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역별 김치의 특색
김치는 우리 민족의 생활과 함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누구나의 기호에도 친하게 익혀진 고유의 저장식품으로 우리의 식사에 주된 부식으로서의 위치를 차지하며 어느 요리와도 비교되지 못할 정도이다. 김치가 가지는 영양적인 효과는 지금의 시대에 더욱 중요하게 생각되어 진다. 현대인에게 자주 고통을 주는 이른바 문화병은 식이에 따라서 나타나기 쉬운데 김치는 이러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으로 여겨진다. 우선 김치가 발효하면서 많은 유산균을 가지기 때문에 소화기의 정장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으며 또한 채소의 섬유질은 정제된 음식만을 즐겨 먹는 현대인에게 오기 쉬운 대장의 게실증(Diverticulosis)을 예방한다. 한겨울에 비타민 식품을 섭취하려면 비싼값을 치루어야 하는데 김치로서 필요한 각종 비타민을 공급해 주기도 하므로 서민의 생활에서 더욱 필요성이 강조되어야 할 음식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수천년간 김치를 먹어 왔다. 처음 상고시대에는 소금에 절인 형태에서부터 차차 다양한 채소를 저장하여 왔으며 부재료로 사용되는 고추가 이 땅에 들어와서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 우리가 즐겨먹는 김치의 형태를 이루었다고 본다. 이러한 역사와 함께 우리의 지리적 여건이 각지방을 분리시키는 산간구릉이 많으므로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달되고 전수되어 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지형으로 북쪽의 강추위는 김치에 있어서도 고추가루를 적게 쓰고 싱겁게 만드는 경향으로 바뀌게 하였고, 전라도 지방은 맵게, 경상도 지방은 짜게 만드는 방법으로 특징을 이루어왔다. 젓갈을 사용할 때도 지방성이 있어 중부에서는 새우젓을, 남부에서는 멸치젓을 주로 넣었다.
담근 김치를 잘 보관하는 것도 김치를 맛있게 먹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중요한 점은 온도를 맞추는 일인데 겨울에는 얼지 않게 보관해야 하고 여름에는 쉽게 시지않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움집을 만들고 땅에 묻으며, 해를 넘겨서 먹을 것은 위에 흙을 덮거나 하여 갈무리에 유념하였다.
우리나라 농촌지역에서 각 도별로 담그고 있는 김치의 종류를 조사하여 표1에 나타내었다. 지역의 구분없이 어느 지방에서나 담그고 있는 김치가 배추통김치, 배추김치, 깍두기, 열무김치, 나박김치로서 지역에 따라 부재료인 양념에 약간 차이가 있지만 주로 먹는 김치였다. 매스콤과 교통의 발달로 점차 지역의 특색은 옅어져 가고 있지만 김치는 아직도 만드는 방법이나 익히는 방법이 다양하고 비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지방색이 매우 강하다. 개성지방의 보쌈김치나 생선을 섞어서 사용하는 황해도의 채칼김치, 생태를 많이 넣는 강원도의 김장김치는 매우 특이하여 그 지방의 특산물을 충분히 이용한 김치로 승화시킨, 영양적으로도 우수한 음식으로 발전되어 왔다. 농가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김치의 종류는 주재료인 채소가 생산되는 계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봄에는 미나리, 돌나물, 쑥갓 등을 이용한 19가지가 조사되었으며 여름에는 오이, 부추, 고추잎, 가지를 주재료로 한 17종, 가을에는 다양한 장아찌류와 고들빼기등 42종이, 겨울에도 호박김치, 들깻잎장아찌 등 15가지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같이 향토에서 담구어 지고 있는 김치의 종류는 대단히 많은데 모든 채소류 뿐 아니라 파래등 해조류를 주재료로 쓴 것이 있는가 하면 고구마, 토란 등 서류도 이용하였고 두부, 콩도 사용하였다. 주재료뿐만 아니라 부재료의 사용에서보면 경상도지방은 따뜻한 날씨 때문에 일찍 시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소금에 푹 절이는 한편 양념재료에 무우를 쓰지않고 고추가루와 마늘을 많이 쓰는 것이 다르다. 젓국으로는 멸치젓을 달여서 삼베로 걸러 국물만 쓰고, 갈치속젓을 넣어 맛을 내기도 한다. 전라도 김치는 멸치젓국을 많아 써 색갈은 탁하지만 깊은 맛이 있으며 채소를 다양하게 골고루 사용한다. 충청도 김치의 특징은 조기젓이나 새우젓을 사용한다는 점이며 표고버섯을 채썰고 배, 밤등의 재료를 넣어 은근한 맛이 우러나온다. 지리적으로 중간에 위치한 경기도는 새우젓을 많이 쓰고 간은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먹기 좋으며 종류도 다양함을 볼 수 있다. 가자미식혜로 잘 알려진 함경도의 김치는 남쪽지방과 매우 다르다. 젓갈류를 사용하지 않고 마늘, 파, 생강으로 맛을 내며 동태, 굴을 양념에 사용하면서 양념속을 적게 넣는데 추운 날씨로 쉽게 시지 않으므로 싱겁게 담궈서 오래 싱싱한 맛을 간직한다.
2. 김치의 섭취량
김치는 우리 식사에서 매끼마다 섭취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1987년 실제로 농가에서 먹는 양을 계절에 따라 실측, 계산하여 얻은 자료는 다음 <표2>와 같다. 김치를 주로 섭취하는 시기는 겨울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지역이 240g으로서 가장 많았으며 제주지방이 42g으로 가장 적었다. 여름에는 김치의 섭취량이 적었는데 계절적으로 여러가지 채소와 과일이 많을 뿐더러 더위에 쉽게 시어지고 보관이 어려운 점과 농가에서 제일 바쁜시기이므로 김치를 담글 시간적인 여유도 없어 이런 이유들이 김치섭취를 적게 하는 것으로 본다. 김치 섭취량이 가장 낮은 지역은 제주 지방이다. 우리나라 제일 남쪽에 위치하여 한 겨울에도 싱싱한 채소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김장도 많이 하지 않는다. 제주의 특색으로는 한겨울 김장 맛에 물리면 눈 속에서 자라는 재래종 배추의 줄기나 꽃봉우리로 동지김치를 담아 일찌기 봄의 미각을 즐긴다고 한다.
<표 2> 우리나라 지역별 김치섭취량 지 방
가구수
(호)
섭 취 량 (1인 1일당, g)
봄
여 름
가 을
겨 울
평 균
경 기
강 원
충 북
충 남
전 북
전 남
경 북
경 남
제 주
김치의 종류는 계절에 따라 많이 다른데 김치의 종류에 따른 농가의 섭취량을 계절별로 보면 <표3>과 같다. 겨울에 김치 섭취량이 가장 많아서 하루에 한 사람이 130g정도 먹었으며, 여름에는 가장 적어서 60g 정도에 불과 하였다. 배추통김치는 김장용으로 만들어져서 겨울에 주로 섭취하였으며 반면 여름에는 열무김치가 주로 이용되었다. 우리나라 전체로 볼 때는 한사람이 하루 87g의 김치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에서 47%는 배추통김치와 배추김치이다. 이 섭취량은 다른 조사와 비교하여 적은량을 나타낸다. 섭취량이 적어지는 것은 시대적인 변화로 볼 수 있는데 젊은층의 식습관이 노년층과 상당히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예전보다 향상된 경제사정은 김치에 의존되던 부식을 다양하게 얻을수 있게 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김치 섭취량은 지방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지만 도시와 농촌간의 차이도 크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도시보다 농촌에서의 섭취량이 많았다고 한다. 농가에서의 김치 섭취를 빈도별도 나타내 보면 <표4>와 같다. 농가에서의 김치 섭취빈도는 겨울에 가장 많아서 5.5회로 나타났다. 이것은 하루 3끼의 식사에서 적어도 한가지 이상 2가지 정도의 김치를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름에는 2.5회의 빈도를 보여 매 끼니의 식사에 김치가 없는 때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표 3> 농가의 김치종류와 계절별 섭취량 종 류
섭 취 량 (1인 1일당, g)
봄
여 름
가 을
겨 울
배추통김치
배추김치
열무김치
깍 두 기
동 치 미
순무김치
물 김 치
총각김치
깻잎김치
갓 김 치
파 김 치
부추김치
기 타
* 하루동안 한가구에서의 김치섭취 빈도수
3. 김치의 기호도
김치는 우리들 식탁의 가장 기본적인 반찬으로서 하루 식사중 김치를 3회 섭취하는 빈도는 도시에서 58%, 농촌에서는 67%였으며, 김치 섭취빈도가 가장 낮은 것은 도시 여자대학생으로 하루 한번만 김치를 섭취하는 비율이 22%를 차지하였으며 하루중에는 저녁식사때의 섭취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주일간의 아침·점심·저녁 김치섭취 횟수를 평균하면 도시 4.8회/주 로써 농촌 5.2회/주 보다 적었으며, 하루중에는 저녁의 김치섭취 횟수가 도시 5.3회/주, 농촌5.6회/주 로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아침과 점심에서 도시 남자어린이의 3.8, 4.8회/주 에 비해 농촌 남자 어린이의 섭취빈도가 4.5회, 5.5회/주 로 유의하게(P <0.001) 높았고, 가장 김치 섭취빈도가 낮은 것은 남·여 대학생의 아침으로 각각 2.8회/주 와 2.4회/주 였다.
김치에 대한 인식도에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식사에서의 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도시보다 농촌에서 다소 높았다. 김치가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우리 전통식품으로서의 의의는 성별·연령·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없이 전체 평균 93.7% 로 높게 나타났다. 김치맛에 대한 기호도는 약간 매운것(66%),달지 않은 것(55%), 짜지 않은 것(47%), 그리고 약간 익은 맛(46%)을 가장 많이 선호 하였으며(표 5), 젓갈을 넣은 김치의 선호도는 학부형(부 73%, 모 78%)에게서 높은 반면 여자대학생의 기호도는 39%로 가장 낮게 나타나 연령에 따른 기호의 차이를 나타내었다(표 6).
평소 김치는 거의가 집에서 담구어서 먹으며 구입해서 먹는 가구는 도시가 12.5%로서 농촌 3.3% 보다 많은편 이었으며, 구입김치에 대한 만족도는 위생상태, 맛, 가격, 신선도 및 포장상태에 대하여 1/3 정도가 불만이었고 그 비율은 도시에서 보다 농촌에서 약간 높았다(표 7).
김치 종류별 기호도에서는 포기배추김치가 평균 4.7점(5점 척도)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이 배추김치(4.5), 총각김치(4.4), 열무김치(4.4)의 순이었으며, 김치를 이용한 음식의 기호도에서는 김치찌개가 4.8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김치볶음밥(4.7), 김치순두부찌개(4.5) 순으로, 전체 평균적인 기호도는 김치(3.8) 보다 김치를 이용한 음식(3.9)이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김치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일본에 대한 김치 수출량 및 일본지역내의 김치수요는 매년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94년도의 우리나라 김치 총수출량 (9,314톤)의 15%(6,993톤)를 일본에서 수입하였다. 이러한 일본인의 김치기호도를 파악하여 수출용 김치의 품질향상과 제품개발을 위한 자료수집을 위해 실시한 방한한 일본인에 대하여 김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중 서울에 소재하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한국의 집"에서 한정식으로 저녁식사를 한 일본인 303명을 대상으로 김치섭취 경험 및 김치 기호도에 대하여 본연구를 위해 일본어로 작성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일본인의 김치에 대한 인식에 관한 설문에서는 한국에 오기전 일본에서 김치를 먹어 본 경험은 남자 94.9%, 여자 86.1%로 높게 나타났으며, 한국 김치에 대한 기호도는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싫어하지 않는다고 하였고, 일본인이 먹어 본 배추김치중 좋아하는 부위는 남자는 잎과 줄기 모두를, 여자는 줄기부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표 9).
우리나라를 방문한 일본인의 김치 맛에 대한 기호도는 모든 연령층에서 비슷한 선호도를 보였는데 남·여 모두 단맛은 약하게 느낀 것(5.8)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이 신맛(5.7), 짠맛(6.0)의 순이었고 매운맛을 가장 강하게(6.7)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의 품질에 대한 기호도에서는 전반적으로 여자가 남자 보다 약간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고 맛, 냄새, 색, 질감에 대한 기호도에서는 평균 7.7점(9점 척도)으로 우리 나라 사람의 6.3보다 더 높아 일본인의 한국 김치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김치류는 조리과학적으로는 유산발효를 거친 살아 있는 저장성 채소류 음식인 동시에, 각각의 재료가 지니고 있는 풍부한 생리활성 효과로 세계적인 우수한 음식의 하나로 주목받기에 이르렀다. 쌀중심의 전통적인 우리 식생활에서 김치는 가장 중요한 부식으로써 오랜기간 동안 자리잡아 왔으나, 최근에는 남자 보다는 여자가, 연령이 높은층에서 보다 낮은층에서, 그리고 농촌에서 보다는 도시에서 김치의 섭취빈도와 인식도가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추세는 식생활 의 서구화 및 외국농산물에 대한 수입개방과 함께 김치 섭취패턴에 영향을 미칠것이므로 여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김치종류와 맛의 다양성을 계속 유지 발전시키고 대상별로 좋아할 수 있는 김치음식의 조리법 개발에도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식생활의 편이화를 위한 공장김치의 품질 향상에도 노력하여 김치소비를 유도하도록 하는등 우리의 소중한 식문화의 일부인 김치문화를 전승 보존하고 나아가 김치 국제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윤구처음올린거아냐???????????????????????????????????????????????????????????????????????????????????????????????????????????????????????????????☆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