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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정부, 중국과 잦은 충돌에 영토 주권 수호 의지 표명
◦ 필리핀,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경비대와 물리적 충돌
- 남중국해 분쟁 수역에서 필리핀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필리핀 정부는 역내 및 역외 국가들과의 안보 협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2월 13일 중국해안경비대(CCG, China Coast Guard) 함정이 남중국해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필리핀 순찰정에 무기급 레이저를 발사하였다. 이튿날인 14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은 황실롄(Huang Xilian) 주(駐)필리핀 중국 대사를 초치(招致)하여 중국해안경비대가 필리핀 해양경비대와 필리핀 어선을 상대로 물리력을 사용하는 빈도가 최근 부쩍 늘고 강도도 세지고 있는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중국해안경비대 함정이 2월 6일에 필리핀 측 전진기지인 세컨드 토마스숄(Second Thomas Shoal) 환초 섬 인근 수역을 봉쇄하고 필리핀 선박의 접근을 방해하였다고 비난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환초 섬에 좌초된 미군 폐선(廢船) BRP 시에라 마드레(BRP Sierra Madre)를 전진기지로 삼아 경계 근무를 수행하는 필리핀 군인에게 식량 및 물자를 보급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세컨드 토마스숄 환초 섬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 왔다.
◦ 필리핀 대통령, 국토 수호 의지 다짐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2월 28일 “필리핀군(AFP, Armed Forces of the Philippines)은 필리핀 영토의 통합성(territorial integrity)을 지키는 데 사력을 다하여야 한다”고 발언하며 영토 주권 수호 의지를 다졌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강대국 간 경쟁이 격화되는 등 필리핀의 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필리핀의 국경이 도전에 직면해 있고, 앞으로 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기에 국토 수호를 위하여 필리핀 공군이 수행해야 할 임무가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 하지만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필리핀의 외교 정책 기조는 여전히 평화를 유지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 매체 알자지라(Aljazeera)는 그간 수십 년 동안 국가 내부에서 벌어지는 민다나오(Mindanao) 무슬림 반군과 공산주의자와의 충돌에 힘을 쏟았던 필리핀군이 이제는 대외적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해야 하는 방향으로 국방 정책 초점을 다시 맞추는 상황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다고 보도하였다.
☐ 우방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 대만 근처 미군 주둔 허용은 논란 여지 있어
◦ 필리핀, 미(美)·일(日)·호주와 안보 협력 관계 강화
- 필리핀 정부는 군사동맹 관계에 있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및 호주와도 안보 협력을 강화하여 남중국해에서의 역외 균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월 2일 필리핀 정부는 국방협력강화협정(EDCA, Enhanced Defense Cooperation Agreement)에 따라 미국에 폭넓은 주둔권을 인정하기로 합의하면서 미군 병력에 군사기지 네 곳을 추가 허용하기로 하였는데 필리핀 최북단에서 대만 최남단까지 거리가 불과 350킬로미터(㎞)에 불과한 카가얀(Cagayan), 이사벨라(Isabela) 등도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2월 말 미국 정부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대만에 미군 100~200명을 파견하기로 하면서 대만 해협에서의 중국 도발 억제를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2월 22일 필리핀 정부는 호주와 남중국해에서 공동 해양 순찰을 추진하기 위한 토론에 임하기도 했다. 리처드 말레스(Richard Marles) 호주 국방부 장관이 마닐라(Manila)에 도착하여 카를리토 갈베즈(Carlito Galvez) 필리핀 국방부 장관과 만나 양국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공동 해양 순찰을 연례화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 리처드 말레스 호주 국방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호주, 필리핀, 일본처럼 국제법 질서 준수를 약속하는 국가들이 협조 방안을 모색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라고 밝혔다. 필리핀과 호주의 군사 협력 관계는 19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양국은 상호 군대 방문 및 작전 수행의 법적 토대가 되는 방문군 지위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Kishida Fumio) 일본 총리는 2월 9일 일본을 방문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양국 간 안보 및 경제 관계 심화에 합의한 바 있다.
◦ 대만 유사시 필리핀이 분쟁에 연루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 아이미 마르코스(Imee Marcos) 필리핀 상원외교관계위원회(Senate Committee on Foreign Relations)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필리핀 상원의원과 지방정부 관료들은 필리핀 정부가 대만 인근 지역에 미군 주둔을 허용함으로써 필리핀이 대만 유사시 전쟁에 연루될 위험이 커진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카를리토 갈베즈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EDCA를 통하여 필리핀과 필리핀의 안보 동반자들이 추구하려는 목표는 전쟁 준비가 아니라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필리핀 국방력 강화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시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필리핀이 전쟁에 끌려 들어가지 말라는 보장은 없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한 바 있다.
- 싱가포르 싱크탱크 라자라트남 국제학 연구소(S. Rajaratnam School of International Studies) 소속 콜린 코(Collin Koh) 연구원은 “필리핀 정부가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양 경비정과의 충돌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편을 선택하여 중국의 지속적인 강압적 행동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게 될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콜린 코 연구원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여전히 중국과 밀접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려 하면서도 필리핀 정부와 안보 문제에서 뜻을 같이하는 미국 및 일본과 더 적극적으로 공동 전선을 펴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ikkei Asia, Philippine defense chief says U.S. base deal not aimed at war, 2023.03.03.
Aljazeera, Philippines’ Marcos Jr urges military to focus on South China Sea, 2023.02.28.
The Wall Street Journal, U.S. to Expand Troop Presence in Taiwan for Training Against China Threat, 2023.02.23.
Nikkei Asia, Australia, Philippines discuss joint patrols in South China Sea, 2023.02.22.
Nikkei Asia, Marcos summons Beijing envoy over laser use in South China Sea, 2023.02.14.
The Wall Street Journal, Philippines Says Chinese Ship Flashed Military-Grade Laser to Disrupt Coast Guard Mission, 2023.02.13.
[관련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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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필리핀 대통령, 중국해안경비대의 레이저 공격에 항의... 주필리핀 중국 대사 초치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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