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후 예배 시간을 앞당겨 막내 단기 선교 보고를 들었다. 18일 동안 L국에서 활동한 사진과 영상을 준비하여 쉽게 설명하였다. <산이 많고 공장 없는 나라, 주변국의 영향 많이 받은 불교 국가, 선교가 불법인 곳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9명이 팀 사역을 펼쳤어요. 떠나기 전 언어 학습, 율동, 연극으로 전도 전략을 세웠지요. 말이 안 통했지만 자신감은 넘쳤어요. 한국과 케이 팝에 이목을 집중시켜 선교 센터로 데려와 친분을 쌓았지요. 한글 이름 지어 주고 한글 공부 시켰어요.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자라 이에 큰 무리가 주께 더하더라(행11:24) 바나바 역할로 많은 대학생들과 조별 모임을 가졌어요. 현지 리더가 복음 전할 때 옆에서 기도하며 믿음으로 세워지길 원했어요. 가끔 부패 경찰 만날 때, 병원 없는 지역이라 상처에 대한 두려움도 앞섰지요. 중간에 CCC 3지구 학생 40명이 금요철야로 영적 재무장하고 현지 훈련 받은 학생들이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 받도록 더위에 지치도록 섬겼어요. 사실 유언장 작성 후에 나갔지만 무사 귀한이 감사하고 변화 받은 친구들이 또 다른 학생들을 전도하는 바나바 역할에 놀랐어요. 우리도 가정과 삶의 현장에서 전도하는 그리스도인 되길 원해요.> 예배 마치고 전날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 듣고, 대표기도 시간에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구했던 환우에게 갔다. 이른 저녁 먹는 자리에서 2시간 함께 보냈다. 숯불에 고기를 혼자 구웠다. 상추쌈에 필요한 서빙을 기쁘게 날랐다. 마늘을 코일에 담아 익혔다. 물을 많이 마셨다. 야채와 양파를 잘 먹었다. 누이와 다툰 일, 마음에 들지 않는 아들 모습, 힘들게 일한 아내의 측은함을 나눴다. 화정동 옛 술친구 전도하겠다는 말도 곁들였다. 난 오히려 세상 친구 만나고 싶을 때 전화하라 했다. 술자리 들어설까? 무서웠기 때문이다. <목사님! 난 등치만 컸지 부드러운 남자여요. 그런데 7병동에서 제일 무서워합니다. 인상 한 번 쓰면 험상궂기 때문인가 봐요.> 고기로 배 채우고 죽을 남겼다. 커피 권하자 7병동 선배가 커피 중독에 손 떠는 모습 보고 끊었단다. 오히려 이 식당 박하사탕 맛 일품이라면 두 개를 건넸다. 그 어머니께 전화 드려 걱정 할 일 아님을 알렸다. 집에 도착하여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였다. 하지만 이튿날 인사 불성되도록 마셨다는 소식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지금은 얌전하다.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다. 그래서 중독이 무섭다. 뇌기능이 혼자 삶을 통제하지 못한지 누군가 곁에서 놀아 줘야 된다. 다음 달 3차 색전술 일정 잡아야 하는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이것도 치료 수술이 아니라 생명 연장술이라 병원비가 만만치 않다. 그 가정 환자 셋을 희생시키며 살려 내야 하는가? <그만 동정할 수 없다>며 갈등하는 소리를 들었다. 걱정한다고 되지 않는 일에 고민이다. 한 번에 이루어진 일은 흔치 않다. 더 지켜보고 견디는 용기 줘야 겠다. 그믐날 새벽 기도 중에 이모부 입원 사실이 생각났다. 어머니에게 연락, 함께 동광양으로 갔다. 아산병원 수술 앞두고 기력 회복 위해 병상을 지켰다. 간, 콩팥 기능 약화, 대장 용정, 혈변, 가픈 호흡이 문제였다. 장 기능이 전부 안 좋아 몸이 붓고 가끔 숨차서 응급 진료도 받으셨다. 통증은 없지만 힘없고 밥맛 잃어 죽으로 대신하셨다. 살라고 사골 국물은 넘어가 다행이란다. 암 수술 하신지 10년 째, 그래도 재수술 할 수 있음과 화장실 출입이 가능함에 감사 드렸다. 손을 잡고 하나님의 치유를 바라며 기도하고 났더니 <아내 구환 없었으면 벌써 죽었을 거라>며 눈물을 보였다. 하루 만보 걷던 장로님의 야윈 얼굴에 목이 메었다. 설날 아들이 서울로 모셔 입원하면 <그 놈의 검사에 지친다> 걱정하셨다. 더 좋은 날 위해 가신 길, 위로하며 다시 손잡아 드리고 나섰다. 설날 아침 어머니 집에서 동생 가정과 예배 드렸다. 나무가 땅에 든든히 선 것처럼, 물고기가 물에서 자유 누림처럼, 공중 나는 새가 나뭇가지에서 노래함처럼 그리스도 안에서 더 나은 예배자로 세워 지길 원했다. 차례차례 세배하고 세뱃돈을 받고 조카들에게 줬다. 아침 식사 후에 전부 영화관으로 갔다. 절찬 상영 <극한 직업>을 재미있게 봤다. 달리고, 구르고, 매달리고, 추격하고, 목숨 걸면서 고군분투하는 마약반 5인방의 모습을 통해 <극한직업> 제목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아내었다. 점심 때 딸, 사위, 손녀, 손자가 찾아와 세배 받고 즐겁게 보냈다. 늦은 오후 장모님께 세배하고 와서 받은 문자다. <큰아빠! 세뱃돈 감사해용. 십일조도 하고 맛난 것두 사먹고 하겠습니당!> >♡< 또 <감사합니다~ 힘들텐데... 뭘 그렇게 많이 챙겨 주셨어요~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저녁 시간 집사님께서 찾아와 지난 세월을 돌아 봤다. 이제 하나님 보시기에 더 나은 예배와 말씀 가운데 거하길 바라며 떡국을 먹었다. 2019. 2. 9 서당골생명샘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목사 010 8579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