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금리차에 엔 매물 쏟아진다. ..엔저는 일본 국력 저하가 근본 원인 / 4/30(화) / 한겨레 신문
◇ 29일, 한때 1달러 160엔 초과도 시장에서는 「우에다 총재가 엔저를 강하게 견제하지 않고」
「시장에서는, (일본 은행의) 우에다 총재의 기자 회견에서 엔저에의 대응책을 크게 제시하지 않았던 것이, 엔 매도 안정감을 낳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본 금융시장 관계자는 29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미일의 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엔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엔화가치 급락의 원인 중 하나로 우에다 총재의 행보를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26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0.1%) 유지를 결정한 지 사흘 만인 29일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이 한때 1달러=160엔대를 웃돌았다.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미일 금리차이고 엔화를 팔아 달러를 사려는 움직임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고 17년 만에 소폭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추가 금리 인상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반해 미국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늦어지고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당분간 미·일 금리차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흐름에 더해 우에다 총재의 발언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26일 금융정책 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아직까지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전제한 뒤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이 발생하면 금융정책상의 판단 재료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충분히 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가 말하는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은 '임금인상→물가상승'의 선순환을 말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에다 총재의 발언으로 엔화 약세에 (금리 인상 등) 금융정책으로 직접 대응할 생각이 없다는 일본은행의 정론이 클로즈업되면서 엔화 매도세에 용기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은 빨라야 올해 9월경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은 일본의 국력 저하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 등 한 나라의 종합적인 '경제 실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이 0%대(2009년 이후 평균 0.6%)를 유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잠재 성장률 뿐만이 아니라 평균 급여 수준의 낮음이나 재정 상황등도 포함해, 엔저의 근본적인 원인에는 일본의 국력 저하가 있다. 실력에 대해 비교적 비싸게 방치되어 있던 엔 시세의 수정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지정학 리스크 등 달러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1달러=100엔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이날의 엔 시세는 오후 1시경부터 약 1시간에 걸쳐 4엔 이상 요동쳐, 1달러=160엔대에서 154엔대까지 올랐다. 엔화 환율이 오후 들어 반등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본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확산됐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엔화가 급격히 오른 이날 오후 개입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개입 여부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만 답했다.