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소박이에 넣는) 가는 파 같이 생기고, 잎은 좀 납작하며, 파·마늘 대신 양념으로 쓰기도 하는 식용 식물을 무엇이라고 합니까?
'부추'의 방언형은 크게 '부추'계, '솔'계, '정구지'계의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의 구체적 방언형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① '부추'계 : 부추, 부초, 분추, 분초, 푸추, 뿐추
② '솔'계 : 솔, 소불, 소풀, 졸, 줄
③ '정구지'계 : 정구지, 정고지
이상의 어형들 중 '부추'계에서는 '분추' 이외엔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세력이 약하다. 반면 '솔'계의 '소불', '소풀', '졸', '줄' 등은 모두 일정한 지역을 할당받아 제나름의
세력을 펴고 있다. 한편 '정구지'계는 '정고지'가 두 지역에 나타나기는 하나
거의 '정구지'로 통일되어 있어 앞의 것들과 대조를 이룬다.
'부추'의 방언 분화와 그 분포는 일반에게 국어 방언의 한 모습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만하다. 전혀 어원을 달리하는 '부추', '솔',
'정구지'라는 세 형태가 우선 흥미를 일으키고, 그것들이 모두 그만그만한 크기로
세력을 펴고 있으면서 그 분계선도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부추'계는 경기와 강원을 거점으로 하는 방언형이라 할 수 있다.
'부추'계 중 '분추'는 강원의 꽤 여러 지역과 충북의 북단 <중원>과 <제천>에
분포되어 상당한 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분추'는 '더지다→던지다' 또는
'고치다→곤치다'에서 보는, 치찰음 앞에서 'ㄴ'음이 첨가되는 현상의 결과일 것이다. '분추' 외의 '부초', '분초', '푸추', '뿐추' 등의 변종들은 한결같이 겨우 한
지역에서만 출현하는 것들이다.
'솔'계의 '솔'은 대체로 전남북의 방언형이라 할 만하다. '솔'계 중 '졸'은 특히
주목을 끈다. 이 방언형의 거점은 충남인 셈인데 '솔'에서 약간의 변화를 준 방언형이 한 도를 장악하고 있는 형국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소불'과 '소풀'도 흥미를 끈다. '소불'은 전남의 동부의 세 지역 <승주, 광양, 여천> 및 그에 인접한 경남의 <남해>에, 그리고 '소풀'은 그 동쪽의 경남 일원에 꽤 널리 분포되어 있는데 이들이 '솔'과 어떤 음운론적 관계에 있는지가 궁금하다.
'소불'은 마치 '솔'이 애초 순경음 'ㅸ'을 가졌던 단어였으리라는 추측을 일으키는데 마침 『鄕藥集成方』에 '蘇勃'이 있어 이러한 추측의 개연성을 높여 준다. '소풀'은 거기에서 파생된 것으로 이 지역이 평음을 격음으로 실현하는 일이 많은 지역이어서
그 일환으로 생긴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소불'이 '풀'의 일종이라는 생각 때문에,
즉 그러한 민간어원이 작용하여 '불'을 '풀'로 대체한 것일지도 모른다.(I-072)
[네이버 지식백과] 부추 (한국언어지도, 2008.2.28, 태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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