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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으음..”
“야- 유돼지- 일어나!!”
“왜- 왜그래-“
아침 일찍부터 나를 깨우는 오징어가 얄밉기만 하다. 오늘은 한달에 한번..은 오버고, 2주일에 한번있는 달콤한 휴일인데.. 달콤하디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오지 못하는 나를 못마땅한지 계속해서 발길질로 나를 깨우는 녀석이다. 우씨..
“너 왜그래- 나 피곤해- 오랜만에 쉬는데 푹 좀 쉬자”
손사래를 치면서 눈을 감은 채 허우적 대는 나였다. 내 애절함이 전해졌는지, 이윽고 잠잠해지는 녀석이였고, 나는 다시금 편안하고 달콤한 잠자리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때였다. 방심한 나를 향해 오징어녀석이 복수의 칼날..(?)을 집어 든 것은..
“야- 유돼지 일어나라고!!”
-팡!!
먼지를 일으키며 베개로 나를 인정사정없이 때리는 오징어 녀석.. 짜증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하고, 곧 폭발한 나는 오징어를 괴력의 힘으로 쓰러트리고 내가 침을 질질 흘리며 안고 잤을법한 베개로(;;) 녀석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아- 니 전화 왔다고 이 돼지야”
응? 전화? 그제서야 녀석을 때리던 동작을 멈추고 슬라이드가 올라가있는 전화기를 쳐다보았다. 그럼 전화가 왔다고 말을 해야 할거 아니야- 베개를 오징어 녀석에게 힘껏 집어 던지고선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
-언니- 나 사쿠라야-
헛- 오랜만에 사쿠라와의 수다에 정신이 팔린 나는 한동안 전화기에 불이나도록 들고 있었고, 이윽고 내가 사쿠라의 집으로 찾아가 접시를 깨트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만난만큼 무슨 할 이야기들이 그렇게나 술술 흘러나오는지, 음료와 과자를 먹으며 거진 2시간동안을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 하고있었다.
“아- 언니, 근데 형님네 집에, 왜 언니가 없어?”
“응??”
“언니랑 놀려고 태재졸라서 갔더니, 아씨 왠 밥맛똥구멍이 집에 있잖아- 대뜸 나 밀치고, 태재가 화나서 뺨때리긴 했는데, 진짜 꼴불견, 집에서 속옷입고. 매너도 없고-“
“나,, 태하씨랑 헤어졌어- 몰랐어?”
내 말에 사쿠라가 멈칫하더니 나에게 더 말해 보라는듯 나를 쳐다보았다. 맞잡은 사쿠라의 손을 꼭 잡고 한숨을 후- 하고 내 쉰다음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쿠라의 눈이 점점 커지더니 이내 슬픈듯 울상이 되어버린다.
“그럼, 그때 카페..”
“맞아- 나와서.. 뒹굴거리기 뭐해서 아르바이트였어-“
“언니!”
“응?”
“화나지도 않아? 왜그래- 언니집에 지금 다른 언니 있어- 화 안나?”
내 얼굴에 바짝 들이대는 사쿠라 때문에 눈만 껌벅이는 나다. 씩씩대면서 자신의 연애론을 펼치는 사쿠라인데.. 사쿠라 이야길 들어보니, 사쿠라도 태재 때문에 속 많이 썩었나 보다. 태재가 빠지는 인물은 아니니, 일본에서 인기가 있을법도 하지만, 그렇게 흥분한 사쿠라의 무용담을 소리없이 웃으며 듣고 있었다, 그때 분위기 파악 못한 내 핸드폰이 애절하게 울린다. 응? 채은이네, 이기지배가 왠일로..
-야 이기지배-!! 어디야!!-
“아, 귀따거..뭐야 너..”
…미친 것..
**
누군가 그랬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지금 태재의 집에 모인 나와 채은이 사쿠라는 접시를 넘어 집을 무너뜨릴 만큼의 기세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채은이와 사쿠라 둘다, 숫기가 없고 활발한 성격이라 그런지 둘이 처음보는데도, 뭐 처음이라는 어색함 조차 없다.
그냥 몇 년 만난 사람처럼 편하게 대화를 한다. 니들이 너무 신기하다. 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 받던 찰나에 내가 채은이에게 연락한 목적을 묻자 채은이 나를 쏘아보며 웃었던 얼굴을 싸악 바꾸었다. 갑자기 왜 정색하고 그래
“나 그년 봤어!!”
“응? 그년?”
“왜 있잖아- 돼지년”
“어..어디서 봤어? 태하도 있었어?”
“..그년 하면 태하가 번뜩!! 떠오르니? 너도 참 안타깝다.. 마트에서 봤어- 태하녀석이랑 같이 장보더라..”
..장..그거 나랑..같이 보던거였는데.. 억지로 끌고가서 봤었는데.. 나랑 하던걸 이젠 그 여자랑 하네.. 입가에 쓸슬한 미소가 걸쳐졌다. 이미 단념했다고 생각했고,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만으로는 치유될수 없는가 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그립고, 태하의 환상에 정신을 뺏기고 하는걸 보면. 난 아마도 미련이 많은 여자인가보다. 미련이 많이 남아서, 내 마음속에서 아직 태하를 보내지 못하고 있는가 보다. 근데.. 나한테 왜그랬는지, 왜 그런 모진말 했는지 알고 싶다.. 정말 알고 싶다.
“근데, 그년 요리도 못하나봐, 순 술에 라면만 사가던데?”
가만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던 사쿠라가 나를 쳐다 보았다.
“언니.. 태하형님 잊을수 있어?”
“응??”
“잊을수 있어? 다른 여자 품에 안겨있는 태하형님, 잊을수 있어? 안보고싶을 자신 있어? 마주쳐도 울지 않을 자신, 미워하지 않을 자신 있어? 다른여자 안고있는 태하형님 이해할수 있어?”
나를 잡고 있던 사쿠라의 손에 힘이 전해졌다. 한참을 말없이 그냥 멍하니 있던 내가 힘없이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었다. 잊을 수가 없어, 잊기 싫어. 눈감을때마다 태하가 생각나고, 숨쉴때마다 태하가 생각나서.. 그렇게 하지 못해.
곧 남아 있던 손이 채은이에게 잡혔고, 나는 멍하니 둘을 쳐다 보았다. 살며시 흐르는 내 눈물을 채은이가 닦아 주었다. 왜 바락바락 소리를 안지르지 이게? 지금쯤이면 지르면서 그 나쁜놈 때문에 왜 우냐고 소리질러야 하는데…
“태하녀석.. 많이 말랐더라.”
..돼지년이 다 처먹어서 그래. 태하한테 양보해서 먹을거 안주고 지혼자 돼지처럼 먹을려고 해서 그래.. 태하가 얼마나 밥을 좋아하는데.. 김치찌개랑, 부침개.제일 좋아했는데.. 그 돼지년은 그런거 할줄 알까? 라면 사간거 보면 뻔할 뻔자겠지?
“언니. 태재녀석도 이런경우는 없었지만, 내가 만약 이런 경우라면 가만 안있어- 거긴 언니집이야- 언니가 들어가야 할 집. 언니가 태하 오빠와 함께 즐겁게 살아야 할집..”
“사쿠라.. 채은아.”
“..초대받지 못한 손님은.. 애초에 쫒아 내는게 좋아. 언니. 지금까지 언니가 힘들어 하는거 보면 난 알아. 아직 사랑하지?”
고개를 끄덕이지도, 흔들지도 않았다. 그냥, 그말이 좋아서. 내가 태하와 살아야 할 집.. 내가 태하와 행복하게 살아야 할집에, 초대받지 못한 손님.. 우습다. 주인은 그럼 나와있고, 손님이 자리 꿰어 차고 있는거네..
“야- 사쿠라 말 잘하네- 이자식- 호탕한게 맘에 드는데?!”
“호탕한걸로 따지면 언니죠- 호호홋”
..니네들 지금 뭐하니.. 내가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는걸 알았는지, 채은이가 또 다시 표정을 바꾸며 나를 향해 결의에 찬 표정으로 무언의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나는 그걸 해석하지 못한다는걸 하는걸까.. 무슨말이니 대체..
“..주인이 이제, 초대받지 못한 년.. 쫒아 내러 가야지. 유계원. 넌 강한애잖아.”
“…채은아-“
“너, 술집에 있을때도 남들앞에서 잘 울지 않았던 냉정녀였잖아- 남자랑도 싸웠잖아- 약해빠지지마라 계원아. 마지막 충고야- 이번에도 니가 쫒겨 나면.. 나 너 가만히 안둔다.”
“언니- 저도 언니가 제발 제 형수? 아무튼, 형님의 아내가 되길 원해요- 그런 똥구리 같은 여자에게 우리 아기 소개할순 없어요-“
“잘생각해봐 유계원. 너한테 마지막 기회가 될수도 있어. 조금있음 너, 집나온지 두달이야- 더 이상 시간끌지 말자. 빨리빨리 해결해 버리는게 서로에게 좋아.”
**
“진짜 가게??”
열심히 종이가방에 내 짐을 담는 나였다. 그런 나를 보며 의아한듯 물어오는 오징어-
아무말 없이 짐만 쌋다. 사쿠라의 집에 다녀온 후로부터 정신이 혼란 스럽고, 그냥 멍했다. 내가 지금 어떤 행동을 취하는게 옳은건지 생각했고, 또 내가 어떡하면 태하옆을 지킬지 생각했다.
내 고민의 결론은 무조건 태하옆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태하는 나를 가진 남자고.. 내 첫남자고.. 내 사람이니까.. 내가 옆에 있어야 해. 그리고.. 그집은 태하와 나, 공동 명의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태하.. 그 나쁜놈은 내꺼다. 돼지.. 부숴버리겠어-
“현관 비밀번호도 모른대매?”
-멈칫..
아놔..현관 비밀번호 모른다. 젠장. 하지만 그렇다고 이미 다 싼 짐을 다시 풀수도 없고.. 나도 자존심이 있지.. 종이가방을 평평하게 한뒤 세우며 오징어를 쳐다보았다.
“..될대로 되라지-오징어- 그동안 신세 많았어- 고마워- 다음에 크게 한번 쏜다-“
“진짜 갈라고?”
“어- 내자리로..돌아갈래”
마지막으로 종이가방을 들고 원이와 한이를 안았다. 그동안 오통통하니 살이 오른 녀석들.. 조금 크기도 했고.. 현관까지 마중나온 오징어는 여전히 어벙벙한듯 지금 이 상황을 믿기 힘들단 표정이다.
갔다 오자 마자, 미친듯이 사쿠라와 채은이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퍼부은 나였다. 오징어는 좋을대로..마음가는대로.. 하고싶은대로.. 라며 아리송한 말만 할뿐 어떻게 하길 바란다. 이런 확답은 주지 않았다. 나혼자 낑깅대며 잠도 안자고 고민한 끝에 무작정 가는것이였다.
이미 시간은10시를 향해 가는데.. 지금 당장 가겠다며 짐을 싸는 나를 오징어는 장난스런 눈길로 보았었다. 하지만 내가 속옷까지 꺼내고 짐정리를 마무리 해가자 놀라며 내 옆으로 와선 정말이냐고, 진심이냐고 물어오는 오징어였다.
이렇게 확실하게 마음 잡고 나니까, 한결 편안해졌다. 마음도 무겁지 않고, 조금더 가벼워졌다. 찌질이처럼 이렇게 살아 뭐해.. 안받아주면 들이대야지.. 10번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 그정신으로 살자.
유계원. 넌 원래 강한애잖아. 그때, 태하가 나를 데리러 온걸 보면. 태하는 나에대한 마음을 아직 접은게 아니야. 한태하. 유혹해 주겠어- 후후.. 울지말자 유계원. 넌 강한 여자야. 니 남잔, 니가 지켜야 했어- 방심하고 있다가 니가 뺏긴거 뿐이야- 다시 찾아와야지..
냉정해지자. 목표는..태하다.
까치발을 들어 오징어에게 짧은 입맞춤을 했다. 그냥..고마움의 표시랄까..미안함의 표시랄까.. 녀석의 표정이 빠르게 변해간다. 의아함에서 무표정으로, 무표정에서 놀라움으로, 놀라움에서..뭐랄까.. 쑥스러움으로? 입을 가리고 한참동안 그렇게 서있던 오징어. 마지막 인사를 했다.
“유진문..고마워.. 넌 좋은 녀석이야. 나 다음에 너네집 올때는 반드시 태하를 앞장세우고- 들어갈께- 파이팅!”
아직도 놀란채 얼굴이 빨개져있는 오징어다. 한이와 원이를 안고 빠르게 오징어의 집을 빠져 나왔다. 고마워- 내가- 태하 그녀석만 바로 잡으면 그동안 신세졌던거 다 갚을께 힘차게 택시를 타고 힘차게 녀석의 집앞에 도착했다.
첫번째 난관은 바로 현관문..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전비밀번호를 눌러보았지만 아니란다. 겁도없이 마구마구 눌러대기 시작했다. 삑삑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지든 말든, 안에서 듣든 말든 열심히 눌렀다.
기본적인 0000부터 시작해 내 생일, 태하생일, 200일, 100일..이녀석과 사귄날..닥치는 대로 눌러보았으나.. 여전히 아니라는 도어락의 비웃음.. 뜯어 버릴 테다..체..뭐지.. 혹시, 녀석이 나를 가진날인가? 우리가 처음 만난날?
-삐-삐-삐-삐- 달칵.
…응?..와..와 와-!! 열었다 열었다!! 비밀번호가 나를 처음 가진날이다.. 괜시리 마음 한켠이 울컥거린다. 돼지년.. 너만 없음 불행 끝이야- 바닥에서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던 한이와 원이를 안고선 현관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자 나를 반기는 돼지년.. 애 안자고 뭐하니..
“..참나- 이거 또 왔네?”
흥- 고개를 한족으로 돌리고선 돼지년을 밀치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쇼파에서 무표정으로 티비만 보는 태하녀석. 태하야- 또다시 울컥 하고 무언가 올라온다. 한이와 원이를 내려놓고는 종이가방을 돼지년에게 휙 던지고선 태하를 향해 달렸다.
걸었다가 아니고 달렸다임을 명심하길 바래- 열심히 달려가 태하의 무릎위에 걸터앉았다. 태하의 무덤덤한 눈길이 나를 향해 올라왔다. 한태하. 개시키.. 놀라는 눈이 귀엽기만 하다. 여전히 콩깍지는 씌여있나보다,
“태하야- 나왔어-“
태하가 뭐라하기도 전에 내 입이 먼저 태하의 말을 삼켜버렸다. 정말 태하다. 진짜..꿈이 아니라.. 원이와 한이가 짖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비명소리를(?) 배경삼아 열심히 진하게 키스하는 나였다. 몸으론 반응없는 것 같은 태하녀석도 열심히 나를 받아주고 있었다.
“어떻게 왔어-“
키스도중 태하가 작게 뱉어낸 말이였다. 진짜 태하목소리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본다.
“내집에 내가 온게..잘못된거야?”
“아악- 이년 뭐야!!”
“아씨- 시끄러. 한아 원아- 물어!!”
그러자 알았다는듯 열심히 먹거리 돼지를 향해 열심히 달려드는 한이와 원이. 교육시킨 보람이 있어.. 내가 한이와 원이에게 가르쳐 준건 앉아, 기다려, 물어, 짖어..뭐 그런 기초적인 거지만 오늘따라 잘 듣네.. 물어 해도 안물던것들이..(항상 대상은 오징어)
“가- 얼른..”
“한태하. 너 찾으러 왔어- 내집. 내가 있어야 할곳. 내 위치..찾아 왔다구. 저년한테 안뺏겨. 왜이리 말랐어- 저년 밥도 못하지? 보고싶었어-“
그대로 와락 안고는 부비부비거리는 나였다. 그런 나를 보며 돼지는 꽥괙 거리면서 도망가기 바빳고, 한이와 원이는 돼지를 공격하기 바빳다.
“힘들거야..”
“너만 있으면 돼..”
“나 미워하게 될거야. 너 신경 못써..”
“왜그러는지 알고싶어.”
“계원아-“
“..나 안보고 싶었어?”
전보단 부드러워진 말투다. 어린아이를 타이르듯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태하가 너무 많이 말랐다. 내가 없는동안 너무 많이 말라 버렸다. 예전에 몸집이 적당히 있으면서 남자다웠던 태하가.. 이젠 삐쩍 뼈만 남아버린 것 같다.
“속상해.. 밥좀 잘 먹지..”
“계원아.. 너만 상처받아..”
“늑대야- 나 안고싶지 않았어?”
나의 말에 늑대의 심장이 꿈틀거렸다. 여전하다. 우리 늑대는.. 만났다.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렀다. 안도감과 기쁨이 합쳐져서다. 늑대가 변하지 않았음을 느낄수가 있다. 알수가 있다.
“이년뭐야!”
“..넌 뭔데?”
한이와 원이를 양껏 겁주고 나서 나와 태하에게 다가와 따지듯 묻는 여자의 질문에 내가 다시 물었다. 나는 여전히 태하의 위에 앉아 서로 마주보며 꽉 안고 있었다. 내가 일방적으로 태하의 목을 꽉 안는듯 보였지만, 태하녀석도 은근히 손에 힘을 주고 있었다.
“뭐..뭐?!”
“못들었어? 너 귀안좋아? 넌 뭐냐구.. 음..혹시 우리 늑대 장난감? 늑대야- 아무리 그래두, 저런 불량 장난감은 너무 심했다.”
나의 발언에 어이가 없다는듯 뻥진채 있던 여자가 짜증난다는듯이 나를 향해 삿대질을 하더니 야! 하고 크게 부른다. 나는 나를 향해 있는 손가락을 손바닥으로 살포시..아니, 힘차게 쳐주고는 약올리듯 쳐다보았다.
“너 예전에 우리집에 와서 망신당하고 질질 짜고간 찌질이 맞지?! 이게 아주 대놓고 지랄하네?!”
“어머- 입도 험하다 자기야- 저런 장난감은 일찍 버려- 이긍-“
어린아이의 머리를 넘겨주듯 살며시 머리를 쓰다듬는 나의 행동에 여자는 미쳤나 보다.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꺼지라고 난리다.
“야! 한태하!”
“계원아- 그만...”
“늑대야- 나 씻고 올께.”
나름 섹시하고 앙증맞고 깜찍하고 아름답게 윙크를 태하에게 날려주고는 내 속옷을 터질 듯 입은 돼지를 흘깃 보고는 지나쳐 욕실로 들어갔다. 문을 닫자 긴장이 풀렸다. 다리가 후들거려 욕실에 주저 앉았다.
아직도 따뜻한 입술을 만져 보았다.
키스했다. 태하와.. 기분좋은 미소가 입가에 걸쳐졌고, 곧 옷을 하나씩 벗고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익숙한 향기와, 익숙한 인테리어.. 너무나 그리웠던 집이 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시원하게 샤워를 다 마친 내가 거울앞에 서선 희뿌옇게 변한 거울을 한번 닦아 내렸다.
흐릿하게 보이던 내 모습은 이내 선명하게 나타났다. 돼지년보단 내 몸매가 훨 낫지.. 흥, 곧 자신감으로 충만한 내가 가운을 걸치고 밖으로 나갔고, 거실은 어느새 어두워져있었다. 이것들 뭐야- 왜 나를 두고 방으로 들어가- 옷입을 생각도 하지 않고 나는 바로 태하방으로 들어갔다.
“왜 방에 들..”
-짜악-
방문을 열자마자 원이와 한이가 앞다투어 들어왔고, 그런 녀석들을 보다, 고개를 돌린나는 그대로 굳을 수밖에 없었다. 돼지가 사람을 폭행한다. 그냥 무덤덤히 뺨을 맞는 태하와는 달리 씩씩거리며 화를 삭히는 돼지.. 이런 돼지 니네 친구들있는데로 날려버릴까보다
“니년 왔다이거지? 끝으로 한번 치달아 보고싶어 너??!”
아무말 없었다. 태하는 그냥 아무말 없이 서있기만 했다. 왜그래, 뭐라고 말좀 해봐.. 태하야.. 내가 태하가 입고 있던 셔츠 끝 자락을 잡자 태하가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그리고는 힘없이 웃더니 내 뺨을 어루만졌다.
“어.. 내 여우와서 그래. 나 너한테 많이 잘못한것도 알고, 너네집 대단한것도 알아.. 그런데..”
“..너네집이 쫄딱 망해도 상관없다는거네? 야- 한태하- 무섭다? 니가 여자 때문에 부를 버릴꺼라곤 난 상상도 못했다-“
".."
“넌 나 못떼어내.. 난 알고 있어- 넌 부를 버릴 놈이 아니니까..”
돼지는 비릿한 웃음을 달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저게 지금 장난하나.. 거만하게 팔짱을 끼고선 나를 쳐다보는 돼지. 키도 쪼그마난게 어디서, 이 난쟁이 똥자루 같은게..
“한태하. 골라- 나야, 니 여우야? 내가 말한거 잊지 않았지? 사라져도 돼? 바람처럼?…”
내 어깨에 닿인 태하의 손이 힘이 가해지더니 이내 부르르 떨렸다. 그리고는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방 밖으로 조심히 밀어낸다. 태하야.. 밀어내는 태하의 눈도, 태하를 보는 나의 눈도 슬펐다.
나 너보러 왔는데.. 우울함이 내 마음속에 퍼져나갔다. 안돼..계원아. 정신차리자. 이렇게 약해지면 곤란하잖아. 태하를 보고있던 슬픈 눈을 걷고 돼지년을 힘껏 째려 보았다. 저 나쁜 기지배- 너네집 대단한거 같은데.. 뭐하는 집이길래 태하가 이렇게 꼼짝을 못하는거야-
태하의 눈이 점점 검은 어둠에 묻혀져갔다. 태하야.. 방문이 힘없이 닫히자, 분노에 불타오르는 나의 눈은 이성을 잃었다. 성큼성큼 거실쇼파에 앉아 내 폰으로 열심히 전화를 했다. 내 예전폰, 태하 부모님 집에 있으니까, 만약 팔거나 버리지 않았다면 분명 울릴꺼야-
-여보세요?-
곧 익숙한 태하 어머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나는 입을 가리고 조심스레 말을 했다.
"어머님! 저 계원이예요!!"
-응..? 계원...계원이...어..어머..어머어머!! 계원아!!!-
놀라신건지 당황하신건지 말을 더듬고 섣불리 단어를 내 뱉지 못하는 어머님이다. 곧 아버님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전화너머에선 많이 시끄럽다. 한동안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니 이내 어머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니.. 어머니 제편이예요? 태하편이세요?"
"계원아, 갑자기 그게 무슨말이니, 너 어떻게 태하집에 있어-"
"다 말씀드릴께요- 내일.. 그러니까 말해 주세요- 제편이예요? 태하편이예요?"
"당연히 네편이지!!"
"어머니- 내일 제가 삼계탕해드릴께요- 아버님하고 같이 와주세요- 저 도와주세요- 저 돼..아니, 저 여자.. 쫒아내고 싶어요"
전화상으로 어머님과 이런저런 진지하디 진지한 이야기를 주고 받은뒤 전화를 내려 놓은 나는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쳐진다는걸 알았고, 곧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예전에 내 방이 있던 곳으로 갔다. 가는 길에 태하방에 있을 돼지년을 째려봐주는것을 잊지 않고 말이다,
매듭은 찾았으니, 이제 슬슬 풀어가야 겠다. 얼른 돼지 쫒아내고, 우리 태하옆에 내가 있어야지.. 근데 그 돼지는 내 슬립입고 숨은 쉬어질까..궁금하네..
**
-_-러브라인!!↖(-_-)↗얍!ㅋㅋ 드디어 러브라인에 본격화를 위해 계원이를 적진에
침투 시켰습니다.후후..
이제 일이 급진전..+_+ 모두 계원이편으로 싹다 만들어서 돼지를 없애버려야 겠습니다.
우울은 정말 싫어!!ㅋ
여러분, 이제 내일이면 목요일입니다. 모두 힘내시구요- 좋은 하루 보내시고
맛있는 저녁드시고- 또 좋은 꿈 꾸시길 바랄께요.^^
오타지적 받습니다. 한번 쭈욱 훑어보고 올리긴 하는데, 눈이 못잡아 내는데가 많네요-
여러번 읽어보아야 아는 제 눈은 둔팅이 입니다.후훗..
그럼 모두 즐거운 저녁 되세요! ^^*
첫댓글 드디어 나왔군요^^얼마나 기다렸는데;;ㅎㅎ너무 재밌어요ㅋ한편 더 올려주심 좋을텐데..하핫;;
열심히 했는데 이틀동안 지은 소설이 허무하게 사라졌습니다.ㅠ 오류떠서 소설이 나오질 않네요.ㅠ 난감난감..흑흑.. 댓글 감사드려요-♡
오예~><너무 재밌어어어어요요요요용~ㅋㅋㅋㅋㅋㅋㅋ 삼계탕 먹구싶다...-_-;;;;;;;;;;
ㅡ,.ㅡ쩝..나도 배가 슬슬 고프네요..곧 여름이고..삼계타앙..닭..닭..ㅋㅋ 댓글 감사드려요-♡
드디어!! 싸워라 계원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푸하하하!!
너무 호탕하게 웃으시는거 아니예요?흐흐- 저도 웃었지만요-ㅎ 댓글 감사드려요-♡
오우오우! 진짜 오래간 만이에요! 당돌해진 계원이가 너무나도 사랑쓰럽네요 ㅋㅋ 저 돼지년 꺼져라ㅗ ㅋㅋ
헙.. 꺼져라.ㅋㅋ 얼른 러브모드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후후- 댓글 감사드려요=♡
어허허허 재미있군요 돼지년을 망하게 해요 ,! >_<
저랑 같은 심뽀를 가지셨군요- 제가 다 생각해놓았답니다.후후.. 통쾌하게- 아싸!-_-; 헙헙.. 댓글 감사드려요-♡
ㅜ ㅜ으윽 오랜만에보는것같아요히히히 계원이랑 태하랑 점점풀려가는데 설마 태하가돼지년을< 얼음눈물님 성실연예원츄우@~
성실 연재..ㅠㅠ 저는 내키는대로 아니라 다음편 분량을 다 짜고 나면 올려서 기간이 확실치가 않아요~ 나름 성실연재라고 자부하고싶지만 보는 분들은 그렇지 않다는..ㅋㅋ 댓글 감사드려요-♡
화이팅계원!!!!!!!!!!!!!!!!!!!!!!!!!!!!!!!!!!!!!!!!!!!!!!!!!!!!!!!!!!!!!!!!!!!!!!!!!!!!!!
화이팅이예요!!! ㅎㅎ 계원이 더 당돌하게 만들어야 겠네요!^^ㅋ 댓글 감사드려요-♡
재밋어요~~~돼지년~!!꺼져!!!
화이팅입니다.!! 앞으로 더 흥미진진하게 이어가야 할텐데- 정말 걱정이예요.ㅎㅎ 배부른 투정-ㅋㅋ 댓글 감사드려요-♡
꺄하하하 >ㅂ< 돼지뇬 !!!!! 인제 주겄어 !!!! 꺄하하하하 +ㅂ+ 언니 재밌게 보고 가요 ~
^^ 재밋게 봤다니 다행이예요- 후후- 댓글 감사드려요-♡
꺄하하핫♬돼지뇽 그냥 끄져버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