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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박스, 왜 필요햐나고요?베이비박스 = 생존 위기에 처한 엄마들이 오는 곳
전국에서 미혼모들이 아이를 맡기러 와요. 올해에 부산에서 택시 타고 왔어요. 편도로만 40만 원이었어요. 이 여성은 출산 전까지 임신 사실을 몰랐고, 친구와 놀러 가서 화장실에 갔는데 그 자리에서 출산했어요. 같이 사는 할머니는 연세가 많고 임신 사실을 모르시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저희에게 긴급 전화를 건 거죠. 갓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대중교통으로 올라올 수 없잖아요. 택시비를 지원할 테니 서울로 오라고 했죠.
그 여성은 아이를 지키려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택시 타고 올라왔어요. 주사랑공동체에 오면 미혼모들과 상담을 통해 직접 키울지, 출생신고 후 입양 보낼지, 시설로 이동할지 결정해요. 위기 상황에서 아이를 보호하려고 한 최후의 선택이 ‘베이비박스’예요. 그렇게 엄마가 지켜낸 아이가 연 평균 150~180명 정도 됩니다.(2009년 12월~2022년6월 기준) 지난해 79명의 아이가 들어와서, 지금까지 총 2,120명의 아이를 보호했어요.
미혼모에게 가장 필요한 건 주거지
아이를 받으면서부터 자연스레 미혼모 지원 활동도 했죠. 위기 임신 상황에 있는 여성을 지원해서 영아가 안전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보호하고 책임져야 해요. 출산과 동시에 상담해서 엄마가 아이를 키우려고 하면 선지원 후행정을 했으면 해요. 지금은 선행정을 하고 있어서 두 달 정도 지원 결과를 기다려야 해요. 미혼모들이 아이를 혼자 기를 때 가장 크게 느끼는 건 경제적 문제입니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맡기고 상담한 엄마 중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고 하면 주거지나 생계비, 생필품, 엄마 옷과 신발, 긴급 수술비 등 3년간 지원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활동에 관련법이 없어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어요. 2015년부터 지금까지 1,043건의 생계비 지원을 했네요.
베이비박스에서 처음 보호한 아이들, 곧 사회로 나와
보육원에서 자립한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 정착을 못해서 3년 동안 50명 가까이 죽었어요. 얼마든지 살릴 수 있었던 아이들인데, 우리의 잘못이 있죠. 지금까지 베이비박스에 들어 온 아이들 중 절반 정도는 보육원에 가 있어요. 2009년에 처음 베이비박스에 들어 온 아이들이 3년 뒤면 사회로 나와 자립 준비를 해야 해요. 그 아이들이 정착하려면 지금 정부 지원금 가지고는 어렵죠. 주거지와 2천만 원, 직장까지 정부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별개로 주사랑공동체 사업부에서는 아이들이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기업과 이야기하는 중이에요. 베이비박스를 통해 지킨 아이들이 기댈 수 있게 끝까지 책임져야죠.
🙋 이종락 목사
주사랑공동체 교회 담임 목사,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 이사장. 2009년 12월,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산모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베이비박스를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 당시 사람들은 베이비박스를 아기를 버리는 곳이라고 보기도 했지만, 이종락 목사는 베이비박스가 아이와 엄마를 살릴 수 있다고 본다. 위기 상황의 미혼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제발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전화해달라는 것이다. 주사랑공동체는 베이비박스 운영 뿐아니라 미혼모 상담 및 의료, 법률, 생계비 지원을 하고 있다.
출처 : alookso
원본 : https://alook.so/posts/kZtL4V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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