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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게에 정모참석글에 이은 2번째 글이네요.
머 채팅방에서 많이 놀기는 하지만요^^
회원님들께 도움이 되는 글을 쓰려고 맘먹고 있었는데 아직 지식이 부족해서 미루고만 있었는데 이런 글을 쓰게 돼서 개인적으로도 난감하네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쓰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경기도에서 일선경찰서 과학수사대 현장감식요원 근무하는 J형사라고합니다.^^
아 이제 수사경과 반납하고 반납이 수리되면 형사가 아니게 되겠네요^^
수사경과는 형사, 수사부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 받는 자격 같은 것으로, 포기를 하면 5년동안 수사부서에 근무할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다시 수사부서에 근무 할 수 없다는 이야기죠.
이제 기존의 경찰 내사와 수사개시권 마저도 완전히 검찰에게 이양되었네요^^
대부분의 뉴스에서 수사권 검, 경 대립이라는 글은 많이 보셨을 겁니다.
대부분 언론 반응은 FTA 시위대에게 물대포나 뿌리는 짭새, 권력의 개가 밥그릇 싸움한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근데 밥그릇도 있어봤어야 싸움을 하죠^^ 현실적으로 경찰 형사, 수사관들이 95%의 수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만 법적인 권한은 없습니다.^^ 책임만 있을뿐이죠. 이제 아무런 권한도 없게 되었지요^^
저 역시 과학수사대 현장감식요원로 사체가 부패된 냄세가 진동하는 살인, 변사 현장에서, 모든게 쌔카맣게 타서 유독물질이 나오는 화재, 방화현장에서, 증거라고는 맨눈으로 보이지도 않은 강도, 강간현장에서, 현장감식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수적인 업무로 프로파일링, 진술분석, 혈흔형태분석업무도 하고 있지만요^^
혹시 C.S.I 과학수사대를 실제로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 보통 일반인이 저희를 볼일은 살인, 강도, 강간, 방화, 약취유인, 변사, 화재, 절도 현장에 출동하니, 이런 일을 겪은 분이 아니시면 보기 힘드실 겁니다. 저는 제가 업무종사자라 매일같이 보지만요^^ 보통 과학수사대라고하면 첫째 멋있다. 둘째 죽은 사람 많이 보겠다. 셋째 힘들겠다. 이런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첫째 사실 옷만 멋집니다.^^ 얼굴은 피곤에 쩔어있습니다. ㅠㅠ 둘째 죽은 사람은 많이 봅니다. 저희가 작년에 처리한 변사사건이 살인 사건 포함해서 300~400건정도 됩니다. 쉽게 말해 하루에 최소 한건은 처리한다는 거죠. 제일 많이 할때는 하루에 5건 정도한 적도 있습니다. 대부분 D.O.A(원인 불명사)라 제대로 된 시체가 오히려 드물죠. 추락해서 온몸이 부스러진 사체, 부패가 심하게 되어 사람인지도 알아보기 힘든사체, 하루에 변사 3건 이상하면 버거워 집니다. 셋째 힘들겠다 이건 머 세상에 안힘든 사람이 어딨겠습니까만 당직, 일근, 비번으로 돌아가는데 당직은 24시간 전일 근무인데 대부분 과학수사대는 현장에서 감식업무만 할꺼라고 생각 하시는데, 현장은 업무의 30%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배입력, 위조지폐감식, 각종조회, 수법입력등 내근 업무도 만만치 않아요^^ 현장감식 업무를 병행해서 하고 있구요. 현장업무만 하게 해줘도 할만할텐데ㅠㅠ 일근은 아침 9시부터 13시까지 공문처리, 감정의뢰등 업무를 하고, 비번은 쉽니다. 근데 비번이라고 해도 사격, 무도(체포술), 직장훈련, 직무교육이 있는 날은 어김없이 나와야 합니다.^^ 물론 살인, 강도, 강간, 방화등 규모가 큰 강력사건도 동원이 되구요^^ 가끔 대모도 막습니다.ㅋ
제가 근무하는 것을 보고 잠시 놀러 올라왔던 경찰 수험생이던 동생이 바로 경찰시험을 접더군요. 도저히 인간이 할 짓이 아니라구요^^ 집에서 동생이 부모님께 했다던 말이 형은 출근하고 퇴근하고 자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자고 이것만 해~~ 이 말을 들었을 때 참 씁쓸하더군요.
하지만 꼭 누군가는 해야하고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해왔고, 과학수사분야에서 인정받아 좋은 결과도 얻었습니다.
얼마 전에 과학수사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Henny Lee 박사가 한국에 방문했을때, 과학수사 분야의 최고 선진국인 미국의 강력범죄 해결률은 60%임에도 불구, 한국의 강력범죄 해결율이 90%이상이라는 점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더군요. 물론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고 위에는 100만대군이 어쩌고 저쩌고 뛰어봤자다 - 와일드 카드 잡설이구요^^ 머 한국 사람이 워크홀릭인건 다 아는 사실이지만 형사도 똑같습니다. 저도 형사과 처음에 왔을때 정말 놀랬습니다. 근무시작한지 30시간이 시간이 지났는데 사수가 퇴근을 안하는 겁니다 ㅠㅠ 와 첨에는 미치겠더라구요^^ 12시간 근무했는데 아직도 근무시간이 16시간 남았어ㅠㅠㅋ 잠도 못자고 근무해도 야간수당 2600원^^
주말에 출근하는 것도 당연한 겁니다^^ 주말에 출근안하면 형사가 아니잖아요^^ 3일동안 3시간 자고 근무한 적도 있었네요^^ 첨엔 정말 적응 안되더군요. 잡설은 그만하고
Henny Lee 박사의 한국의 강력범죄 해결률 90%이상인 것은 한국 형사들의 열정과 노력이라고 하더군요. 미국은 아무리 강력 사건이라도 근무시간 땡 치면 퇴근한다고^^ 2~3일 잠복? Oh no~~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죠^^ 아무래도 인간이 하는 일이니ㅠㅠ
이런 형사들이 이제 더 이상 수사를 할 수 없다고 수사경과를 반납하고 있습니다.
하기 싫어서 반납하는게 아니라 할 수 없게되어 반납하는 겁니다.
혹시 알고 계시나요? 저포함 대부분의 일선 형사들에게는 수사권이 없다는 걸요. 권한이 없는데 대리해서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수사권 역시도 95%의 수사는 경찰이 하고, 책임도 경찰이지고, 권한은 검사에게 있는 제도였지만, 음 단순한 밥그릇 싸움으로 알고 계시는 분이 많지만, 실제로는 95%의 수사를 하기 때문에 하는 일에 책임과 권한의 일부라도 받겠다입니다. 지금까지 왜 언론은 수사권도 없는 경찰의 수사를 탓하는 걸까요?^^ 책임만 지라네요... 이제 수사권 조정안으로 경찰 형사, 수사관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수사개시권 (수사의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든 권한은 검사에게 있고, 모든 업무를 검사에게 지휘받아야 합니다. 바쁜 검사님이 앞으로는 더 많이 바빠지시겠네요. 개인적으로 검사님들에 대한 악감정은 없습니다. 대체 총리실에서 왜 이런 개정안을 냈는지 개탄할 뿐입니다.
혹시 형사 이대우, 범죄사냥꾼이라는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활약하시던 이대우 형사님을 기억하시나요?^^ 그 프로그램에서 막둥이 김 형사가 대학 후배인데^^ 형사라는게 어떤 것이다라는 것을 잘 보여준 프로그램이었죠^^ 이대우 형사님 역시 범죄사냥꾼 카페를 폐쇠함과 동시 수사경과를 반납하셨습니다. 언론에 많이 나왔죠...
이제 내일 출근하게 되면 저 역시 수사경과를 반납할 것 입니다. 제가 형사로서, 수사관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수사경과 반납이 수리되면 더 이상 현장과 감식물품에서 나오는 유독물에 노출안되고, 코가 검댕에 시컴해 질일도 없고, 시체에서 나오는 부패가스에 노출될 일이 없으니 마음껏 와이프와 곧 태어날 딸을 맘껏 만질 수 있겠네요^^
이제 진술분석학회와 혈흔형태분석학회, 범죄심리학회, 과학수사학회, 법최면학회 활동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구요^^ 범죄심리 대학원도 다닐필요도 없어지구요^^ 개인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일했고 공부했던게 의마가 없어지고 자부심을 가지고 3년동안 입었던 과학수사대 옷을 보니 착찹함을 금할길이 없지만, 이제 형사생활 하느라 나빠진 몸 챙기고 농구도 맘껏하고, 소홀해진 가족과 친구들 챙기면서 사람답게 살렵니다.^^ 앞으로 근무할 부서가 지구대가 될지 어떤 부서가 될지 모르겠지만 3년여의 형사생활은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수사권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국민이 진정 바라는 대로 갔으면 좋겠다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생각입니다.^^
첫댓글 헐.. CSI님 챗방에서 자주 대화했었는데.. 너무 고생 많이하신듯 합니다.. 좋은 결정 내리시고, 아무쪼록 힘내세요..
네 형님 힘내겠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사법시험을 공부 중인 수험생이지만 그간의 수사권 주체 문제 등 검경의 권력관계는 너무도 비틀어져 있고 잘못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태는 어쩌면....지난 해부터 이어져 온(아니 어쩌면 그 전부터) 검경의 권력 다툼에 있어 하나의 방점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얼마나 슬픈가요... 검경의 수사권 다툼이 국민의 안전 이외에 다른 요소로 결정되어진다는 것이 말이지요... 부디 건승하시고... 다른 길을 선택하시더라도 보람과 행복 느끼시는 인생 되시길 기원합니다.
네 꼭 사법시험에서 건승하셔서 국민을 위한 법조인이 되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먼곳에서나마 응원 하겠습니다.
정말 이 정부 문제 많네요. 정말 안보이는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는 대우 안하면서...
안보이면 정말 안보일 뿐이죠^^ 문제를 인식했다면 고쳐야 하는데...
어제부로 저역시 유사한 길을 가게된 사람입니다.
묘하게 어제 그런일이 발생했었네요.
엄청난것도 아니고 책임이 대한 일부 권한요구를 한것인데
그것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다니 아쉽습니다...
저도 진심으로 아쉽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밤새 고심했지만 결론은 똑같드라구요...
힘내세요 아직 다 끝났다고 보지 않습니다.
네 저 역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힘내겠습니다.^^ 님 글도 읽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참 좋은 글 많이 남기셨더라구요^^ 힘냅시다^^
친인척과 지인중에 경찰쪽에 일하시는 분들이 좀 계신데 C.S.I님 얘기가 남의 얘기처럼 안들리네요. 힘내세요. 응원하고 있습니다.
네 힘냅시다^^ 응원 감사합니다.
뭐라 드릴말씀은 없습니다만 그냥 힘내시라고 한마디 적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아기 출산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건강한 아기가 정말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힘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하아...말이 안나오는군요....이렇게 비합리적인 정부가 어디있을까요...
글쎄요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요? 저희 경찰도 어느정도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합리적인 결과가 나왔음 좋겠네요
아...
ㅠㅠ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힘내세요!
앞으로도 고생해야죠^^ 네 감사합니다. 힘내겠습니다.
아 진짜 마음 고생 많으시겠네요. 님같이 열심히 현장,사무실 가리지 않고 노력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편하게 살고 있네요.ㅠㅜ 아무쪼록 좋은쪽으로 잘 풀렸으면 합니다. 이놈의 전시행정 및 탁상행정은 언제쯤에야 개선이 될까요.ㅠ 분명히 80년대와는 다른 사횐데 몇몇 미꾸라지들 때문에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피해보는 일이 눈에 자주 보이는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힘내세요!!!
님도 고생이 많으십니다.^^ 세상에 고생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힘냅시다~~
에고 형님~ 힘내세요
시빌 동생님 감사합니다.^^ 힘냅시다~
힘내세요....!!
응원 감사합니다.~~ 힘냅시다~~
알고보면 밥그릇 싸움도 아니죠. 경찰 의견 반영한다고 해서 검사들 떡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가 검찰에게 선물을 주네요. 아무튼 힘내세요.
그냥 하고 있는일에 따르는 권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겁니다. 수사권을 합의조정했다고 하나 합의된 사항은 없고 그나마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진 이상한 일이 일어났네요. 초극님도 힘내시구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검찰이 확실이 정치인들의 치부를 쥐고 있다고 밖에는 볼 수가 없네요.
애초에 수사권 조정은 검찰에 집중된 권력을 경찰에 나누고자 한 건데, 결과는 검찰강화가 되는 상황이;;;
경찰은 진짜 맥빠지네요.
그 동안 경찰청장들이 이명박에 충성한 것도 개인의 영달과 더불어 경찰조직 위상을 높이고자 함이 있었을 텐데 일방적으로 검찰에 밀렸네요.
글쎄요 권력을 나누자는 것보다는 하고 있는 일에 권한을 갖고 책임을 지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일은 하고 있는데 권한은 없지만 점차 좋아질 꺼라는 생각에 10년동안 준비했고 4년여 동안 열심히 일선에서 근무했지만 이젠 모든 걸 잃었네요. 경찰조직은 위상이 높아질 수 있는 조직은 아닙니다^^ 사실 이 이야기도 행정학적 조직적 이야기를 하면 엄청 길어질 것 같아서.. 앞서도 말했듯 전 검찰조직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왜 이런 조정안이 나왔는지에 대한 좌절일 뿐입니다.
가치 있는 일은 그만큼 돈을 받는다라는 기본논리가 적용되는 지금의 자본주의사회에서 과연 그 가치와 열정이 모두 보상 받는지 의문이군요.. 힘내셔요~ 응원하겠습니다!!
물론 많은 월급은 아니지만 국민이 준 소중한 세금이라는 생각으로 허투루 쓰지않으려고 나름 발버둥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남에게 욕먹을 일 하지 않고 살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힘내세요...그리고 끝까지 열심히 싸우세요...
네 힘내고 범죄자들과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응원 감사합니다.
후.. 힘내시기 바랍니다.
네 타이거님도 감사합니다.^^ 힘냅시다
의무소방 근무 경력이 있어 과학수사대 쪽분들 여러번 볼 기회가 있었는데 안타깝죠. 특히나,, 현 청장이 조현오였기에 발생한 일같아 더 어이가 없네요
글쎄요^^ 네 화재 현장에서, 변사현장에서, 또 재난현장에서 소방관분들 가끔 뵈는데 고생하시더라구요^^ 힘냅시다~~
고생하십니다. 글쓴분처럼 묵묵히 대한민국을 지키는 분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超人님이 알럽을 지켜주셔서 든든합니다.^^
아이고~ 안타깝네요.
국과수님 힘내시고~ 어떤 일을 하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아이도 잘 성장하길 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