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주한 탄자니아 대사가 한국 대중음악의 상징에 대해
“탄자니아 대사관을 서울에 열기 전, 조용필은 이미 대사와 다름없었다”라고 평가했다.
외교관이 아닌 조용필이 한 나라를 알렸다는 이례적인 발언의 배경에는 한 곡의 노래가 있다.
토골라니 에드리스 마부라 주한 탄자니아 대사가 서울 중구 주한탄자니아대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6.1.11 연합뉴스(사진)
토골라니 에드리스 마부라 주한탄자니아 대사는 지난 8일 연합과의 인터뷰에서
“조용필은 탄자니아를 한국에 알리는 데 정말 좋은 일을 했다”며
“이 노래 때문에 사람들이 킬리만자로산에 실제 표범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며 방싯했다.
조용필이 1985년 발표한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탄자니아를 상징하는 지명 ‘킬리만자로’를 한국 대중에게 각인시킨 곡이다.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는 가사는 세대를 넘어 회자됐고,
아프리카 동부 국가 탄자니아의 이미지를 한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심었다.
마부라 대사는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위해 방한한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이 조용필을 직접 만났다”며 “대통령이 ‘탄자니아를 알리는 데 감사하며 다시 방문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용필은 앞서 1999년 탄자니아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현지를 방문한 바 있다.
‘광복 80주년 KBS 대기획 -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현장 스틸컷. 사진 | KBS
문화는 외교보다 먼저 도착했다.
탄자니아 대사관이 서울에 개관한 것은 2018년이지만,
조용필의 노래는 그보다 수십 년 앞서 한국 사회에 탄자니아의 이름을 심었다.
마부라 대사가 ‘대사급 역할’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실제 변화도 뒤따랐다.
탄자니아를 찾는 한국 관광객은 2018~2019년 연간 1500~2000명 수준에서,
코로나 이후인 2023~2025년에는 연간 3000~5000명으로 늘었다.
조용필이 열어둔 문화적 신뢰는 경제 협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탄자니아는 니켈·구리·코발트·리튬·흑연 등 핵심 광물이 풍부한 국가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참여한 마헨게 흑연 광산은 세계 2위 매장량을 가진 곳으로,
2028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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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山 알려 감사' 탄자니아서 감사패·훈장…직접 방문 후 큰 감명 받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킬리만자로의 표범'·1985)
'여기 펼쳐진 세렝게티처럼 넓은 세상에 / 꿈을 던지고 예∼ / 그곳을 향해서 뛰어가 보는 거야' ('세렝게티처럼'·2022)
'가왕' 조용필이 9년 만의 신곡 '세렝게티처럼'을 발표하면서
그가 37년 전 내놓은 명곡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함께 탄자니아와의 인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킬리만자로산과 세렝게티 둘다 탄자니아를 대표하는 명소라는 공통점이 있어서다.
21일 가요계에 따르면 조용필은 1985년 발표한 8집 수록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크게 히트하면서 탄자니아와 인연을 맺었다.
노래가 세상에 나온 지 13년 뒤인
1998년 국빈 방한한 벤저민 음카파 당시 탄자니아 대통령이 '우리나라 명산을 알려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감사패를 수여한 것이다.
인간의 고독과 포부를 설산을 오르는 표범에 비유한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당시 가요 문법으로는 이례적으로 장문의 내레이션이 포함됐고,
5분 23초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 탓에 가왕 자신도 가사를 외우는 데 애를 먹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그러나 이 노래는 파격적인 구성과 깊이 있는 가사로 대중들의 애창곡이 됐고,
발표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조용필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탄자니아 정부는 감사패 수여에 그치지 않고 이듬해인 1999년 조용필을 현지로 초청했다.
조용필은 당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킬리만자로는 물론 응고롱고로와 세렝게티 국립공원 등을 둘러봤다.
당시 끝없이 펼쳐진 세렝게티 평원의 위압감과 경이로움은 조용필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용필은 탄자니아 방문 직후인 1999년 10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대중 가수로는 처음 공연을 하며 가진 기자회견에서
"탄자니아 여행에서 감동받은 세렝게티 평원을 소재로 한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싶다"고 밝혔다.
조용필은 그 이후로도 종종 사석에서 세렝게티 초원의 웅장한 풍경과 킬리만자로산 만년설의 절경 등
탄자니아 여행의 추억을 풀어내며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렝게티 평원 킬리만자로 공항에서 사륜구동차량을 타고 세렝게티 사파리투어 출발하는 장면. [촬영 성연재]
조용필은 2001년에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탄자니아의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가왕이 뇌리에 깊게 남은 세렝게티의 풍경은 방문 23년이 지나 2022년 늦가을 '세렝게티처럼'이라는 팝 록 노래로 재탄생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포부와 배포를 외롭게 표현했다면,
'세렝게티처럼'은 꿈을 잃지 말라는 위로를 마치 '풀샷 다큐멘터리'처럼 웅장하게 전달한다.
소속사 YPC는 "조용필은 '세렝게티처럼'의 데모곡을 처음 듣고 20여 년 전 방문했던
세렝게티의 광활한 대지와 하늘이 연상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세렝게티처럼'은 소재로 삼은 장소도 다르고 시대도 다르지만,
가왕은 변치 않은 단단한 보컬과 음악적 도전으로 음악 팬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조용필 자신이 예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1985년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읊조린 이 구절은 37년이 흘러 현실이 됐다.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