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컬러는 나이 들어 보인다? 성숙한 우아함의 상징, 브라운이 이번 시즌만큼은 한층 섹시하게 변신했다. 캐러멜, 토프, 앰버, 브론즈 등 풍부한 브라운과의 만남!
- 1. 맥의 ‘아이섀도’ 소바 컬러. 2. 샤넬의 ‘옹브르 에쌍씨엘 아이섀도우’ 베쥬라메 컬러. 3. 바비 브라운의 ‘쉬머워시 아이섀도’ 초콜릿 컬러. 4.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자가드 아이콰트로 팔레트’. 5. 시세이도의 ‘쉬머링 크림 아이컬러’ BR 70 컬러.
2011 F/W 백스테이지를 휩쓴 최강 컬러를 꼽으라면 단연 브라운. 캐러멜 브라운, 토프 브라운, 앰버, 카멜, 에스프레소 등 브라운 계열을 메인 컬러로 했던 쇼는 그야말로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렇듯 어떤 스킨 톤에 사용해도 실패하지 않는 컬러로 특히 백스테이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브라운이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선 동안과는 거리가 먼 컬러라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아왔던 게 사실.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다르다. 성숙하고 우아한 분위기에서 살짝 벗어나 섹시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거듭난 것이다.
“모던한 동시에 섹시하죠. 70년대 메이크업을 재해석하기에도 그만이구요.” 제이 멘델 쇼 메이크업을 담당한 팻 맥그래스는 눈두덩 전체를 브라운 섀도로 가득 채우고 볼에 미묘한 반짝임을 더했다. 클로에 쇼의 샬롯 틸버리는 다크 브라운 크림 컬러 베이스를 눈두덩 전체에 펴 발랐다. “이건 70년대 글램이에요. 제리 홀(롤링 스톤스의 믹 재거와 결혼했던 70년대의 전설적 모델)과 영화배우 샬롯 램플링 사이 정도로 말이죠. 어두우면서도 세련되고 입체적이죠.” 샬롯은 이 메이크업 공식을 이자 쇼에서도 선보였다. “70년대 영화 <찰리 걸>과 슬론족(영국 상류사회) 이미지를 가미했죠. 카멜, 토프, 브론즈, 쿠퍼, 골드 컬러로만 메이크업을 완성했습니다. 아이, 립, 아이브로, 하이라이터, 속눈썹, 컨투어링까지 전부 다요. 특히 아이 메이크업은 브론즈, 쿠퍼 컬러를 풍성하게 사용해 눈두덩이는 물론 언더라인까지 메웠어요. 마치 눈 주변에 큰 타원형을 그리듯 말이죠. 고양이 같기도 하고 약간 각색된 스모키 메이크업을 연상시키기도 하죠. 반짝이는 시머한 느낌은 골드의 힘을 빌렸습니다.”
발맹 쇼를 담당한 톰 페슈는 브라운에 자유분방함을 더했다. 캐러멜 컬러로 모델들의 눈꺼풀을 얼룩지게 만든 것. “덜 갑갑하고 자유롭죠. 비결은 크림 텍스처의 아이 메이크업 제품으로 무심하게 문질러 발라주는 거죠.” 로에베와 아크리스 쇼에서도 길게 날개를 빼듯 브라운 섀도가 섹시하게 사용됐고, 도나 카란과 에트로 쇼에서는 글로시한 앰버 컬러로 신비로움을, 펜디 쇼에서는 브론즈 컬러로 자신감과 관능미를, 돌체 앤 가바나 쇼는 카라멜 컬러로 당돌한 소년을, 장 폴 고티에 쇼는 60년대 트위기처럼 아이홀 부분을 더 강조해 복고적인 느낌을, 하이더 아크만 쇼는 브라운 섀도에 블루 컬러 아이라이너로 눈매를 잡아 모던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그렇다면 이를 아시아 여성들에게 적용할 때 유의점은 없을까? 이번 시즌 최고의 브라운 메이크업 룩을 선보인 버버리 코스메틱의 이고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서 노하우를 들어 보자. “‘쉬어 아이섀도’ 아몬드 컬러를 눈꺼풀에 펴 바른 다음 쌍꺼풀과 아이홀에 다시 한번 음영을 줍니다. 그리고 트렌치 컬러를 눈앞머리와 언더의 앞머리에(마치 C자를 그리듯) 발라주면 한층 깊이 있는 눈매를 연출할 수 있죠. 이런 브라운 아이 메이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칫 흐릿해 보일 수 있는 브라운톤을 보완해주는 눈매 표현! 짙은 아이펜슬로 언더라인까지 또렷하게 그려준 뒤 블랙 마스카라로 속눈썹을 풍성하게 연출하세요.” 또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은 쌍꺼풀에 머물던 브라운 컬러를 눈썹 위까지 바싹 끌어올려 눈두덩이 전체를 덮어주는 대범함을 키 포인트로 꼽았다. “그러데이션, 하이라이트, 포인트 등 여러 테크닉을 사용할수록 90년대 화장품 광고 속 모델처럼 나이 들고 촌스럽게 보이죠. 심플하게 쌍거풀부터 눈썹까지 아이섀도로 가득 채우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눈이 들어가 보일 거예요. 널찍하게 카멜 컬러를 깔아두고 초콜릿, 에스프레스 등의 짙은 브라운 컬러로 눈매를 잡습니다. 블러셔도 베이지, 립은 다크 초콜릿이나 베이지 계열을 선택해 전체적인 톤을 통일시켜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노하우에도 불구하고 자칫 성숙해 보일까 걱정된다면 눈앞머리나 쌍꺼풀 라인, 혹은 피부톤에 약간의 반짝임을 더해보자. 마치 트렌치코트처럼 편안하지만 섹시한 아우라를 풍기는 브라운 컬러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