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25년 전인 1884년 구한말로 돌아가 전주의 고급 한정식을 맛보고 싶다면, 조선에 머물었던 미 해군 중위 조지 클레이튼 포크(1856~1893)에게 물어보면 좋을 것이다.
조지 포크는 1884년 11월 11일 전주 감영을 방문해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그는 거기에서 관찰한 것을 세밀화처럼 묘사했는데, 아래와 같은 스케치를 남겼다. 이는 자신이 대접받았던 저녁상이다.
둥근 반상과 작은 술상이 놓여 있다. 놀랍게도 그는 17가지 음식에 일일이 번호를 달고 그 위치와 이름을 손글씨로 적었다.
▲ 조지 포크가 그린 구한말 전주 밥상
이것이 19세기 전주의 한정식 식단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독한 시안은 아래와 같다.
1. rice & beans(콩이 섞인 쌀밥)
2. Egg, beef & radish soup(무를 썰어 넣은 소고기 계란국)
3. broiled chicken(구운 닭)
4. 3 Salt (?) pork(돼지 요리)
5. Slices of cold beef(소고기 조각)
6. Kimchi(김치)
7. radish kimchi & red pepper (붉은 고추가 들어 있는 동치미거나 깍두기)
8. Slices of beef in egg (?)(계란을 입힌 소고기 산적)
9. Bean sprouts- cold & sour (숙주나물 무침)
10. Salt clams & oysters(조개젓과 굴젓)
11. a duck soup- radish(무를 넣은 오리고기국)
12. A soft (?) of eggs, redish (?)
13. cold beef, roast and fired in (oil?)(숯불 불고기 등)
14. poached eggs(계란 조림)
15. fish raw - salt and cold(생선 알? 말린 생선?)
16. Soy(간장)
17. ?
▲ 조지 포크가 그린 구한말 주막
a. main entrance(대문)
b. kitchen(부엌)
c. open center-yard(마당)
d. guest rooms(사랑방)
e. host's room(주인방)
f. anpang, wife's room(안방)
g. shed for wood(땔나무간)
h. stables(마구간)
i. shed(헛간)
j. shelves for dishes(그릇 놓은 선반)
k. porch(베란다)
l. little room(쪽방)-sleep or rest
m. front porch(앞 베란다)
n. a shed-open for luggage & (창고)
o. back gate(뒷문)
p. cooking place heats room d(부엌에서 d방에 군불을 땐다)
카터 에커트(Carter J. Eckert) 하버드대 교수는 조지 포크가 조선에 파견된 보통의 외교관이나 관리와는 매우 달랐으며 조선의 모든 것에 강렬한 흥미를 느꼈다고 전한다. 조지 포크는 한반도 곳곳을 폭넓게 여행했으며 견문한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겼는데, 자신이 몸담고 있던 조선이라는 이방의 모든 것을 이례적으로 열린 마음과 예민한 감수성으로 대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조지 포크가 남긴 기록물의 가장 큰 가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포크 자신의 성품과 능력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조지 포크의 조선 보고서는 정확성과 디테일의 표상이며 우리는 그의 눈을 통해 역사적으로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실 그대로의 조선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평한다.
첫댓글 저때도 한정식이 있었군요
한정식은 정말 맛나요.
먹는사람은 정말 대접받는 기분이겠지만 만들고 치우는 사람은 한숨나오겠네..ㅋㅋㅋㅋㅋ
몇 가지 표현은 다른 걸로 바꿔도 되겠네요.
8. Slices of beef in egg (?)(계란을 입힌 소고기 산적) => 육전(소고기에 계란물 묻혀 번철에 익힘)
11. a duck soup- radish(무를 넣은 오리고기국) => 오리탕(오리탕 중에 무가 들어가는 것이 있음)
감사합니다
저걸 어떻게 다 먹지?
밥그릇의 크기를 보심 이해되실꺼예요
@듬직한사내 저렇게 먹는데 왜케 빼빼 마름요?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