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향기 나는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
전시기간 : 2024년06월04일-2025년05월05일
전시시간 : 평일(화–금) 오전 10시–오후 8시
토 · 일 · 공휴일 : 하절기(3–10월), 오전 10시–오후 7시, 동절기(11–2월), 오전 10시–오후 6시
《서울 문화의 밤》 운영매월 첫째, 셋째 금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입장시간 :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휴관일 : 1월1일 ,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전시장소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B1 어린이갤러리1,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B1 어린이갤러리2
관람료 : 무료
도슨트안내
평일 (화~금요일) 10:30 *학급 단체 대상(신청: 홈페이지 '<이야기하는 미술관> 프로그램' 참고)
평일 (화~금요일) 14:30
* 구글 플레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을 다운 받으시면 무료 전시 해설 서비스를 상시 이용 가능합니다.
전시부문 : 조각, 드로잉
전시장르 : 어린이전시
참여작가 : 신미경
작품수 : 100여점
주최 및 후원
주최: 서울시립미술관, 협찬: 캔손, 더웬트
전시문의 : 도수연 02-2124-5272
관람문의 : 안내 데스크 02-2124-5248,5249
전시 안내
《투명하고 향기 나는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은 비누를 조각의 재료로 사용하여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조각가 신미경이 선보이는 전시이다. 전시의 주제인 ‘천사’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종교적 표상이자, 예술적, 문학적 상상을 통해 우리의 인식 속에 익숙하게 자리하게 된 상징적인 존재이다. 작가는 엔젤이라는 이름의 향을 우연히 접하면서 천사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세상에 ‘존재하는 것과 부재하는 것 사이에 있는 대상’으로서 천사의 모습을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신미경은 이번 전시에서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본 사람은 없는 천사가 가진 의미에 주목한다. 그가 표현하는 천사는 천상과 지상, 삶과 죽음, 육체와 영혼 사이를 오가는 환상의 영역에 있는 존재로서 비누의 물질적 속성을 통해 은유적으로 제시된다. 작가가 30여 년 동안 조각의 재료로 사용한 ‘비누’는 투명함과 불투명함을 오가는 물성뿐 아니라 닳아 없어지는 성질, 그리고 향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비누의 특징은 천상과 지상을 잇는 중간적 존재인 천사의 상징성과 연결된다. 특히 비누의 ‘투명성’과 이를 극대화하는 ‘빛’, 그리고 ‘향기’를 매개로 하여 존재와 부재 사이를 오가는 천사를 공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관람객들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비누로 만든 조각을 감상하며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익숙한 존재인 천사를 통해 잠재된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다. 세대를 초월하여 흥미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천사의 빛과 향기로 가득한 이번 전시가 그동안 친숙하게 느껴왔던 천사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작품
《투명하고 향기 나는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
천사가 있다고 믿나요?
우리 모두가 천사를 알고 있지만, 천사를 정말로 본 사람은 없을 거예요.
순수하거나, 착하거나, 아름다운 사람을 보았을 때 ‘천사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요? ‘아기 천사’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처럼요.
천사는 정말 이 세상에 존재할까요? 아니면 우리가 있다고 믿는 것일까요?
여러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를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전시장에 있는 모든 작품은 비누로 만들어졌어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비누가 조각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나요?
보통의 조각은 튼튼한 재료로 만들어져 오랫동안 처음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어요. 하지만 비누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녹아내리다 향기만 남긴 채 사라져요. 눈앞에 있었던 것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재료지요. 작가는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비누를 사용해서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천사를 표현하고 싶었던 거예요.
비누로 만든 천사의 모습을 보니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나요?
엔젤 시리즈
작가는 전형적인 천사의 모습을 한 조각들을 수집하여 <엔젤 시리즈>의 원본으로 삼았어요. 실체가 없는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변에 너무나 흔하게 존재하는 천사상에 흥미를 느낀 작가는 마치 직접 본 것처럼, 있는 것처럼 만들어낸 과거의 천사 조각들을 가져와 비누라는 재료로 새롭게 시각화하여 보여주고 있어요.
<엔젤 시리즈>는 날개 달린 아기 천사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조각을 비롯하여, 고대 신화와 기독교 미술의 여러 천사 도상을 표현한 듯한 부조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고전적인 형태의 조각상부터 상품으로 대량 생산된 기념품과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과거 누군가가 단단한 재료로 만들었던 조각들은 작가의 손끝에서 다양한 색깔과 재질의 비누로 캐스팅되어 새로운 천사상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어요.
투명한 비누로 만든 천사 조각은 세 가지 특징이 있어요.
먼저, 속이 비칠 듯이 유리처럼 맑고 투명해요. 그래서 비누가 녹으면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 같아요. 그리고 상상 속 천사에게서 날 것 같은 향기가 있답니다. 전시되는 모든 <엔젤 시리즈> 작품은 ‘엔젤향’을 비누에 함께 녹여 만든 것이에요. 다양한 색깔을 가진 조각들은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 신비롭고 영롱한 빛이 나요.
세 천사
세 천사를 표현한 두 점의 작품이에요. 먼저 투명한 색의 비누로 첫 번째 작품을 만들고, 불투명한 하얀색 비누로 한 번 더 만들었어요.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고대 그리스 조각은 원래 다양한 색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다 지워지고 하얀색으로 남게 되었대요. 작가는 이것에 대한 관심으로 비누에 색을 넣기도 하고, 하얗게 표현하기도 했어요.
<세 천사>는 작가가 비누로 조각하는 방식이 변화하게 된 시점에 만들어진 작품이에요. 이전까지는 비누 덩어리를 깎아서 ‘조각’하거나 비누 가루를 반죽하여 붙여나가는 ‘소조’ 방식으로 작업하던 작가는 2003년에 끓이면 액체로 변하는 비누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후 모든 작품을 ‘주조’ 기법으로 만들고 있어요.
라지 페인팅 시리즈, 페인팅 시리즈
<라지 페인팅 시리즈>와 <페인팅 시리즈>는 끓여서 녹인 비누를 틀에 부어 섞어 나가며 굳힌 작품이에요. 이 작품은 프레임의 두께를 가득 채우는 많은 양의 물질을 담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평면의 회화와 닮았기 때문에 직접 그 앞에 선 사람만이 작품의 향기와 물질성을 느낄 수 있답니다. 평면 조각의 형태를 한 페인팅 시리즈는 우연히 형성되는 이미지가 가진 향기와 여러 가지 색깔이 조화를 이루며 우리의 인식 속에 존재하면서도 사실은 부재하는 천사의 신비로움을 은유하고 있어요.
조르조 바사리, <야곱의 꿈 >
천사는 영적이고 초월적인 속성으로 인해 오랫동안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미술사적으로 수많은 작품 속에 등장해 왔답니다. 어린이갤러리 1에는 천사들의 모습을 그린 15~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의 두 작품이 벽면에 시각화되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천사들의 모습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비누의 향기를 머금은 신미경 작가의 천사상과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이 표현한 오랜 천사 도상은 시공을 초월하여 교차하며 어우러져요.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건축가, 최초의 미술사가인 조르조 바사리의 <야곱의 꿈>은 ‘야곱의 사다리(Jacob’s Ladder)’라는 구약 성경의 한 구절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성서의 내용을 묘사하는 작품에서 천사는 하느님과 인간을 이어주는 메신저로서 등장한답니다. 돌을 베개 삼아 잠든 야곱의 꿈속에 등장한 천사들은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으며, 하늘에서는 잠든 야곱에게 축복을 내리고 있어요. 천상과 지상을 나타낸 이 작품은 계단을 내려가며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깊이가 있는 어린이갤러리 1의 공간 구조와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를 전시장에서 마주한 것 같은 상상을 불러일으킨답니다.
멜로초 다 포를리, <천사들 무리>
15세기 이탈리아 화가인 멜로초 다 포를리의 작품 <천사들 무리>는 로마의 산티 아포스톨리(Santi Apostoli) 성당의 벽화였으며, 현재는 바티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어요. 구름으로 둘러싸인 아기 천사들이 가슴 앞에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경배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어린이갤러리 1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높은 창 아래 벽면에 시각화되어 있어 하늘에 있는 천사들의 모습을 올려다보며 미지의 천상 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작업실 영상
신미경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100여 점의 신작을 제작했어요. 새롭게 선보이는 <엔젤 시리즈>와 <페인팅 시리즈>, <세 천사: 향유 드로잉 시리즈>의 제작 과정과 작가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어린이갤러리 2에서 만나볼 수 있답니다. 이 영상을 통해 전시와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와 함께 그의 에너지 넘치는 작업 현장을 들여다볼 수 있어요.
향유 드로잉 시리즈
<세 천사: 향유 드로잉 시리즈>는 향기를 통해 천사의 존재를 상상하며 표현한 작품이에요. 세 가지 종류의 엔젤 향유를 종이에 부어 흔적이 남으면, 향유가 스스로 만들어낸 모양을 따라 수채 색연필로 색칠했어요. 이후 향유는 계속해서 번져 나가 수채 색연필 너머의 공간을 만들어 냈어요. 마치 우리가 모르는 어떤 존재가 자신의 흔적을 남긴 것처럼요.
어린이갤러리 2에는 향기로 천사를 시각화해보는 그리기 활동이 마련되어 있어요. 드로잉의 재료인 세 가지 종류의 엔젤 향유는 이번 전시의 모든 신작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어요. 어린이들은 작가와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나만의 천사를 자유롭게 그려봄으로써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해 상상하고 표현해 볼 수 있답니다.
화장실 프로젝트
작가는 화장실에 작품을 놓아 사람들이 비누로 사용하게 한 후, 그것을 다시 모아 작품으로 전시하는 <화장실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어요. 예술작품과 일상품 사이를 오고 가는 특별한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여러분도 참여할 수 있답니다.
어린이갤러리 1 바깥으로 나오면 맞은편에 화장실이 보일 거예요. 평범한 화장실도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한 공간으로 변신했답니다. 세면대 옆에 있는 천사 조각을 만나보세요. 이 작품은 마음껏 만져봐도 괜찮아요. 천사를 쓰다듬고 어루만진 후 손을 씻어 보세요. 작품을 비누로 사용해 보니 어떤 느낌이 드나요? 여러분의 손길이 닿고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이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