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교사로 첫 부임한 곳이 근덕농고였다.
나는 강릉초등학교를 다니다가 근덕초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내가 초등학교를 전학 다녔던 학교는 호산초등학교, 사북초등학교, 근덕초등학교 정도이고, 강릉 시내는 옥천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다가, 성덕초등학교와 강릉초등학교를 다니다가, 마지막 6학년 때, 근덕초등학교에서 돌아와 마지막은 강릉초등학교를 졸업하였다. 강릉초등학교 65회 졸업생이다.
근덕초등학교에서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기억의 순서는 오래전 이야기라서 뒤죽박죽일 것이다.
강릉초등학교에서 5학년 초에 전학을 와서 6학년 초에 다시 강릉초등학교 같은 반으로 돌아왔다.
‘은어’ 이야기다. 처음 갔을 때 바로 앞 개울에 은어가 반짝이면서 올라왔다. 대나무로 수면을 세차게 때려서 잡았다.
2. 세들어 살던 ‘주인집 누나’ 이야기다.
마루에서 누나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보다 서너살 정도는 나이가 많았던 것 같다.
누나가 부엌에서 목욕 할 때 등을 밀어 주었다.
마루에 앉아 이야기 하다가 누나가 내 고추를 만지작 거렸다.
그후 누나가 어디론가 시집을 갔다는데 어딘지는 모른다.
3. ‘샌드백’ 이야기다. 어느 날부터 동네 태권도 하는 형의 영향을 받아 운동을 시작했다.
나무 밑에 샌드백을 매달고 발차기 주먹으로 때리기 연습을 했고, 가족들이 삼화사에 놀러 갈 때도 나는 따라가지 않고 운동을 했다.
4. ‘5일장 도둑질’ 이야기
5일장에서 잡화를 파는 곳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걸려서 집에 돌아와서 손을 들고 벌을 섰다.
장날이 열리는 곳은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다.
나중에 가보니 어릴 때 기억과는 달리 너무 작았다.
5. ‘합창단’ 이야기
삼척 극장에 합창단으로 갔는데, 노래 제목은 ‘오빠생각’이었다.
합창부 중에 합창복을 준비 못한 아이가 있었는데, 떠나는 우리를 골목 뒤에 숨어서 지켜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 그 아이가 너무 불쌍했었다.
6. ‘죽서루 그림대회’ 이야기
죽서루 그림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았다. 다른 아이들은 죽서루 전체를 그렸으나, 나는 밑에서 쳐다 본 처마 끝을 그렸는데, 그것으로 입상을 했다.
아마, 그때부터 사물을 보는 나의 시각은 특별했던 것 같다.
7. 소심했던 ‘첫사랑’ 이야기
여자 아이의 집은 5일장이 열렸던 느티나무 부근이었다.
여자 아이의 얼굴은 기억이 없다.
다만, 대학에 입학을 했을 때 삼척여고 출신 여자들이 나를 알아보고 그 아이의 소식을 말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잊어 버렸다.
8. ‘바다’ 이야기.
개울 뚝을 따라가면 바다가 나왔다.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조개와 미역을 따왔던 기억이 있다.
9. 지금부터는 아마 6학년 때 기억일 것이다.
운동회 때 ‘춤을 틀린’ 이야기
나는 학교 회장이라서 앞에 나가서 춤을 추었다.
그런데 모범을 보여할 내가 순서가 틀려서 창피를 당했다.
10. ‘웅변’ 이야기
웅변 대회에 나가서 웅변을 하고 마지막에 창피하여 연단을 뛰어 내렸다.
11. ‘선거 운동’ 이야기
학교 회장 선거에 출마할 때, 아버지가 선거운동비용을 주셔서 5원짜리 알사탕과 1원 짜리 알사탕을 사서, 반장들에게는 5 원짜리를 주고 아이들에게는 1 원 짜리를 줘서 당선되었다.
12. ‘근덕극장’에서 본 영화와 태권도 대회 이야기.
근덕의 유일한 문화 공간이 근덕극장이었다.
13. ‘굴렁쇠’ 이야기
심심하고 외로울 때 혼자서 굴렁쇠를 가지고 놀았다.
14. ‘라면’ 이야기
동네의 부잣집 아이가 다리 옆의 라면집에서 라면을 사주었다.
회장에 당선되고 1달 후에 다시 강릉초등학교로 돌아왔다.
근덕에서의 1년은 사춘기가 막 되기 전의 내 기억 속에서 소중했던 것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