무성 원내대표 건에서 보듯 박근혜는 이미 이명박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포기한 상태이다.
결국 10월 재보선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사망선고가 될 것이다. 그때부터는 레임덕(절름발이 오리)이 아니라 거의 데드덕(죽은 오리) 상황에 처할 것이며, 내년 지방 선거는 거의 대통령 선거에 견줄 만한 정권 확보의 장이 될 것이다. 현재는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이며,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회전을 준비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독자생존은 불가능하며, 그렇다고 지방선거를 박근혜에게 맡겨 미래 권력에게 현재의 지분을 몽땅 넘기는 선택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요컨대 이명박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그저 돌격 앞으로를 외치다가 장렬히 전사하는 것 이외에 답이 없다..
(서프라이즈 / 메이 / 일부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